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일 전
섬진강미술관 유용상 초대전
섬진강미술관 유용상 초대전
‘와인잔에 철학을 담다. 그리고 피어나는 와인꽃들’
8월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섬진강의 푸른 물결과 함께, 섬진강미술관에서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바로 유용상 작가의 초대전 「와인잔에 철학을 담다. 그리고 피어나는 와인꽃들」. 8월 1일부터 28일까지 28일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와인과 와인잔을 주제로 20여 년간 꾸준히 작업해 온 유용상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유용상 작가는 ‘와인 화가’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와인을 단순히 술로 보지 않고, 인간의 욕망과 불안, 그리고 삶의 철학을 담아내는 매개체로 삼아왔기 때문입니다. 붉은빛을 띠는 와인의 색은 성경에서 보혈을 의미하기도 하고, 동시에 현대인의 다양한 욕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한 와인잔은 화려하지만 쉽게 깨질 수 있듯, 불안정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로 활용됩니다.
작가의 이력도 눈길을 끕니다. 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 회화과, 전북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국내외에서 40여 회의 개인전과 50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미술인상 청년작가상, 올해의 예술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실적인 와인잔 그림입니다. 마치 눈앞에 실제 와인잔이 놓여 있는 듯한 극사실 기법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출렁이는 와인 속 붉은빛이 관람객의 감정을 흔들며, 일상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떠올리게 합니다.
작품 ‘아름다운 구속’에는 와인잔 안에 벚꽃, 진달래, 개나리 등 우리나라 자생 봄꽃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유리잔 속에 갇힌 꽃들은 자유롭고 싶지만 동시에 제자리를 지켜야 하는 인간의 모순적인 현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작품은 거꾸로 놓인 빈 잔들 사이에 유일하게 똑바로 선 채 와인으로 가득 찬 잔 하나가 있어, 수많은 군중 속에서 두드러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와인잔 속에 담긴 액체는 매일 흔들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입니다. 와인이 흔들릴수록 맛이 배가되듯, 인간의 삶도 고통을 경험해야 비로소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와인을 흩뿌리는 듯한 감각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숯을 함께 사용해 다양한 형태의 불꽃을 표현했습니다. 와인이 화면에 뿌려지면서 만들어낸 자국과 흐름, 번짐은 각기 다른 느낌의 불꽃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풍성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불꽃이, 또 다른 부분에서는 섬세하고 잔잔한 불꽃이 연상됩니다. 와인의 자연스러운 번짐과 색감은 작품에 생동감을 더해주고, 붓이나 펜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유려함을 전달하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성인식’이라는 작품에서 작가는 가냘프고 쉽게 깨지는 와인잔을 매개로 현대인의 불안한 몸짓과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투명하고 섬세한 와인잔은 겉보기에는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져버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와인잔의 속성은 성인식을 겪는 불안정함과 긴장감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신작 ‘와인꽃’ 시리즈입니다. 평면 회화를 넘어 입체적인 부조 작업으로 확장된 이 작품은 와인 향기를 시각화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와인잔에 갇혀 있던 꽃들이 밖으로 퍼져 나와 천국의 정원을 만든다는 설정이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와인꽃은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노동의 산물입니다. 아크릴 물감을 여러 색으로 혼합하고, 이를 나이프로 얇게 펼쳐 건조시킨 후, 하나하나 말아 꽃잎 모양을 만들고 패널에 붙이는 과정을 거칩니다. 수행에 가까운 고된 과정 속에서 완성된 작품입니다.
작가는 “작품이 완성되면 제가 꽃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와인꽃 작품을 마주하면 화려한 색감 속에서 묘한 평온함과 위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 또한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위로받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과거 작품 중 하나인 아름다운 구속에서는 와인잔 속에 꽃을 가두어 인간의 모순된 현실을 표현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억압된, 자유롭지만 동시에 구속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는 이 작품은 전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듭니다.
이번 전시에는 아름다운 구속, 천국의 정원, Wine Flower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이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천국의 정원’은 와인꽃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낙원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작가는 와인잔을 단순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그 속에 담긴 와인의 흔들림, 빛의 굴절, 액체가 잔에 부딪히며 만드는 작은 파동까지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그 사실적인 묘사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비춰보게 됩니다.
작가는 최근 작업을 통해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나 역시 꽃이 되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불안과 고통이 많은 시대, 그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합니다.
이번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전시에 관한 더 자세한 문의는 섬진강미술관(☎063-650-1640)으로 하면 됩니다.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삶과 철학을 담은 와인의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이번 전시는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과 위안을 선사하는 작품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섬진강미술관에서 유용상 작가의 와인과 와인꽃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유용상 초대전 - 와인잔에 철학을 담다. 그리고 피어나는 와인꽃들
섬진상미술관
순창군 적성면 평남길 112
전시일정 : 8월 1일 ~ 8월 28일
운영시간 : 오전 10시 ~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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