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한글한마당 방문후기

권영리 기자

의왕시는 도서관과 책이 마중물이 되어 지역사회와 시민에게 한글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고,

민-관-학이 협력하여 한글축제와 문화를 연계·확산함으로써

‘한글의 맥을 잇는 의왕’을 추진하기 위한 [의왕한글이음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방문하시면 쉽게 보실 수 있는 ‘한글이음퀴즈’도 그 중 하나이고

가을이면 한글날을 기념해 한마당 축제를 진행하는 것 역시 이 사업의 하나입니다.

올해는 10월 12일에 갈미한글공원에서 제12회 의왕 한글 한마당‘이 개최되었습니다.


‘의왕한글한마당’시민과 도서관이 함께하는 한글축제

한글의 역사와 유래, 한글을 빛낸 인물과 한글의 문화 등을 소개하고 체험하는 장(공연, 행사, 체험, 전시 등)입니다.

잦은 비로 인해 장소가 변경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한글한마당이 치러지는 동안에는 소강상태가 계속되어 무사히 행사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11시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11시 30분부터 여러 한글 체험 부스가 열리면서 본격적인 축제가 열렸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놀러오신 분들이 많았는데,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곳곳에 돋보였습니다.

의왕시 작은도서관들과 새마을문고 의왕지부 등에서 준비한 체험 부스들을 방문해 보았는데

매 부스마다 어린이 체험객들로 분주했습니다.


춤추는 가나다라라는 주제로 ‘우리말 타이포그래피 에코백 만들기

(한글이음 책마중 강사 동아리 이음책방)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훈민정음 한글비누 만들기:세종대왕’(글누리작은도서관), ‘누름꽃 우리말 책갈피 만들기’(진달래아파트 작은도서관)도

예약이 필요한 인기있는 체험 공간이었습니다.


액막이명태, 한글풍경, 열쇠고리 만들기(들고지작은도서관)도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하는 체험이었습니다.


반대편에는 ‘집현전 학자의 하루 : 훈민정음 서문 쓰기 및 의상 체험’(안양대 국어문화원) 코너가 있었는데,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열풍으로 인기있는 갓과 도포를 직접 입어보고 기념촬영을 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 옆으로는 ‘자음으로 만나는 주령구 놀이’(삼동별별학습마을)가 한창이었습니다.


새마을문고 의왕시지부가 주관한 체험부스에는 ‘신구 도서 교환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2020년 이후 출간된 헌 책 3권을 가져오면 새 책 1권과 교환해주는 곳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한글 투각등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 역시 많은 분들의 참여로 (당일)예약이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그 옆에 따끈한 어묵을 파는 주전부리 코너도 있었고, 혹시 모를 응급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도 상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처치가 필요한 분들을 위한 구급 코너는 축제마당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체험부스 외에도 정자 및 노천 계단 등에 여러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계단에 있는 손글씨 전시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글씨 뿐 아니라 문장들도 좋았고 바람에 날리는 풍경까지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켰습니다


.잔디밭 한 켠에 설치된 시화전시도 잠시 멈춰 서서 감상해 보았습니다.

오후 3시에는 기념식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내빈과 시민들을 모시고 식전공연, 기념사, 훈민정음 서문 낭독, 공연 등이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식전공연으로 열린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학생들의 밀양오복춤은 보는 내내 신이 나 저절로 몸이 움직이고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보면서, 오늘 비가 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공연에 이어 본격적인 기념식이 진행되었는데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내빈인사, 기념사 축사가 있었습니다.

내빈 중에는 세종대왕님(코스튬)도 참석하셔서 시민들에게 웃음을 주었고

축사는 세종대왕의 넷째 아들인 임영대군의 19대 종손께서 해주셨습니다.


한글은 세계의 모든 문자 중 창제자와 창제 일자가 밝혀진 유일한 문자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새삼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훈민정음 해례본을 낭독할 때는,

어렸을 적 많이 보고 들었던 내용이지만 어쩐지 특별하게 와닿아

(식상한 표현이겠지만 그럼에도 진심으로) 세종대왕님의 애민정신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말과 달라

한자로는 서로 잘 통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으로

어린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것을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데

편안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1446년, 세종 이도


이어서 ‘한글문해교실’을 수료하신 어르신께서 직접 지으시 자작시 낭송이 있었는데 들으시는 분들 모두가 숙연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제일 좋은 일

한글을 몰라서

일부러 잘 배운 사람이랑 결혼했다.

생선 장사 야채 장사

수학은 몰라도 돈 계산은 내가 일등!

일곱 식구 먹여 살린 81년 인생

이제는 나 혼자 산다

모든 짐 내려놓고 훌훌 자유로이

지금 내 인생에서 제일 좋은 일

복지관 가는 일

월요일은 한글

화요일은 산수

복지관 가는 날만 기다려

인생에서 제일 좋은 일

배우는 일

한 자 두 자

더듬더듬 읽어도

맨날맨날 행복해

내 소원은 이제 하나

받침 두개 있는 글자를 술술 쓰는 것

임열


다음은 왕곡어린이집 어린이들이 함께 합창과 율동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귀여운 아가들

그야말로 천사들의 합창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금모래’님의 해금 연주가 있었는데,

속담을 소재로 직접 자작한 ‘소문’이라는 재즈풍의 해금 병창이었고

이어서 ‘태평가’까지 총 2곡의 국악연주가 있었습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함께 한 모든 분들이 강강술래를 함께 하였습니다.

문지기놀이, 꼬리따기, 손치기발치기 등을 함께 하며 다함께 즐기며 오랜만에 신나는 전통놀이를 하며 모든 순서는 끝났습니다.


갈 때는 마실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출발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무언가 기분좋은 에너지로 가득 찬 느낌이었습니다.

이 풍성하고 멋진 축제를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title":"의왕한글한마당에 다녀와서","source":"https://blog.naver.com/yesuw21/224043438626","blogName":"의왕e야기","domainIdOrBlogId":"yesuw21","nicknameOrBlogId":"의왕 예스왕","logNo":224043438626,"smartEditorVersion":4,"cafeDisplay":true,"meDisplay":true,"blog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fal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