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여행이 싫다면? 공주 원도심으로 떠나는 레트로 감성 여행 코스

​

흔히 말하는 레트로 감성 여행, 과거의 정취를 그대로 담은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는데요.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들렀던 분식집, 오래된 타자기와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고즈넉한 골목 풍경 등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

그런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 충남 공주 원도심에 자리한 레트로 감성 여행지 3곳을 소개합니다.

​

​

공주 원도심의 제민천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1960~70년대 골목으로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공주 하숙마을에 다다릅니다. 이곳은 1960~70년대 충남 지역 학생들의 보금자리였던 하숙집들이 밀집해 있던 구역인데요.

​

현재는 복합문화공간이자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어 실제 숙박도 가능하고, 숙박객이 아니어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

​

마당 한편에 자리한 우물 펌프와 낡은 듯 정겨운 대문, 그리고 레트로 감성의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레트로 감성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입니다.

​

​

앞서 말씀드렷듯 사랑방, 작은방, 안채 등에서 실제 숙박도 가능하여 하숙마을에서 생활하던 학생이 된 것처럼 과거로 시간 여행에 빠져들 수도 있답니다.

​

무엇보다도 제민천이 바로 앞에 흐르고, 나태주 풀꽃 문학관, 공산성, 산성시장과 같은 관광 명소들과 가까이 있어 공주여행 숙소로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

​

또한, 공주 하숙마을 '담소방'에는 오래된 교과서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

교과서에는 그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밑줄을 긋고 공부했을 학생의 모습을 생각하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

다만, 담소방은 숙박객만 이용할 수 있으니, 공주 하숙마을에 머무신다면 꼭 한번 들러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보세요.

​

​

하숙마을에서 옛 추억에 잠겼다면, 이제는 허기진 배를 채울 차례입니다.

​

공주 시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중동오뎅집은 공주 레트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인데요.

​

공주 하숙마을에서 중동교만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

​

외관부터 정감이 가는 이곳은 주말에는 대기하는 시간이 꽤 길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

​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고, 마치 어린 시절 하교 후 친구들과 함께 왔던 분식집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

​

메뉴는 쫄면, 라면, 김밥 등 분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어떤 걸 주문할 지 고민이 되신다면, 이곳의 진정한 별미는 즉석 떡볶이이니 주문해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쫄면, 어묵 달인'이라는 현판이 붙어있을 만큼 쫄면과 어묵 맛도 훌륭하니, 즉석 떡볶이는 인원수보다 적게 주문하고 다른 메뉴와 함께 맛보는 걸 추천합니다.

​

​

라면 사리와 함께 불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떡볶이를 보니 정말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

​

'어묵'이 표준어이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꼭 '오뎅'이라고 불러야 제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오뎅 1인분을 주문했는데도 그릇 가득 오뎅이 채워져 나옵니다.

​

​

중동오뎅은 간장이 아니라 초장을 뿌려 먹는 것이 매력인데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분식을 즐기다 보니 잠시 옛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

무엇보다도 소박하지만 넉넉한 인심이 느껴져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식사였습니다.

​

​

맛있는 분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운 후 마지막 코스는 제민천 바로 앞에 자리한 아늑한 로스터리 카페, 아저씨 커피입니다.

​

​

겉보기에는 다소 무심한 외관이지만, 문을 열면 원목 가구와 흘러나오는 음악 덕분에 레트로하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카페 곳곳에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 포장과 오래된 커피 기구들이 진열되어 있어 커피에 대한 사장님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

​

카페는 자그마한 2층짜리 건물인데요.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마치 다락방처럼 아늑한 공간이 나타납니다.

​

​

쌉싸름한 에스프레소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맛이 조화로운 아포가토를 주문하여 창가 자리에 앉으니 오래된 미용실과 나지막한 건물들, 그리고 제민천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연인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듯 했습니다.

​

​

아저씨커피는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오래된 전화기부터 참빗이나 흑백사진 등 레트로 감성 가득한 소품을 구경하다 보니 금세 시간이 흘렀습니다.

​

​

무엇보다 단골손님들이 한 글자 한 글자 애정을 담아 써 내려간 짧은 메모와 편지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빠르게 변화해가는 시대에 누군가에게 이렇게 손글씨로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 새삼 따스하게 느껴져 저도 메모를 적어두고 왔답니다.

​

​

오늘 소개해드린 공주 레트로 감성 여행은 특별한 볼거리나 화려한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된 시간의 흔적들이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듯한 따뜻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입니다.

​

하숙마을의 정겨운 풍경, 중동오뎅의 익숙한 맛, 그리고 아저씨 커피의 잔잔한 여운까지.

​

바쁜 일상 속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공주에 오셔서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보는 여정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

​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이주민 기자의 글을 더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