
1년 전
김제 만경강 목천포 다리에서 찾아보는 쥐바라숭꽃
전북 완주군 원등산에서 발원해 전주와 익산, 김제, 군산을 거쳐 황해로 향하는 만경강입니다.
앞쪽 교량은 호남선과 호남고속선이 지나는 만경강 제1,2 철교이고 위쪽 교량은 만경교입니다.
3개의 다리가 연이어 이어지는 김제 백구면에 접한 만경강은 정읍 상두산에서 발원해 김제평야를 적시며 황해로 향하는 동진강과 함께 김제를 위아래로 풍요롭게 적시는 강인데요.
오늘 김제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하는 백구면 목천포(木川浦) 다리의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입니다.
호남선이 지나는 만경강 제1철교는 김제시 백구면과 익산시 오산면을 잇는 철교로 1929년 준공해 일제강점기 중반까지만 해도 1900년에 준공한 한강철교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철교였다고 합니다.
김제의 부용역과 익산역이 앞뒤 역인데요, 일제강점기 기차를 이용한 미곡 수탈의 상징적인 통로라고 하겠습니다.
만경강 김제 쪽 제방에서 강 방향으로 돌출된 다리가 하나 보이는데요, 목천포 다리라고 불리는 옛 만경교입니다.
1990년 바로 옆에 새로운 만경교를 짓기 전까지 1928년부터 62년간 호남평야의 중심지에서 많은 농산물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곳입니다.
목천포 다리 건너편은 김제시 백구면 유강리 일부와 익산시 목천동입니다.
우리나라는 크게 북부지방, 중부지방, 남부지방으로 나누고 지역 경계는 산맥이나 강, 호수 등 자연 지형을 경계의 기준으로 삼는 것에 비춰보면 강 너머는 익산시여야 맞는데, 지도에서 찾아보니 김제시 일부가 강 너머까지 있습니다.
즉, 목천포 다리의 시작과 끝 지점이 모두 김제지역이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만경강 너머 김제시 백구면 유강리 지역에도 목천포 다리 일부 남아 있습니다.
그곳까지가 김제시인데요.
1914년 이전 13개리로 백구면이 되면서 이후 4번의 행정구역 개편에도 불구하고 만경강 너머에 김제시가 있는 것은 1990년대 초반까지 존재한 목천포 다리가 김제시 관할이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편의상 김제 쪽 목천포 다리는 현재 45m 정도가 남았고 익산 쪽 목천포 다리는 70m 정도가 남았는데요.
원래 다리 길이는 550m라고 합니다.
철근콘크리트 T형 다리로 1928년 2월에 준공된 뒤 62년간 차량과 사람이 다니는 다리였지만, 1988년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 대상 교량이 되었고 1990년 바로 옆에 만경교를 건설한 뒤고 만경강 하천환경 정비 사업에 따라 2015년 철거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설 속 배경이 되었고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와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 해병대의 첫 목진지라는 문화역사적 이유로 보존가치가 높아 교량 이름이 들어간 난간 일부를 보존하고 양쪽에 전망데크를 설치한 것입니다.
목천교 아래로는 만경강 자전거 길도 지납니다.
하루 평균 1천여 명의 라이더들이 찾는 자전거길 명소인데요, 만경강 좌우로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지은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교량이어서 난간 곳곳에 콘크리트 속 자갈과 철근이 노출되었는데요, 켜켜이 쌓인 흔적 위로 일제강점기부터 수많은 물자와 사람들이 다녔던 부산함과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
만경강 목천포 다리(구 만경교) 주변은 전라북도 대표 벚나무 관측 군락지입니다.
기상청의 벚꽃 피는 시기와 개화율을 발표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는 기준점인데요, 임의의 가지 하나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피었을 때를 벚꽃 개화라고 하고 80% 이상 꽃이 피면 만발이라고 표현하네요.
즉, 가지 하나에 한 송이 핀 것은 벚꽃 개화가 아직 아니라는 것!
전망대크 끝 전망대 강화유리에는 목천포 다리가 만경강 너머로 연결되었습니다.
1928년 2월에 준공해 2015년 6월 철거되기까지 90여 년 동안 편린처럼 기억 속 수많은 추억을 간직한 분들 많은 건데요, 현재 절단되었지만 마음속은 연결입니다.
강너머 목천포 다리입니다.
이곳은 약 70m 정도가 남았는데요, 김제 쪽은 제방 길이 막혀 쉽게 주차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여전히 차량들이 제방으로 다녀 주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관람하려면 만경물문화관에 주차하고 탐방하면 되겠습니다.
윤흥길의 소설 「기억 속의 들꽃, 1979」에서 〈거대한 교각 바로 위, 무너져 내리다 만 콘크리트 더미에 이전에 보이지 않던 꽃송이 하나 피어 있었다.
바람을 타고 온 꽃씨 한 알이 교각 위에 두껍게 쌓인 먼지 속에 어느새 뿌리를 내린 모양이었다. "꽃 이름이 뭔지 아니?" 난생처음 보는 듯한, 해바라기를 축소해 놓은 모양의 동전만 한 들꽃이었다. "쥐바라숭꽃" 나는 간신이 대답했다.〉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끊어진 다리 아래쪽 마을에 살던 주인공이 전쟁 중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소녀를 처음 만났던 곳이 바로 만경교입니다.
찾아오시는 길↘↘↘
쥐바라숭꽃' 이름도 갑자기 생각해 낸 이름인데요, 꽃을 머리에 꽂고 놀다 전투기 폭음에 놀라 다리에서 떨어져 죽은 슬픈 소설 속 배경지 만경교에 가면 꼭 쥐바라숭꽃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사진·글 ⓒ 2024. 김제시 SNS 서포터즈, 심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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