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고창 성산마을 벽화

고창 성산마을 일대는 낡고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2년 전 고창군에서는 오래된 성산마을 주택가 담장에 고창의 옛 모습을 그려 넣은 '성산길 벽화사업'을 시작했는데요, 몰라보게 바뀐 골목 벽화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찾는 힐링 골목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사람 두 명만 지나가도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에는 벽화와 시가 가득합니다. 좁은 공간에 대충 몇 점만 그려진 벽화가 아니라 기다란 골목 전체가 시와 그림으로 가득 찼는데요, 정감 있는 옛 시가 많아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너도 오면 좋은데 너는 안 오고 보상처럼 대신 눈이 와’ 첫눈 오는 날 누군가 쓴 시가 마음에 와닿는데요, 시와 어울리는 그림도 마치 눈 오는 풍경 같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넓은 길이 이어지는데요, 무심하게 세워놓은 자전거마저도 벽화와 한 쌍이 된 것처럼 잘 어울립니다.

어떤 작품들은 마치 미술관 안에 걸렸던 작품 같습니다. 울퉁불퉁한 벽면에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놀라운데요, 고창의 자연 풍경을 그림으로 엿보는 것 같아 마음마저 편안해지는군요.

고창 성산마을 벽화는 단순히 예쁜 그림만 그리지 않았습니다. 마을의 모습과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풍경 등 60~70년대 근현대 시절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어 더 애틋합니다. 벽화 하나로 오래된 주택가에 생동감이 넘칩니다.

고창의 관광지인 고창읍성 답성놀이 모습도 리얼하게 그렸습니다. 고창읍성에는 아녀자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벽을 돌던 풍습이 전해지는데요,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를 돌면 극락에 간다고 합니니다. 그 모습을 그림으로 보니 참 정겹군요.

얼마 전 끝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떠오르는 고래 벽화입니다. 멋지게 헤엄치는 고래들의 모습을 보니 마을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벽화를 보면서 힐링한다는 게 이런 기분인가 봅니다.

예전에는 씨름대회에서 이긴 장사에게 황소 한 마리를 주었지요. 농경사회에서 소만큼 귀한 재산은 없었기 때문인데요, 상품을 받고 온 가족이 즐거워하는 모습도 벽화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창문이 달린 오래된 벽면을 대나무숲으로 변신시켰습니다. 마치 대나무숲에서 하늘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되는데요, 감각적으로 공간을 변화시킨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벽면에 오래된 배수통은 멋진 소나무 가지로 변했습니. 다 상상을 초월한 구성이 성산마을 벽화를 한층 더 멋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상하, 해리 방향으로 가던 전북 고속의 옛 모습입니다. 안내양이 함께하던 때라 북적이던 버스 풍경은 많은 분들의 추억 속 한 장면입니다. 지금 아이들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라 격세지감이 느낍니다.

성산마을은 고창읍에서 최초로 조성된 주택단지로 현재도 마을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함께 그려낸 벽화 골목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요,

많은 분이 애정을 갖고 있는 골목길이 잘보존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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