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인생참말로고맙데이" ,칠곡약목가시나들벽화거리
계절중겨울은외로움의상징이지않을까합니다. 길에 흔히 보이는 나무도 다른 계절에는 나뭇잎과 꽃과 열매가 한창인데 겨울만 되면 모두 떠나가고 가지만 덩그러니 찬 바람을 맞고 서 있습니다. 간혹 바람이라도 지나가면 잠시 붙잡아 이야기라도 나눠볼까 바람을 붙잡은 가지는 파르르 떨립니다.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올 걸 알고 있지만 겨울의 외로움은 확실한 미래에도 지금이순간은힘이들때가있습니다.
너무 자주 바뀌는 사회패턴으로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 힘든 요즘입니다. 지나간 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이제 그만 멈추고, 현재의 내 삶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 다가올 봄을 맞이하면 어떨까요? 그리곤, 이 겨울이 가기 전 잠시 시간이 난다면 살아온 날만큼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칠곡가시나들을 만나러 칠곡군 약목면으로 향해보세요!!
칠곡군 약목면 두만천 주변에는 화려한 빛깔을 자랑하며 칠곡가시나들 벽화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차를 타고오셨다면 남계교를 건너 두만천옆에 위치한 넓은 주차장으로 오시면 주차가 편리합니다.
두만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반갑게 “여온나 찍자”라는 정감 어린 문구가 보이는 포토존이 있습니다. 웃는 사람, 눈감은사람, 브이하는사람등... 내뒤로 정겨운얼굴들이 사진에 함께 담깁니다.
이곳 두만천 200 m 구간에는 2019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가시나들”의 실제 주인공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을 모티브로 제작된 벽화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팔십이라는 나이에 시작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무색할만큼 위트있고 재치넘치는글과 그림들을 읽고가느라발걸음은 느려집니다.
이곳은 칠곡군 평생교육 사업으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배움의 길로 들어선 할머니들의 지극하고 애틋한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기획된 벽화거리라고 합니다.
시와 그림이있는 칠곡 가시나들 벽화거리는 총 7구간으로 나누어져있습니다.
할머니들의 인생 여정을 담은 길로 “인생 참말로 고맙데이”라는 메시지로 시작하는 거리는 소녀, 사랑, 기다림,추억,이제 장성한 자식이 엄마를 걱정하는 우리 엄마,그리고 할매들의 재치있는 입담 구간으로 마무리합니다.
마당에도래꽃이만타.
영감하고 딸하고 같이살던
우리 집마당에 도래꽃이만타.
도래꽃 마당에 달이뜨마,
영감 생각이 더마이난다.
예쁜 것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더 그립다는 마음이 전해지는 시를 읽으며 따뜻해지는 마음을 품고 걸어갑니다.
할매 입담이 가득 담긴 벽화 앞에서 한참 동안 읽고, 미소 짓고를 반복합니다. 할머니들의 재미있는 일상이 상상됩니다.
두만천에 아름다운 윤슬이 반짝 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가시나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험난한 시대에 살았던 할머니들은 이제야 자기 소리를 낼 수있는 기회가 생겨나자 각자 개성있는 목소리를 토해냅니다.
시대에 밀려 가난에 밀려 배우지 못해 서러웠던 시절을 뒤로하고 맞춤법은 간혹 틀리지만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웃기도 하고 눈물 짓기도 하고 가슴 한 편이 찡해옵니다.
한글을 깨우친 것도 모자라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담긴 “시가 뭐고?”라는 시집도 발간해 숨겨뒀던 재능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원작자 이름을 딴 할머니 폰트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개성 있는 글씨체의 할머니 다섯 명을 선정하여 한글과 영문 폰트로 제작해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으로 배포 되었다고 합니다.
칠곡할매글꼴이란?
경상북도 칠곡군에서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배우신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한글을 깨우치고 지금껏 마음속 담아둔 이야기를 글로 가족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성인문해교실 참가 할머니들이 새로운 도전을 했습니다. 할머니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글꼴을 폰트로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4개월간 한명당 2천장의 종이에 연습한 끝에 각각의 폰
트가 완성되었습니다. ‘할매의 마음’이 담긴 ‘폰트’를 나눕니다. 폰트 : 글자의 모양이라는 뜻으로 종류와 크기가 동일한 활자
한 벌을 가리키는 단어
https://www.chilgok.go.kr/portal/contents.do?mId=0404070100
늦게 배운 글씨에 신이나 적고 또 적는 할머니의 글은 맞춤법은 다 틀렸지만, 그 마음은 무엇을 말하려는지 눈에쏙쏙들어옵니다.
할머니가 사시던 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재연된 그림이 정겹습니다.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나올 것 같은 생생함이살아있습니다.
할머니들의 즐거운 일상이 엿보이는 벽화에 행복함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하하호호 웃고 있는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한 착각에 빠집니다.
벽화거리가 끝나는 곳에는 마을로 이어지는 터널이 있습니다. 자칫 어둡고 습한 터널에 벽화를 그리고 전등을 달아 안전한 약목 안심 귀갓길이 되었습니다.
마을 안에도 보기 좋은 벽화가 있습니다.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함께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 그림입니다.할머니를 닮아 똑똑한 학생이 되겠네요.
버려지면 쓰레기인 것을 재활용해서 예쁜 우편함이 되었습니다. 비가 오면 비도 가리고 색깔도 보기 좋은 우편함은어느센스쟁이의솜씨일까요?
약목전통시장 쪽으로 걸어갑니다. 약목시장은 3일과 8일에 서는 5일장으로 이날은 장이 서지 않아 시장이 조용합니다.
지난번 장날에 와서 사먹었던 도넛 맛이 입에 맴돕니다.장날에 맞춰 다시 한번 와야겠습니다.
약목 여행을 끝내고, 주차장으로 걸어갑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끈따끈해져 잠시나마 마음에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이 겨울, 약목면 칠곡가시나 벽화거리를 걸으시고, 위안과 사랑을 얻고 가시는건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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