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지난해 묵은 액을 털어내고 새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입니다. 오곡밥과 부럼, 귀밝이술 등을 먹으며 ‘니더위 내더위 맞더위’를 외치며 더위를 팔고,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 풍습을 즐기는 날입니다.

2019년 이후 코로나로 3년간 멈추었던 정월대보름 행사가 2월 4일 세냇가(삼천천변) 놀이마당 일원에서 열렸는데요, 전주기접놀이, 정월대보름굿과 함께 가족의 건강과 소망을 빌고 왔습니다.

지신밟기는 마을굿(당굿)을 한 다음 각 집을 차례로 돌면서 풍물을 치며 집터 곳곳의 지신(地神)을 밟아서 달램으로써 한 해의 안녕과 복덕을 기원하는 마을 민속의례입니다. 2월 1일부터 2월 4일 오전까지 전주기접놀이전승마을 비아마을, 정동마을, 용산마을, 함띠마을 일원에서는 풍작과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정초 마당 밟기가 이어졌습니다.

당일 전주기접놀이전수관 마당에서 울리는 풍물소리를 따라 세냇가(삼천천변)에 도착하니 나뭇가지를 쌓아 올린 달집이 보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의 소원지로 달집이 채워져 있었고, 정월대보름 둥근달을 바라보며 빌 소원을 정성스럽게 소원지에 적고 계시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높이 바람 따라 올라가는 연. 얼레를 움직이는 손길이 바쁩니다. 연날리기는 오랜 옛날부터 전승되어 온 민속놀이로 음력 정월 초하루에서부터 보름까지 행하던 놀이입니다. 보름이 지나면 날리지 않기 때문에 대보름이 되면 ‘액(厄)연 띄운다.’ 하여 연에다 ‘厄’자 하나를 쓰기도 하고, ‘送厄(송액)’이니 ‘送厄迎福(송액영복)’이라 써서 날리고는 얼레에 감겨 있던 실을 죄다 풀고는 실을 끊어서 연을 멀리 날려 보낸다고 합니다. “하늘 높이 날아라. 내 맘마저 날아라. 고운 꿈을 싣고 날아라.” 저도 모르게 부르게 되는 노래. 노래 따라 고운 꿈을 싣고 높이 날아가길 바랍니다.

흥겨운 농악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용트림하며 날아오를 것 같은 용의 형상을 담은 용기(龍旗)가 펄럭입니다. 용기(龍旗)를 든 기수들의 모습에서 장엄함이 느껴지는데요, 전주기접놀이패가 세냇가에 모였습니다. 달집을 에워싼 시민들의 어깨가 들썩들썩 흥겨움에 휩싸입니다.

전주기접놀이는 오래 전부터 전주시 삼천동과 평화동의 여러 마을에서 내려오던 마을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여 즐기는 집단놀이입니다. 백중날에 다른 마을의 초청에 의해 술맥이굿을 벌이며,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각 마을의 단결을 다짐하며 열리던 놀이로 공동체적 가치를 가진 놀이입니다.

이러한 전주기접놀이의 문화적 가치를 전승하고 보급하기 위해 1998년 전주기접놀이보존회를 창립하고 지속적인 활동으로 전국민속경연대회 대통령상(2016년)을 수상하였으며, 제3회 세계슬로어워즈(2019년) 수상,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63호(2018년) 지정 등의 성과를 내며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전주기접놀이를 보고 있노라면, 감히 따라할 수 없는, 흉내 낼 수 없는 경이로움이 느껴집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에 대한 자랑스러움에 가슴은 벅차오르고, 숙연함 속에서도 주체할 수 없는 흥이 차오릅니다.

전주기접놀이 시연이 끝나고 오곡밥 나눔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오곡밥에는 그 해의 곡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데요, 따뜻한 찰밥을 나누는 시민들의 마음이 풍요롭기를 기원했습니다.

식전기념행사에 이어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맞춰 ‘달집태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달집태우기는 액운을 막고 소원을 기원하는 전통 세시풍습으로 달집이 활활 잘 타오르면 풍년이 들고 금세 꺼지면 흉년이 든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나무 가지 등을 쌓아 올린 달집에는 시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적힌 소원지가 걸렸습니다.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만사형통을 소원하는 달집태우기. 세냇가에 함께 한 시민들과 “망월이야”를 외치며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 액운을 태우고 만복을 기원했습니다.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을 즐기며 시민들과 함께 한 달집태우기. 망월형통! 보름달에게 소원을 빌었으니, 한 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묘년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written by 유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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