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 여름을 가장 대표하는 꽃들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우리나라 국가를 상징하는 꽃인 무궁화이다. 요즘 무궁화를 실제로 보기 어려운데 물향기수목원 ‘무궁화원’에 한창 피어 있어 무궁화를 종류대로 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무궁화는 뜨거운 여름인 7월에서 9월까지 100일 정도 피고 지는데 8월이 절정이라 알고 있지만 기후 위기로 지금 7월이 절정으로 보인다.


물향기수목원에서 만난 첫 번째 꽃

대한민국의 상징인 여름꽃 ‘무궁화’

오산의 물향기수목원이나 오산천에서 무궁화를 많이 볼 수 있는 건 2017년 산림청에서 무궁화 진흥계획이 수립 시행하게 되면서 무궁화 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이다. 바로 한국의 다양한 품종인 6가지 계통의 무궁화를 색깔별로 <무궁화동산>에서 볼 수 있으니 더워도 걸음을 옮겨서 무궁화 지기 전에 산책도 하고 구경하러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배달계통 무궁화꽃(꽃 중앙에 단심이 없으며 흰 꽃인 경우)

백단심 계통의 무궁화꽃(꽃 중앙에 단심이 있으며 흰 꽃인 경우)

보통 무궁화는 보랏빛을 띠는 분홍색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은 다양한 색상으로 품종이 개량되어 장미처럼 여러 가지 색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무궁화는 병충해에 강한 끈질긴 생명력으로 이미지가 강한 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피고 지고 또 피어서 다함이 없는 무궁화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무궁화는 아침에 피었다가 해가 지면 저녁에 지기 때문에 낮에만 볼 수 있다. 사실 새로운 꽃들이 그 다음 날에도 계속 피기 때문에 무궁화 나무는 단 하루도 같은 모습이 아닌 것이다.

홍단심 계통의 불새

홍단심 계통의 무궁화꽃

이처럼 옛 선인이나 지금의 현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무궁화 꽃만 보지 않고 무궁화가 피어있는 나무 전체를 보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무궁화는 5장 꽃잎으로 이루어진 통꽃이라 낙화할 때도 어찌나 잘 오므라져서 깔끔하게 떨어지는지 다시 꽃봉오리로 돌아간 것처럼 그 모습조차 아름답다.

그리고 무궁화는 나라를 상징하는 꽃이라서 그런지 경찰의 계급장에도 사용하여 무궁화 개수에 따라 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주 귀한 몸이라 꽃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무궁화는 고대시대에도 신성시하여 제사를 지내는 신단 주변에 심었다고 전해진다.

무궁화원에 설치된 무궁화 안내판

또한 무궁화는 아욱과의 일종으로 무궁화 꽃의 계통을 보면 꽃잎 안쪽에 붉은 무늬인 단심이 있으냐에 따라 단심계로 나뉘며, 단심이 없는 흰 꽃은 배달계통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단심은 말 그대로 붉은빛을 띠고 있으며, 꽃잎에 색깔에 따라 백단심, 홍단심, 청단심, 아사달계로 나뉜다.

무궁화의 200여 가지 품종 중에서 한국의 품종이 100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얼마나 무궁화를 사랑하고 연구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붉은 꽃, 히비스커스 역시 하와이 무궁화로 알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차로 즐겨 마시고 있는데 무궁화 역시 차로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하니 꽃차로 즐겨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모든 6가지 계통의 무궁화 종류들이 대부분 심어져 있으니 무궁화 푯말에 있는 사진과 실제로 찍은 사진을 비교하다 보면 다양한 무궁화의 품종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식물을 볼 때는 꽃 자체만 보지 말고 나무 전체를 이해하며 보면 더욱 좋고, 주변 식물과 동물에 대한 생태적인 관점으로 이해하면 풀, 꽃, 나무들이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된다.


물향기수목원에서 만난 두 번째 꽃

태양을 낳은 꽃. 생명의 근원 '연꽃'

수생식물원에서 자라고 있는 백련꽃

수생식물원은 물향기수목원에서 가장 많은 수생식물을 볼 수 있는 연못이기도 하다. 7월에 이 연못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은 연꽃 중의 흰색을 띠고 있는 백련이다. 백련은 크고 아름다우며 향기롭기까지 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꽃이다. 이 무덥고 지리한 장마철 여름에 초록 색 연잎에 하얀 꽃 백련을 보고 있으면 모든 고민이 사라질 정도로 행복해진다.

수생식물원에서 창포 속에 피어나는 백련의 모습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연꽃은 연못이나 물이 깊은 논에서 재배되는 개체뿐이라고는 하나 이른 아침 먼동이 틀 때, 연꽃의 꽃잎 속을 들여다보면 태양의 빛을 품고 있어 참 신비할 정도로 아름답다. 특히 연꽃 종자인 연밥은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1,000년이 지나도 발아하기도 한다고 하니 과히 그 생명력에 놀라울 뿐이다.

물 위에 동동 떠있는 수련 잎과 꽃봉오리

사실 백련 꽃잎과 줄기, 잎으로 차를 만들기도 하고, 뿌리는 연근으로 맛있는 반찬이 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백련은 모든 것을 주는 나무와도 닮아있다. 한마디로 버릴 게 없는 아주 소중한 꽃이다. 특히 백련꽃을 펼쳐서 시원하게 우려 마시기도 하고, 백련꽃 안에 녹차를 일주일 정도 냉장고에 밀봉을 해서 넣었다가 미지근한 물에 우려 마시면 더 없이 맛있는 백련 녹차가 되기도 한다.

연꽃은 인도나 베트남의 국화이기도 하지만 연꽃이 한 포기도 자생하지 않는 몽골에서도 국화로 삼을 정도라고 하니 연꽃이 갖고 있는 매력이 얼마나 많은지 직접 보면서 느끼기 바란다.. 혹시 이 연못에서 천 년 뒤에 연밥에서 싹이 틀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뒷면에 가시를 달고 있는 가시연잎

수생식물원 둘레길을 걷다 보면 이 연못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여러 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중에 최고가 백련이라면, 마름부터 가시가 있는 가시연, 연못을 가득 덮고 있는 붉은 수련도 피고 지고 있으며, 작은 노란색 용연도 봄부터 아직도 피어있다. 벼처럼 초록색을 띠고 있는 옛날 머리를 감았다는 창포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연못 주변에 피어있는 부처꽃, 산수국도 여름에 볼 수 있는 꽃 중의 하나이다.

수생식물원 전체 사진

이 곳에 앉아서 연못을 들여다보면 꽃뿐만 아니라 각종 잠자리, 물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도 만날 수 있으니 백련의 아름다움에 취해보기도 하고, 다른 식물들의 모습도 잘 지켜보면 곤충도 함께 볼 수 있으니 어른이나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생물의 다양성을 느끼는 최고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군중 채집이나 식물채집은 법으로 금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물향기수목원에서 만난 세 번째 꽃

습지생태원의 ‘산수국’, 수국원의 ‘나무수국’

물향기수목원 쉼터 옆에 산수국이 예쁘게 피어있다

습지생태원에 들어서면 먼저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보이는데 그 나무 아래에서 꽃이 피어있는 것 중 하나가 보랏빛 장식꽃을 단 산수국이다. 산수국은 볼수록 참 매력 있고, 아름다운 꽃 중 하나이다. 우리가 아는 수국은 보통 아시아와 아메리카 원산지이며 70여 종이 있는데 습지생태원에는 보랏빛을 띤 산수국이 대부분이고, 수국원은 주로 나무수국이 대부분이다.

수국원에서 나무수국을 바라보는 방문객들의 모습

그리고 습지생태원 바로 옆에 있는 수국원의 하얀 솜사탕만큼 크게 피어나는 나무수국도 지금 한창이라 볼만하다. 산수국과 나무수국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산수국은 주로 바위틈이나 산골짜기에서 잘 자라고, 가운데 부분이 씨앗을 맺는 진짜 꽃이고, 가장자리에 있는 꽃잎이 넓은 가짜 꽃은 곤충을 부르는 장식 꽃이다. 식물들이 오랜 세월 진화하면서 터득한 지혜라고나 할까, 진정 곤충을 부르는 멋진 방법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꽃들은 곤충을 부르기 위해 진화해 왔기 때문에 사람들도 사실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다.

수국원길에는 다양한 수국들이 예쁘게 피어있어 방문객들의 마음을 부른다.

산수국과 나무수국은 주로 6월에서 8월까지 꽃이 피고 추위에 강한 편이나 수국은 6월에서 10월까지 오래 피는 특성을 지녔지만 추위에 약하여 서리가 내리면 바로 잎이 얼어버린다. 수국의 꽃은 토양과 기후에 따라 붉은색 계열과 푸른색 계열로 나뉜다. 주로 토양이 알칼리성이 강하면 붉은색으로 바뀌고, 산성이면 푸른색을 띄기도 한다.

정원의 꽃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어 수국들이 마구 식재하고, 수입해 오면서 우리 수국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사실 한 종류의 식물만 식재하다 보면 자칫하면 식물의 교란종이 될 수 있어 좀 위험하기도 하다. 사실 수국 한 송이를 보면 천송이가 한데 뭉친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여 보기만 해도 마음이 들뜨게 한다.

오산물향기수목원 내 산수국

오산물향기수목원 내 나무수국

그런데 요즘 수국 정원을 들여다보면 우리 꽃보다 외래종이 더 많아 5월에 피는 불도화라 부르는 꽃도 우리의 수국 중 하나이고, 일반 수국이라 부르는 꽃도 우리 눈에 익은 수국인데 요즘은 수국이 개량되면서 외국에서 들어오는 수국들이 대부분이라 우리 수국이 사라질까 봐 좀 우려가 되기도 하는데 생물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존하면서 잘 키우기를 바란다.


물향기수목원 내 무궁화

사실 위에 소개한 꽃보다 더 많은 꽃들이 물향기수목원에는 이 무덥고 비가 내리는 여름날에도 아름답게 피어있다. 개망초, 원추리, 마편초, 모감주나무꽃, 자귀나무꽃 등 잘 살펴보면 더 많은 꽃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른 봄부터 피어난 꽃들이 열매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의 결실을 맺고 있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자연은 우리들의 스승처럼 말하지 않아도 그대로 모든 것을 드러내주며 다 보여주고 있다. 꽃만 예쁘다고 좋아하지 말고 자연의 흐름과 자연이 주는 여러 혜택에 감사하며 여름에 꿋꿋하게 피어있는 꽃들을 바라보며 좋은 향기를 맡고 더욱 자연을 즐기고 잘 보존하며 생태적인 관점을 갖기를 바란다.


{"title":"[오산시 여름꽃 1.] 물향기수목원에서 만나는 생명력 강한 여름꽃들","source":"https://blog.naver.com/osan_si/223170772701","blogName":"오산시 블..","blogId":"osan_si","domainIdOrBlogId":"osan_si","logNo":223170772701,"smartEditorVersion":4,"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m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