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숲캉스!

구장군폭포의 비경을 품은 숲캉스 명소!

전북 천리길 中 제2길 완전 정복

제1호 군립공원으로의 명성

순창군 청계리에 위치하고 있는 '강천산'은 1981년 1월 7일에 우리나라 제1호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널찍한 주차장, 주변의 다양한 먹거리와 부대시설은 물론, 여성전용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있고 2010년 '우리나라에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 1001'로 선정될 정도로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데요. 산의 생김새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용천산'으로도 불립니다.

가을 단풍 풍경 또한 빼어나지만, 기존 포스팅에서 많이 소개되었기에 오늘 포스팅에서는 강천산의 짙은 녹음 위주로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으로 지난 7월에 인상됐지만 2,000원을 순창지역상품권으로 돌려줍니다. 탐방을 마친 후 인근 상점에서 커피 등 시원한 음료를 구매하면 딱 맞을 금액으로 기호에 맞게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혹시 현장에서 사용하지 못하셨더라도, 순창 전 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순창 10경 중 당당히 1경에 자리하고 있는 강천산 길은 '전북 천리길 제2길'에 해당합니다. 군립공원 매표소를 출발하여, 병풍폭포, 강천사, 구장군폭포를 지나 선녀계곡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일반적으로는 구장군폭포까지의 5.5km를 맨발산책로를 왕복하는 코스를 많이 선택합니다. 중간중간 다양한 포토존, 폭포, 카페와 문화재까지 두루 거쳐 간다면 왕복 2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니 참고하셔서 넉넉히 시간을 안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작은 쉼터와 함께 '발 씻는 곳'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맨발로 산책하는 방문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으로, 이곳에서부터 맨발 산책로가 정비돼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강천산 길에는 여러 개의 폭포를 만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병풍폭포'입니다. 원래는 자연폭포이지만 수량이 적을 때는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오기도 한다더군요. 강천산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언급될 때가 많은 장소입니다.

맨발 산책코스는 꾸준한 관리로 정비가 정말 잘돼있는 모습입니다. 크게 바닥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고운 흙으로 잘 닦여 있고, 이렇다 할 이물질이나 굵은 자갈은 물론 숲속에서 흔한 나뭇가지마저도 잘 보이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 없이 거닐어볼 수 있습니다.

청량한 물소리와 귓가를 간지럽히는 나뭇잎 소리, 새소리가 어우러져 조용하고도 환상적인 합주를 이뤄내는데요. 자연이 만들어낸 앙상블을 따라 걷다 보면, 길 옆으로 이어지는 나무들이 음표처럼 느껴지는 착각마저 들죠.

왼쪽은 예부터 걸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구걸을 했다고 해서 '거라시(걸인) 바위'라고 불리는데, 절묘하게 햇볕을 가려주고 있어 왜 이곳에 자리를 깔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아늑한 공간을 자랑하는데요. 현재는 벤치가 설치되어 쉼터 겸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바위 인근 징검다리를 통해 개울을 건너가면 강천사 스님의 사리를 모신 부도전도 함께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병풍폭포에 이어 두 번째 폭포인 '천우폭포'를 만납니다. 하늘 천(天), 비 우(雨) 자를 써서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폭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풍폭포와는 다르게 좌우 2개의 물길로 나뉘는데,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밌게도 강천산 깊숙이 들어갈수록 폭포의 물길이 순서대로 하나씩 많아진답니다.

강천사 명소, ‘용소’

강천산의 또 하나의 매력은, 신선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는 장소인 '용소'입니다. 청량한 에메랄드빛이지만 보시다시피 상당한 깊이로 명주실을 풀어 한 타래가 들어갈 정도라고 전해집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물놀이는 금지되고 있지만, 까마득한 용소 깊은 곳에서 무언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오싹함에 설사 제게 허락이 된다고 할지언정 들어가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강천문'이라는 일주문을 지나 쉼터에 도착하면 오늘 코스의 절반 정도는 완주하신 것입니다. 참고로 여기서부터 구장군폭포까지 화장실을 만날 수 없으니 여기서 꼭 들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쉼터 옆에는 '소소원'이라는 작은 기와 건물이 있는데, 각종 불교용품과 더불어 천연 염색 및 목공예를 이용한 굿즈, 연꿀빵, 콩꽈배기, 꿀약과 등 산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주전부리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옆으로 한옥카페와 강천사가 연이어 있으니 불공도 드릴 겸 여유 있게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적어도 강천산에서는 바쁘게 살아가는 것보다는 조금 게을러지는 것이 미덕이랍니다.

강천사에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있는 '강천사 오층 석탑'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붕돌이 훼손된 모습에서 느낄 수 있듯, 고려 충숙왕 시기인 1316년부터 수 백년의 시간을 오롯이 담고 있는 석탑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크게 파손된 부분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전쟁의 참상이 이런 깊은 산중까지 미쳤었다는 게 잘 믿기지 않았습니다. 또한 석탑 옆으로는 약수터가 있어서 오고 가는 이들의 갈증을 달래주고 있답니다.

강천산 길에는 정말 볼거리가 많아 걷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데요. 다음으로 만나는 문화재는 전북 유형문화재인 '순창 삼인대'입니다. 조선시대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단경왕후' 신씨의 복위를 주청하며 목숨을 걸고 상소를 올렸던 당시 순창 군수 김정, 담양 부사 박상, 무안 현감 류옥 세 명의 행적을 기린 비석으로 보존 상태가 굉장히 뛰어납니다.

삼인대 바로 옆으로는 300년 이상의 수령의 '모과나무'가 자리하고 있는데 과실수라기엔 20m의 상당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생물학적으로 보존가치가 뛰어나 이 역시 전라북도 기념물 제97호로 지정돼있습니다. 이와 관련돼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강천사의 한 스님이 심었다는 설과 순창 출신의 실학자 '신경준'이 심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전북 천리길은 스탬프를 이용해 오프라인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있습니다. 전라북도의 시와 군마다 3~4개의 이야기가 있는 걷기 여행 코스를 지정해, 총 44개의 노선을 완주하면 통합 인증서와 함께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강도 챙기고 아름다운 곳도 눈에 담아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여행 방법이니 한 번쯤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천사에서 300m쯤 올라와 탐방로의 막바지로 접어들면 '강천산 구름다리'로 향할 수 있는 분기점이 나오는데 예정에는 없던 코스였지만, 15분 정도를 할애해 위처럼 멋진 풍경에 스릴까지 느껴볼 수 있어 꼭 들러보시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가을철 단풍이 깊어지면 알록달록 더욱 환상적인 비경을 보여준다고 하니 다가오는 가을에 놓치지 말고 방문해 보시는 것이 좋겠죠. 참고로 강천산의 단풍 절정은 보통 11월 초에서 중순까지 이어지며 깊은 산중이다 보니 비교적 오래 유지가 된다고 합니다.

이어 구장군폭포를 만나기 전 마지막 탐방코스 '수좌굴'을 만납니다. 돌계단을 5분 정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절벽 밑 작은 바위 굴로서, 옛날 '설담'과 '뇌암'이라는 승려가 수도했다고 전해지며 한 가지 바람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하는 소원 명소입니다.

또한 수좌굴 전망데크에서는 구장군 폭포를 높은 곳에서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구장군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한 장에 모두 담기지 않을 정도의 규모로, 강천산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폭포입니다. 압도적인 규모 탓에 가까이에선, 카메라는 물론 눈으로도 폭포를 한눈에 담기가 어렵고 사진에 보이는 공원 입구 쪽 누각에 올라서야지만 비교적 넓게 조망됩니다.

누각에서 바라본 폭포의 모습입니다. 삼한시대 당시 혈맹으로 맺어진 아홉 명의 장수가 전쟁에서 패한 뒤 이곳 앞에서 자결을 결심했지만,

죽을 각오를 가지고 다시금 전장에 나가 큰 승리를 거뒀다는 유래가 있어서 '구장군바위' 혹은 '구장군폭포'라고 부르게 됐다고 하죠.

120m에 달하는 거대한 폭포가 3개의 물길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으로, 그 장엄한 모습에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답니다.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것처럼, 강천산은 굉장히 볼거리가 다양할뿐더러 각자의 체력과 목표에 따라 10개가량의 다양한 코스로 선택하여 트래킹을 즐길 수 있기에 사계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숲캉스 명소입니다.

시간 여유가 되신다면, 녹음이 가시지 않고 바람이 선선해지는 9월 경에 한 번 방문하셨다가, 11월에 단풍이 그윽해질 무렵 재방문해 보시는 것도 강천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글, 사진=안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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