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숨은 가야의 흔적 김해 수로왕릉

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김해의 랜드마크이자 가야의 상징인 김해 수로왕릉(사적 제73호). 도심 속에 숨은 가야의 흔적을 찾아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사적 제74호)을 찾았다. 한반도 최초의 국제결혼이자 하늘이 맺어준 수로왕과 왕비 허황옥의 숨은 역사 이야기도 만나보자.

금관가야를 세운 왕, 김수로왕

김해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곳, 바로 수로왕릉이다. 수로왕은 삼국시대 금관가야의 제1대(재위:42년~199년) 왕으로 김해 김씨(金海金氏)의 시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가진 성씨(姓氏)인 만큼 수로왕에 대한 궁금증을 가득 안고 김해 구도심에 위치한 수로왕릉(납릉)으로 향했다. 수로왕릉을 빙 둘러싸고 있는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입구인 숭화문(崇化門)이 보인다.

“약 2000년 전 서기 42년 이곳에는 나라 이름도 없고, 왕도 없었습니다. 당시 거북이의 머리 모양을 닮아 구지봉(龜旨峰)이라 불린 봉우리에서 부족장 이하 수백 명이 모여 제사를 지내려고 하자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렸답니다. 너희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면 너희의 왕을 내려주겠다고 말이죠.”

오래된 역사인 만큼 그의 탄생과 업적은 삼국유사에 실린 가락국기(駕洛國記)에 전해진다며 김근해 문화해설사가 설명을 이어갔다. 사람들이 모여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라”며 구지가(龜旨歌)를 부르니, 하늘에서 태양처럼 둥근 황금색의 알 6개가 내려왔다.

“수로왕은 여섯 개의 알에서 가장 먼저 태어나 머리 수(首), 나타날 로(露) 자를 써서 수로라는 이름을 얻었죠. 나머지 5개의 알에서도 왕이 태어나 나라를 세웠으니 금관가야와 함께 여섯 가야를 이루었습니다.”

2000년 전 가야의 흔적, 수로왕릉

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높이 약 5m, 지름 약 22m에 달하는 수로왕릉으로 발길을 옮겼다. 수로왕릉을 지키는 납릉정문에는 김수로왕과 허황옥에 얽힌 흔적이 남아있다며 김해설사가 손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쌍어문과 파사석탑, 코끼리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인도에서는 물고기를 신처럼 여겨서 지금도 쌍어문양이 많아요. 또 파사석탑 역시 그곳에서 건너왔다고 전해지고 있죠. 이를 통해 인도와의 교류를 나타내는 단서가 되고 있습니다.” 수로는 즉위 후 관직을 정비하고 도읍을 정해 국가의 기틀을 확립했다. 157년 동안 김해 지역을 다스린 수장이었으며, 추후 금관가야가 신라에 합병된 후에도 가야의 시조로서 계속 봉사(奉祀: 조상의 제사를 받듦) 되었다고 한다.

수로왕이 사랑한 인도 여성, 허황옥

구지봉 동쪽 수로왕릉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하늘이 맺어준 수로왕의 비인 허황옥(許黃玉, 32년~189년)이 묻힌 수로왕비릉이 위치해있다. 수로왕이 탁월한 통치력으로 가락국의 국권을 다스렸다면 허황옥은 무려 열 명의 아들을 낳아 왕가를 번성시켰다. 특히 두 아들에게는 허씨(許氏) 성을 내려 자신의 뒤를 잇게 했으니 김해 김씨(金海金氏)와 김해 허씨(金海許氏)의 시조모이다. “가락국기에 따르면 허황후의 부모인 부왕(父王)와 왕후(王后)가 꿈에서 함께 하느님을 뵈었는데, 하느님께서 가락국의 왕 수로가 아직 배필을 정하지 못했으니 공주를 보내서 배필로 삼게 하라는 꿈을 꾸었다고 해요.”

그렇게 허황옥은 16세 나이에 지금의 인도라고 추측하는 아유타국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와 수로왕의 아내가 되었다.

신비로운 석탑인 파사석탑

당시 허황옥이 바다를 건널 때 ‘파사석탑’을 함께 싣고 건너왔다.

“배를 타고 약 2달을 가야 하니 부모님이 얼마나 걱정이 많았겠어요. 처음에는 풍랑에 나아가지 못해 돌아오니 아바마마가 배에다가 이 돌을 실어 주셨다고 합니다. 이 돌을 싣고 가면 풍랑이 잠잠해져서 무사히 바다를 건널 수 있을 거라고요.

정말로 신기하게도 파도가 잠잠해져 무사히 여기까지 왔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네모난 석재에 옅은 붉은색의 무늬가 있는 파사석탑.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돌은 아닌 듯했다. 역시나 한반도에는 없고, 인도에서 볼 수 있는 돌이라고 한다. 지난 2019년 김해시와 국립중앙박물관, 고려대학교가 공동으로 파사석탑의 재질인 ‘파사석’ 성분을 분석하자 이 돌은 한반도에는 나지 않는 돌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김해 수로왕릉 위치 : 김해시 왕릉길 26

김해 수로왕비릉 위치 : 김해시 가락로190

관람시간 : 하절기(3월~10월) : 오전 8시~오후 7시

(4월~9월) : 오전 8시~오후 8시

동절기(11월~2월) : 오전 9시~오후 6시

관 람 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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