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은은한 묵향이 전해지는 전시 ‘현묵회서우전’
사제 간의 끈끈한 연으로 맺어진
서예가들의 전시회
아침저녁으로 날이 제법 선선한 가을이 오니 문화생활 하는 날이 조금 더 늘어납니다.
지난 2015년 4월 개관한 익산예술의전당은 ‘문화 중심도시 익산’의 가치를 내걸고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곳인데요,
9월 2일부터 7일까지 제8회 ‘현묵회서우전’이 펼쳐지고 있어 찾아갔습니다.
익산 예술의전당 벽면에는 익산시 민간기록 수집 공모전이 열리고 있어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도 ‘현묵회서우전’ 관람 후 ‘시민의 기록과 추억으로 만나다!’공모전도 함께 보고 와야겠습니다.
익산 예술의전당 2층에서 열리는 이번 ‘현묵회서우전’은
서예문화의 저변 확대와 서예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현묵회 회원들의 전시인데요,
'현묵회'는 원광대 서예과 조수현 명예교수와 사제의 연을 이어온 작가들의 모임입니다.
입구에는 중국 산둥성 현묵회 회원이 가져온 낙관석 기념품들이 판매 중입니다.
글씨나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에게 낙관은 필수인데요,
완성한 작품에 자신의 아호나 이름, 그린 장소와 날짜 등을 적어 놓고
도장을 찍는 일은 자필의 증거, 작품을 완성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붓과 부채도 전시 판매하고 있어 소장용으로 좋을 것 같았습니다.
부채에는 꼼꼼하게 작가의 글씨가 적혀 있어 장식용으로도 그만입니다.
서예는 붓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조형예술인데요,
한자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서예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양반 사대부들은 학문적 수양을 통해 관직에 나가는 것을 출세로 여길 뿐만 아니라
시. 서, 화 모두에 능한 것을 최고의 재주로 여겼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염산 김원진, 강림 김재룡, 관촌 박태평, 심연 송수영, 빗돌 안재성,
완타원 오덕관, 남사 유은철, 이산 이병기, 홍구헌 정의방, 현담 조수현, 군타원 조혜명,
중재 진승환, 경산 김효정 등 총 13명의 회원이 함께한 60여 점의 작품이 전시 중입니다.
현묵회서우전은 1989년 원광대 박물관에서 펼쳐진 1회 전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3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데요, 2015년에는 현담 조수현 선생은 사재를 털어 젊은 서예인을 격려하고자 ‘현담 서예상’을 만들었으며, 지금까지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현담 서예상으로는 중재 진승환 작가가 수상했습니다.
또한, 2020년 익산 대신당 표구사 이석 백동기 사장님께서 현담 조수현 선생의 뜻에 감명받아 장학금을 기부했는데, 그 뜻을 따라 젊은 서예인에게 매년 이석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이석상은 경산 김효정 님이 수상했습니다.
서우전에는 익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는 작품들도 많은데요,
남사 유은철님의 작품에는 오층석탑부터 해지는 일몰 갈매기까지 멋진 풍경이 함께 합니다.
완타원 오덕관님의 작품에는 ‘동다송’의 모습이 시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동다송’은 조선 후기 승려 초의선사가 우리나라 다도를 시로 설명한 글입니다.
모두 31송으로 되어 있고, 송마다 옛사람들의 차에 관한 설이나 시 등을 인용하여 주를 붙였습니다.
군타원 조혜명 작가의 작품에는 차를 끓이고, 마시는 다양한 모습이 만화기법으로 그려져 있어 시선을 모읍니다.
현무회 회원들 역시 옛것을 본받아 새로움을 창출하는 법고창신, 숨을 쉬듯이 밥을 먹듯이 연마하는 일상시습,
스스로 기뻐하며 함께 즐기는 자오동락, 도를 얻은 필의는 천연하다는 득필천연을 실천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홍구헌 정의방 작가는 ‘춘야희우’두보의 시를 선보였는데요,
봄밤의 반가운 비를 노래한 시가 멋진 그림과 함께 걸려 있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춘야희우’는 두보가 성도 초당에 거주하던 시기에 지은 것으로
봄비 내리는 밤에 비가 내리는 기쁨에 못 이겨 지은 시입니다.
우리조상들은 자기의 감정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사대부가 갖추어야 할 교양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경치 좋은 곳에서 서로 글을 주고받거나,
그림을 감상하면서 서로의 기량을 겨루고 서화첩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사제 간의 끈끈한 연으로 맺어진 서예가들의 전시회가 은은한 묵향으로 남아 멀리 퍼지면 좋겠습니다.
제8회 현묵회서우전
기 간 : 2023-09-02~2023-09-07
시 간 : 10:00 ~ 18:00
장 소 :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 2층
글, 사진 = 박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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