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보살이 머무는 천상의 정토 이상 세계

고창 선운산 도솔암

2023년 세계유산도시 고창 방문의 해를 맞아

고창을 찾는 분들이 방문하면 좋은 곳을 소개하기 위해

선운산 도솔암까지 걷습니다.

선운산 도립공원 주차장에서 도솔암까지 약 4km 길은 거의 평지인데요,

하늘을 덮은 숲 그늘이 드리워 한 여름에도 시원하게 걸을 수 있는

명품 트래킹 코스로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가는 길에 만나는 천연기념물 두 그루와 진흥굴을 탐방하고

도솔암에서 마애불과 미륵불의 세상 내원궁까지 보며

미륵불의 세상에 빠져들다 보면 왕복 3시간 정도는 잡아야 다녀올 수 있습니다.

선운사 앞으로 흐르는 물은 검은 먹빛 도솔천입니다.

도솔천(兜率天)이란 불교 용어로 미륵보살이 머무는 내원과

천인들이 즐거움을 누리는 외원으로 구성된 천상의 정토를 일컫는 이상 세계인데요,

오늘은 도솔천 따라 꿈에 그리던 이상 세계 도솔암까지 산책입니다.

도솔암은 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의 암자입니다.

선운사에서도 3km 정도 떨어져 있기에 선운사가 얼마나 큰 사찰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한창때는 88암자에 승려만 3천 명이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도솔암과 참당암, 동운암, 석상암 등 네 개의 산내 암자가 있습니다.

도솔천의 물빛이 검은색인 것은? 바닥이 검기 때문인데요,

도솔천 주변에 참나무와 떡갈나무가 많아 열매가 물속으로 떨어지면

낙엽과 열매에 함유된 타닌 성분이 바닥에 침전돼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맑은 물에 비해 단풍 반영이 더 아름다운 것입니다.

도솔암까지 가는 길은 차량과 사람이 오갑니다.

차량이 다니는 길은 걷기 편한 길이고, 사람이 다니는 길은 오르 내리막이 있는 자연 그대로 숲길인데요,

차량 통행로 따라 올라가고 내려올 때는 보행 탐방로를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찻길과 다른 숲길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도솔암은 암자이지만, 꽤 큰 암자입니다.

보통 우리가 암자라고 하면 법당은 딱 하나 정도 생각하는데요,

도솔암에는 강당으로 법문 등이 열리는 보제루와 주불을 모신 극락보전, 나한전, 내원궁, 산신각 등 법당이 제법 많습니다.

특히 문화재로는 보물 2점과 전북 유형문화재 2점, 문화재자료 2점 등 총 6점의 문화재가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한 달 정도 지났지만, 여전히 연등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이른 더위로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이 많은데요,

사찰의 광장은 딱히 나무 등 숲이 없어 온전히 땡볕에 노출되는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하는 것 같습니다.

극락보전 내부 탱화 두 점이 전북 유형문화재입니다.

1896년 화승 봉화가 조성한 현왕도와 독성도인데요,

법당 내 오른쪽 벽면에 있으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암자이지만, 범종각도 있습니다.

법고 등 불전 사물은 범종 외에는 없지만, 은은한 종소리라도 울리면

고요한 선운산 도솔천 계곡 따라 선운사까지도 들리겠습니다.

극락보전에서 바라본 선운산 풍경입니다.

멀리 우뚝 솟은 봉우리는 사자바위로 도솔제 쉼터에서 투구바위로 올라

사자바위를 청룡산과 천마봉으로 선운산을 한 바퀴 도는 종주산행코스가 보입니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청룡산(314m)여서 일단 능선에만 올라가면 비교적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도솔암 나한전과 윤장대입니다.

경전을 넣은 책장으로 경전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성보인데요,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이 있다고 합니다.

나한전은 문화재자료로 1910년 용문암에서 16나한을 옮겨 봉안했다는데요,

도솔암에서 600m 정도 더 올라가면 나오는 용문굴에 살던 이무기가 주민들을 자주 괴롭혔는데,

이무기를 쫓기 위해 인도에서 나한상을 들여와 안치하자 이무기가 사라졌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제 도솔암 내원궁으로 오릅니다.

지금이야 계단을 잘 만들어놨지만, 옛날에도 과연 계단이 있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험한 바윗길을 올라야 비로소 만날 수 있습니다.

거의 300계단 정도는 올라야 합니다.

숨도 헥헥거리고 다리도 천근만근이지만, 저곳에 올라서면 미륵불의 세상을 만날 수 있기에

힘들어도 올라야 합니다.

도솔암 내원궁은 문화재자료입니다.

1511년 중창하고 1817년 4창했다는데요,

험난한 바위 위에 있어 엄청난 수고가 눈에 선합니다.

내원궁에 봉안된 지장보살좌상은 보물입니다.

두건을 쓴 지장보살은 고려 후기에 유행한 기법이라는데요,

우아하고 세련된 당대 최고의 걸작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도솔천 내원은 미륵보살의 정토로 내원궁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미륵불이 봉안되어야 맞겠지만, 지장보살이 봉안되었는데요,

이미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하생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륵불이 나간 빈 집을 지장보살이 지키고 있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미륵불은 어디로 가셨나요? 이제 미륵불을 만나러 갑니다.

도솔암 내원궁 바로 아래 마애불입니다.

전설에는 577년 선암사를 창건한 검단선사에게 위덕왕이 부탁해

암벽에 마애불을 조각하고 동불암이라는 공중누각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솔암 내원궁보다 훨씬 이전에 미륵불이 모셔진 내원궁은 마애불이 되겠습니다.

공중누각은 조선 영조 때 천년을 버티다 무너졌다는데요,

현재 마애불 바로 앞에 도솔암 기도 법당 신축공사를 위한 불사 동참 안내문이 있어

앞으로 건너편 천마봉에서 바라보는 마애불 조망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비바람으로부터 기도하는 신자들을 보호하는 목적이겠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바라보는 마애불이 법당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다면 더 우울할 것 같습니다.

오늘 고창 선운사 도솔암까지 왕복 8km 정도를 산책하며 미륵불이 꿈꾸는 세상을 만나봤는데요,

간혹 차량이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볼 때 도솔암 신자들은 자유롭게 차량으로 왕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은 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없기에 어차피 걸어가야 하는데요,

3시간 정도 들여 다녀와도 좋을 정도로 도솔암까지 가는 길은 아름답고 의미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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