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블로그기자단]지하 2층에서 꽃피는 예술,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
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김현정
※방역수칙을 모두 지킨 후 취재하였습니다.
지하 2층에서 꽃피는 예술,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
김성태 <냇물에 가라앉는 낫> (전시기간: 3.24.~ 4.1.)
송파구 곳곳에는 갤러리들이 많습니다. 잘 알려진 곳들도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몰라서 못 가는 전시장도 있어요. 그중 하나가 잠실새내역 부근에 자리한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입니다. 대로변에서는 간판도 볼 수 없으니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어요.
1층 커피숍 왼편으로 꺾어지는 골목 아래에 포스터 한 장이 붙어 있습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 포스터예요. 어쩌면 이 포스터를 보고도 전시를 알리는 걸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골목 끝에 보이는 간판이 전시장을 알려줍니다.
하얀 동그라미와 검은 동그라미가 연속으로 그려져 있고, B2라는 글자만이 적혀 있는 이곳이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이에요. 청년작가를 지원하는 전시장으로 작년 9월에 개관한 터라 아직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공공’이라는 이름은 ‘퍼블릭’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이곳의 주소가 송파구 올림픽로 100이라서 ‘00’ 공공이기도 합니다. 비어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어요.
효창타워 지하 2층에 자리하고 있어서 한참을 계단을 내려갑니다. ‘여기에 전시장이 있다’고 하는 의문을 가지고 내려가면서 만나는 이런 상징적인 기호가 감각적으로 느껴집니다. 8년 동안 유휴공간으로 버려지다시피 했던 장소가 ㈜효창의 후원으로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는데요, 갤러리로 활용되면서 이 공간도 생명을 얻었다고 합니다. 8년 넘게 나가지 않던 임대가 이루어져 5월에는 아쉽지만 갤러리가 다른 장소로 이전한다고 해요.
지하 2층 전시장에는 지금 김성태 작가의 <냇물에 가라앉는 낫>(3.24.~4.1.)이 열리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의 4번째 전시예요. 김성태 작가는 중앙대 조소과를 거쳐 무사시노미술대학 대학원 조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13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일본에 거주하며 좁은 공간에서 작업해야 하는 작가는 종이와 테이프로 형태를 만들어가면서 이동과 보관이 편리하고 가변적인 걸 만들었다면, 한국으로 와서는 그 안에 우레탄폼이 채워지며 묵직한 형태로 변했습니다.
단단한 시멘트로 마감되고 거친 표면을 가진 작품으로 재탄생했죠. 한국에서 작업하다가 일본에서 유학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작가에게 작품의 보관과 이동 등은 큰 숙제이었을 겁니다. 부피가 크고 무거우면 움직이기 힘들도 보관도 힘들었을 테니까요.
나무 토막 형태가 보입니다. 실제 나무를 기둥 삼아 형태를 만들어 갈 텐데요, 그 과정에 쓰인 나무는 버려지거나 소멸되지 않고 그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 옆에 있는 브론즈 작품도 예전에는 세워진 나무기둥과 같은 모습이었을 겁니다.
또렷하게 잘린 단면에 검은 흔적이 보입니다. 고열에 의해 기둥이었던 나무가 숯으로 변한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작품은 전시를 거듭하고 공간을 이동하면서 작가의 생각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합니다. 한번 만들어진 형태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모습의 작품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거죠.
이런 나뭇가지 작품도 원래는 투명한 아크릴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철사 뼈대가 드러난 검은 나뭇가지로 변했습니다.
작가 자신의 얼굴을 본 뜬 가면입니다. 보통은 깔끔하게 정리된 가면만이 작품으로 전시될 텐데요, 그 과정에서 이용된 거푸집 같은 도구도 제거되지 않고 작품으로서 역할합니다. 시작과 끝이 정해진 게 아니라 언제나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작품들인 듯했습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은 공모를 통해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데요, 1인전, 2인전, 단체전 등 장르 제한도 없고요, 지원자격 나이, 학력, 경력, 국적 제한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공모 공고가 뜨면 지원해서 전시의 기회도 잡아보시길 바랍니다.
4월에는 공모전에 선정된 다른 작가들의 전시, <김민진, 진희원 2인전>(4.9~15), <김연우 개인전>(4.18~30)이 예정되어 있으니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에서 봄나들이 즐겨보시길요.
<프로젝트스페이스 공공>
* 주소: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100, 지하 2층
* 운영시간: 12~19시,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전화: 02-6246-3010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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