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방문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합덕성당

늦겨울 막바지에 방문한 이곳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합덕성당입니다. 천주교 박해의 땅 위에 세워진 결실이기에 많은 성지순례인들과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지요.

계단 밑에서 올려 다 본 성당의 정면입니다. 붉은 외관과 양쪽으로 솟아오른 첨탑이 균형을 이뤄 운치 있는 모습입니다. 계단을 다 오르면 오른 편에 성가 정상이 있습니다.

성가 정상에는 성요셉과 마리아 아기 예수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한복을 입고 있네요. 언뜻 보기에 청동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나무로 된 목각상입니다. 이스라엘에서 자생하는 씻딤나무를 공수해 조각했다 합니다. 봉헌초를 구매하여 (2000원) 이곳에서 가정을 위한 기도를 올리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12제자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12개의 종이 있는 종탑입니다. 운이 좋았던지 제가 방문한 시간에 (오후 1시쯤) 종탑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왔어요. 혹시 정해진 시간이 있나 알아보니 오후 12시부터 각 시간마다 오후 6시까지 울린다고 합니다. 종탑 옆에 건물은 성물을 파는 곳과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커피숍입니다.

성당의 측면과 뒷모습입니다. 정말 단아하고 고전적인 모습입니다. 1890년 예산군 고덕면에 설립된 양촌성당이 이곳으로 이전되면서 합덕성당이 되었는데 당시에는 한옥 건물이었다 합니다. 제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궁금증은 100여 년 전에 누가 이런 고딕 양식의 건축물을 지었을까 였습니다. 알고 싶은 호기심이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 "페랭신부님"이 계셨습니다.

페랭신부님께서(제7대 신부님) 1929년에 중국인 기술자를 동원해 합덕평야에 고전적인 근대식 건물을 올리셨어요. 감각적이고 멋진 분이심에 틀림없는 것 같아요. 신부님은 군 복무 시절 의무병이셨는데 그런 경험으로 고약이나 안약을 조제해 가난하고 아픈 이웃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다 합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자신이 직접 설계한 분신과도 같았을 합덕성당을 홀로 지키다 공산군에게 피랍되어 대전에서 피살되었다 전해집니다.

지금의 합덕성당 건물을 설계하시고 내적 기반을 구축하신 페랭신부님의 한국 이름은 백문필이십니다. 성당 구내에 그의 묘지에는 유해 없는 유물만 묻혀 있습니다. 한생을 이국에서 소신 있게 살다가 초개처럼 사라진 신부님을 우리는 기억하고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자극제가 됐으면 합니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면 역사관이 있습니다. 옛날 사제관이었던 이곳은 문이 잠겨져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어요. 예전에 한번 들렀던 기억으로는 성당 안의 경조사나 신부님들의 사진과 자료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성당 둘레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들이 많아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연두색 잎들이 앞다투어 돋아나 지금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곳에 생기를 불러 넣겠죠.

떠나기 전 성당 내부를 들여다봅니다. 천장이 돔형식의 곡선이고 창마다 빛이 들어와 엄숙한 가운데 성스러움이 배가 되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집니다. 나와 이웃들 모두에게 가슴 아픈 일 없게 해 달라고 잠시 이곳에 앉아 기도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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