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나는 배우다2> 군민배우 오디션 현장

무대 본능을 가진 이들이 있다.

주머니 속 송곳처럼 자신의 끼를 감추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가슴 속 열망을 농부의 씨종자처럼, 한겨울 손난로처럼 소중히 품어온 이들이 마침 단비 내리는 저녁,

예주 무형문화재전수관 소극장에 모였다.

작년 제작한 웹 드라마 <우리 마을 식당>이 해외영화제 세 곳에 진출하면서

군 내외에서 큰 화제가 되었고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올해 ‘나는 배우다2’가 본격 단편영화 제작에 돌입한다.

첫 행사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단역으로 참가할 군민배우를 뽑는 오디션을 열었다.

비록 주역도 아니고 대사도 거의 없는 단역 배우 선발 오디션이지만

핀 조명까지 떨어뜨린 소극장 무대는 완벽했다.

합격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자신의 끼를 펼치는 쉽지 않은 기회의 장을 대충 만들어서 모시는 건

참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재단의 담당 팀장은 강조한다.

올해도 열정 넘치는 군민배우 지망생들에 대한 배려이자 최고의 예우를 다 한 것이다.

작년 오디션에도 합격한 마당극 출신 김경옥 참가자

이날 오디션 현장은 뜨겁다는 말로는 다 담지 못하는 절박함,

애틋함까지 전해져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들은 단순히 오디션에 참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진흙 속 구슬처럼 반짝이는 ‘자신’을 보여주려고 스스로 알을 깨고 무대로 등판하셨다.

들꽃처럼 잡초처럼 평범하지만 꿈이란 열정과 도전의 용기를 가진 ‘내’가 여기 있다고!

내 목소리와 몸짓으로 당당히 세상 속에 나를 외치고 싶다고 온 힘 다해 펄럭이고 있었다.

겉으론 말없고 숫기 없고 낯가리는 소심한 트리플 A형인데 무대에 서서 연기를 시작하면

눈빛이 변하고 자세가 바뀐다. 벌벌 손을 떨면서도 제 기량을 다 펼친다.

오디션장이 아니라면 영해나 영덕 시장 어딘가에서 이웃주민으로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들.

중도포기한 분들을 제외한 15명 참가자들의 열정 점수는 더도 덜도 없이 20점 만점으로 시작됐다.

준비해온 자유연기는 과장된 연극 톤이 많았지만 대본을 주고 즉흥연기를 해달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따라

일상 대화로 진행된 지정 연기에선 ‘연기’를 한다는 틀을 벗고

수더분한 동네 이웃으로 탈바꿈해서 생활연기를 펼쳤다.

11살, 14살 10대 소녀에서 70대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명랑 쾌활 부녀회장님까지 세대도 다양했는데

편의점 알바에서 마당극으로 다져진 연기력을 뽐낸 주부,

순식간에 감정을 잡고 뮤지컬 <영웅>의 하이라이트를 웅장하게 뽑아낸 청년,

20살에 영덕으로 시집 와 자식 셋 낳고 직업 전선을 뛰고 있는 참가자도 서도소리를 걸쭉하게 불러 호평을 받았다.

서도소리를 선보인 최정미 주부

특히 작년 오디션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될 때까지 한다며 올해도 도전한 참가자도 눈에 띄었고,

작년 오디션을 통과해서 웹 드라마 제작까지 참가했던 이들이 촬영 당시의 추억을 잊지 못해

올해도 도전장을 낸 경우가 많았다.

오디션을 한번 경험한 분들은 단체로 연기학원에 다녔냐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로

연기가 부쩍 늘었다는 평을 들었다.

그 중 어릴 때 오빠들에게 밀려 차별받으며 자랐고

덕분에 하고 싶은 일은 모두 참아왔다는 50대 주부는 직접 대사까지 써서 치매 노인 연기를 펼쳤다.

무대에 모로 누워 치매 노인을 연기하는 모습은 모두의 어머니를 연상시키며 가슴 짠한 여운을 남겼다.

연극 톤이나 과장 없는 생활 연기의 달인으로 유일하게 심사위원 만장일치 합격점을 받았다.

치매노인 연기를 열연한 정미란 참가자

오디션 최종 15명 참가자 중 합격자는 6명. 이들은 별도 연기 교육을 받고 단역배우로 거듭나게 된다.

탈락한 참가자 중 일부도 연기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교육생으로 돌려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다.

합격자 외에도 의욕 넘치는 아까운 지망생들이 많았는데

이런 아마추어 배우 지망생이 주역이 되는 영화를 기획해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일생 억눌러온 재능을 꽃피우며 자존감을 한껏 높인 군민배우들,

선발된 6인과 함께 출발하게 될 단편영화 <윽지>는 영덕을 배경으로 한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로

6월 말, 7월 초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출처] [영덕문화현장] 모두 다 국민배우! 열정과 감동 넘친 <나는 배우다2> 군민배우 오디션 현장 |작성자 영덕문화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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