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남한산성 우리 문화재 답사기(feat. 연무관 서흔남 묘비 지수당)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은 세계유산에 빛나는 자랑스러운 역사 문화재가 많습니다. 남한산성 성곽, 행궁은 물론 남한산성 로터리 부근에 많은 문화재가 있는데요, 그냥 지나치기 쉬운 문화재를 모아 소개하겠습니다.
연무관(演武館)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남한산성로를 따라 장경사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좌측에 웅장한 한옥 건물이 한 채 보입니다. 연무관입니다. 연무관 좌측에 안내판이 있는데요, 이곳은 군사들이 무술을 연마하던 곳입니다.
인조 3년(1625)에 남한산성을 쌓을 때 함께 건립되었습니다. 이후 숙종 28년(1702)에 수어가 김재호가 대대적으로 중수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연무당으로 불렸는데요, 숙종 때 ‘연병관’ 현판을 하사하였고요, 정조 때 ‘수어영’이라고 개칭하였고 이후 ‘연병관’ 또는 ‘연무관’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 정조 때에는 이곳에서 특별 과거 시험을 치르고 무기 시연과 군사훈련이 실시되던 곳입니다. 고종도 이곳에서 야간 군사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남한산성 연무관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호로 관리되었으나 2021년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되었습니다. 또한 연무관은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중 하나인 군사경관(군사시설)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연무관 앞에는 대장군포, 총포, 신기전기화차, 투석기 등 조선 시대 무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무관 앞은 오일장이 열리던 장터였다고 합니다. 한강 남부 교역의 중심지 남한산성 성내장이었습니다. 산성장(성내장)은 조선 후기 한양 남부에서 송파장, 수원읍장 다음 가는 장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한산성 주민들은 이곳을 아직도 ‘장터’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서흔남 묘비
연무관에서 다시 남한산성로를 따라 내려가면 우측에 남한산성 제4호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 입구에 ‘서흔남 묘비’라는 관광 안내판이 보입니다. 서흔남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유적이 있을까요?
주차장 안쪽에 안내판과 좌측으로 오래된 비석 두 개가 보입니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서흔남은 병자호란 당시 수훈을 세운 사람이라고 합니다. 흔남(欣南)은 이름이고 성은 서(徐) 씨입니다. 서흔남 묘비는 광주시 향토문화유산기념물 제6호입니다. 서흔남은 어떤 공을 세웠을까요?
1637년(인조 15)에 청나라 군대가 남한산성을 포위하여 외부와 연락이 단절되자, 서흔남이 연락업무를 자원하였습니다. 그는 병사, 불구자, 거지 등으로 변장하고 때로는 청군 병사를 살해하면서 청군 진영을 세 번이나 왕복했습니다. 이러한 공으로 노비 신분에서 면천되고, 당상관이 되었다고 합니다.
묘비 중 하나는 1667년(현종 8)에 건립됐습니다. 또 하나의 비는 손상이 심해 건립 연대를 알 수 없습니다. 비문 중 “한 씨를 왼쪽에 묻었다(韓氏祔左)”라는 문구로 보아 부인이 사망한 후에 다시 세운 것 같다고 합니다. 이 비들은 남한산성면 검복리 병풍산에 있던 것을 광주시청과 광주문화원에서 발견하여 1998년에 이 위치에 안장하였습니다.
지수당(地水堂)
흔남묘비 뒤에 지수당(경기도문화재자료 제14호)이 있습니다. 지수당(地水堂)이라는 이름의 뜻은 땅속에 스며들어 있는 물(地水)로 산천초목이 잘 자라듯이 평소에 군사를 잘 길러서 위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입니다.
지수당 안내판에 옛날 지수당 흑백사진이 보입니다. 이런 사진이 보존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672년에 건립된 지수당 모습을 국가기록원이 1958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옛날 사진을 보니 연못에 돌을 쌓아 조금 우뚝 솟은 모습인데요, 지금은 그 높이가 낮아진 느낌이 듭니다.
지수당은 멀리서 보면 ‘ㄷ’자 연못 위의 정자입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매몰된 것을 고증을 통해 복원한 것입니다. 지수당 앞에 안내문을 읽어보니, 조선 시대(1672년)에 이세화가 세웠다고 합니다. 건립 당시에는 건물 앞뒤로 3개의 연못이 있었는데요, 지수당이 있던 연못은 매몰되고 현재 2개의 연못만 남아있습니다.
지수당은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의 건물입니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입니다. 당시 고관들이 낚시를 즐기던 지수당 옆의 연못은 특이한 형태로 연못 가운데 관어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빈터만 남았는데요, 1804년 김재찬이 지은 관어정으로 지수당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백숙거리를 따라 내려오면 연무당, 서흔남 묘비, 지수당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남한산성 문화재를 구경하다 보면 남한산성이 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남한산성은 단순히 산성, 행궁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우리 선조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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