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라이프'라는 보도사진 분야의 유명한 잡지사는 20세기 현대사에서 굵직굵직한 사진들을 찍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으며 사진기자들은 전 세계에서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잡지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제2차 세계대전, 6·25 전쟁, 베트남 전쟁, 기타 수많은 지역 분쟁 등을 담았으며, 그 사진들은 생동감이 넘치면서 감동을 선사해 주기도 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대전엑스포광장 입구에 있는 아트센터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세월을 필름 카메라와 함께 했는데요. 이제는 사진을 출력하지 않고 디지털의 형태로 간직하게 된 시간도 오래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집에 가면 하나씩은 있을법한 앨범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시대의 아이콘'이라는 마릴린 먼로의 사진도 여러 장 이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정확하게 어떤 대상을 포착해서 찍는다고 하더라도 사진가의 태도와 의지가 투영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사진은 공간이나 인물을 현실에서 분리시키기도 하며 영광의 찰나를 포착하여 남겨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과 누군가를 기억하고 싶은 사람의 삶이 겹쳐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사랑의 모습이 되기도 하고 가족이 모습이 되기도 합니다. 연인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네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시간을 같이 보냈던 사람들의 기억이 문득문득 연상되기도 합니다.

삶의 이야기가 그 시대를 대변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도 하고 사진가의 의도와 달리 유명해지기도 합니다. 이곳에는 라이프에서 뽑은 101장의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스트롬볼리'라는 영화를 촬영하는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 작가 서머셋, 어니스트 헤밍웨이, 잔을 채우고 있는 마릴린 먼로, 파블로 피카소, 윈스턴 처칠, 존. F. 케네디, 알버트 아인슈타인, 체게바라 등 수많은 유명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이는 것은 사진이지만 대상이 아니라 이야기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라이프에 담긴 사람들의 사진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사진기자들을 선발하는 것만큼 취재기자나 기사 편집자들을 엄선하여 뽑았던 '라이프'는 오랜 기간 동안 가장 인기를 누린 미국 잡지 가운데 하나였으며, 많은 잡지들이 모방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체게바라의 모습도 보이네요. 체게바라의 일대기를 쓴 책을 읽은 것도 정말 오래되었습니다. 체게바라는 자유의 상징이며 저항의 본질이기도 했었던 사람입니다.

지금 두 손을 들어서 네모난 사각형을 만든다면 그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모습이 있을 것입니다. 삶은 그렇게 손가락 사이에 들어가 있는 모습만큼 좁혀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진이라는 결과물로 나오게 됩니다. 작은 뷰 파인더로 보는 세상은 한정적이지만 그만큼의 기억만큼 남게 되는 것입니다.

잡지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이야 잡지를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온라인 형태로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제 콘텐츠도 돈을 주고 구독해야 되는 때에 이르렀습니다.

사진과 매거진이 갖는 전문성과 그 전문성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커뮤니티가 오랜 시간 잡지가 가졌던 사회적 힘의 본질의 미래를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시 '삶의 레이어'라는 주제로 돌아왔습니다. 사람은 현재를 살아가지만 '과거의 레이어'와 '미래의 레이어'가 중첩되면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저도 이날은 삶에 충분히 다가가 보았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충분히 다가가는 것인지 정의는 내릴 수는 없는 것이 삶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에 다른 사람의 '삶의 레이어'가 자신에게 덧입혀져서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대전에서 이런 사진전이나 전시전이 많이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3월의 따뜻함이 이제 온기가 돌기 시작할 겁니다.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아트센터

전시기간 : 2022년 11월 25일 ~ 3월 5일

입장료 : 성인 (15,000), 청소년 (11,000), 어린이 (9,000)

{"title":"봄의 초입에서 만나본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source":"https://blog.naver.com/storydaejeon/223032537197","blogName":"대전광역시..","blogId":"storydaejeon","domainIdOrBlogId":"storydaejeon","logNo":223032537197,"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