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예스러운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구 여행지 '진골목'

대구 종로 명칭 기원은

조선시대 대구부민에게 시간을 알리고

읍성이 열리고 닫히는 시점을 알리는

타종으로 시작됩니다.

읍성시대에서 구한말까지 현재의 종로는 물론

달서문에서 감영까지의 길도 종로로 불렸습니다.

1970년대에는 차이나타운이 되었다가

화교상권이 미국, 대만으로 재이민을 떠나게 되고

이후 가구상들이 밀집했다가 금고상도 모여들었는데

현재는 남성로네거리를 중심으로

전통차, 다기, 다과, 골동품상 등이 모여들면서

전통문화상권거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종로에서 한 발짝 뒷길로 물러서면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진골목'입니다.

경상도 말씨로 '길다'를 의미하는 '질~다'에서

기원한 진골목은 종로에서 50m 들어서면

우측편으로 길게 뻗어들어가는 골목입니다.

감영시대에서 해방전까지 진골목은

대구토착세력이었던 달성서씨들의

집성촌이었는데요.

이 골목을 통하면 당시 군사, 행정로였던

종로를 통하지 않고도 감영, 중영까지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길다라는 이름처럼

400m가 넘는 골목이었던 진골목은

1970년대 소방도로를 뚫기 위해

허리가 잘려 지금은 약 100m 정도가

온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바로 주변이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동성로와 반월당의 고층빌딩들 사이에서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근대골목의

옛정취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진골목을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미도다방은

실버세대들의 사랑방 1번지입니다.

1982년 처음 시작해 1983년 미도다방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1990년대 초반 지금의

진골목으로 옮겨 대구 근대다방의

명맥을 잇고 있죠.

미도다방은 정치인을 비롯하여

특히 시인, 수필가, 서예가 등

문인들이 많이 찾았으며 목인 전상렬 시인은

시 '미도다향'에서 미도다방이

'가슴에 훈장을 단 노인들이

저마다 보따리를 풀어놓는 사랑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근대 초기 달성서씨 집성촌이었던

진골목은 대구 최고의 부자였던

서병국과 그의 형제들이 모여 살았는데요.

달성서씨는 6대를 계속이어

3대정승, 3대대제학을 지낸 유일한 씨족으로

이밖에도 조선시대 숱한 인물을 배출,

정계와 학계를 주름잡았던

명문 집안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후손인 서병국은

근대 진골목에서 천평이 넘는

대저택을 짓고 살았고

코오롱 창업자 이원만,

금복주 창업자 김홍식,

평화클러치 창업자 김강영 같은

부자들도 이곳 진골목에 살았는데요.

해방 이후 부자들이 떠나면서

진골목의 저택들은 요정이나

술집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구 최초의 서양식 주택이자

대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양옥인

정소아과의원건물은 진골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근대건축물인데요.

정소아과 건물은 서병국의 방계 형제인

서병기가 뒷날 종생인 서병직에게

물려주었고 1947년 정소아과원장 정필수가

매입해 병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937년 화교건축가 모문금이 설계, 건립한

유럽스타일의 일본 건축물인 정소아과 건물은

2층으로 지어진 일제시대 상류층의

주거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 진골목은 일제강점기

여성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한데요.

남일동 패물페지부인회(1907)는

'국채보상운동'의 첫 번째 여성운동조직으로

당시 남성중심으로 전개되던

국채보상운동에 패물없애기, 쌀 반차 줄이기 등의

방법으로 여성들이 처음 조직적으로 참여했으며

이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는 여상단체들이 생겨났습니다.

2015년 대구여성가족재단이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로 불렸던

7부인 중 6명의 이름을 밝혔는데요.

그 이름은 '서체봉, 정경주, 김달준,

정말경, 최실경, 이덕수' 부인회가

결성된지 108년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진골목에서의 볼거리

'정조대왕 화성 반차도'입니다.

진골목 담벼락을 따라

도자기판 위에 그려진 67장의 그림인데요.

1795년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화성 현류원으로 대신들과 함께

장엄한 행차를 하였는데요.

반차도에는 우의정 체제공 등 문무백관,

나인, 호위군사 등 1779명과 말 779필이 등장하며

그림 속 등장인물은 표정과 동작이 모두 다르며

김홍도, 김득신 등 당대 최고의 화원이

그렸다고 전해집니다.

이외에도 진골목 곳곳에서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사진 찍기 좋은 곳들도 만날 수 있는데요.

대구 근대골목 투어 증강현실 앱을 통해서

증강현실 포토존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더 좋을 듯 합니다.

지금 보면 허름한 골목길 같기도 하지만

해방 전후 대구에서 가장 부유했던 진골목.

또 대구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정소아과의원'과 여성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한 이 곳.

지금은 긴 골목이라는 이름의 유래처럼

길지는 않지만 골목에 담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을 알아가며 걷는다면

더 알차고 긴 골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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