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역사여행 - 익산 이리역 폭발사고 추모탑 방문

11월 11일 하면 여러분은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빼빼로데이를 생각할 것입니다. 친구 간 동료 간 연인 간에 맛있는 과자를 나눠 먹으며 평소의 고마움을 표현하는 날을 떠올리는 것도 굉장히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11월 11일은 누군가에겐 굉장히 힘든 하루였단 것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착한 여행을 떠나 지금으로부터 46년 전인 1977년 11월 11일 익산역에서 발생한 폭발사건을 되돌아보려 합니다.

이리역(현재 익산역) 폭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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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역 폭발사고는 1977년 11월 11일 이리역(현 익산역)에서 발생한 열차 폭발사고를 말합니다. 당시 인천에서 출발한 한국 화약 주식회사의 화약 열차가 폭발물(다이너마이트 914상자 22톤, 초안폭약 100상자 2톤, 도화선 1톤 등)을 싣고 이리역을 거쳐 광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화약류 열차는 역내 대기시키지 말고 직통 운행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급행료라는 명목의 뇌물을 낸 다른 열차들이 먼저 통과하면서 이리역 4번 입환 대기선에서 40시간가량 대기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당시 한국 화약 주식회사 호송 직원 신무일씨는 이리역에 항의했음에도 묵살당하고, 결국 신무일씨는 이리역 앞 주점에서 음주 후, 열차 안에서 잠이 들었는데 그때 화약 상자 위에 켜둔 양초가 화약에 옮겨붙으면서 폭발사고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해당 폭발사고로 인하여 사고 지점엔 깊이가 15m, 직경 30m의 큰 폭발 구덩이가 생겼고, 총 1,402명에 달하는 인명피해와 역 반경 4km 이내 건물 9,530여 채 파손되어 77년도 기준 약 61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좌) 1977년 이리역 모습, (우) 이리역 폭발사고 당시 모습

이리역 폭발희생자추모탑

폭발사고 이후 익산역 내에 폭발사고 추모비가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현재 해당 추모비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놓여 있다고 하여 역 광장 내로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익산역 동부광장 쪽으로 쭉 들어가다 보면 익산 열차승무사업소가 나오는데, 사업소 옆쪽으로 흰색 펜스가 쳐진 쪽문으로 들어가다 보면, 승무원 숙소가 나오고, 숙소를 끼고 왼쪽으로 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쭉 가다 보면 홀로 외롭게 서 있는 이리역 폭발 희생자 추모탑을 맞이하게 됩니다.

추모탑을 가까이 다가가 보니, 탑 아래쪽에 당시 폭발사고의 당시의 모습과 그 이후 희생자의 추모 광경, 이재민들의 재건을 위한 활동 모습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모탑의 양쪽 벽면에는 폭발사고 당시 사망자 명단과 그들을 기리는 시인 최윤경 씨의 재난의 길목에서라는 시가 적혀있었습니다.

(좌) 이리역 폭발사고 사망자 명단, (우) 이리역 폭발희생자추모탑 추모 시

이리역 폭발사고 이후,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신무일씨는 검거되어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고, 한국 화약 주식회사는 위로금 명목으로 약 90억 원의 보상금을 내놓았으며, 이후 정부는 <새 이리 건설 계획>을 통해 역 주변을 정리하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지금의 익산역은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많은 사람이 오가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 한편으로 안도감과 다른 한편으론 지금 우리에겐 당연한 하루가, 그땐 아주 힘든 하루였을지도 모른다는 미안함이 들곤 합니다.

물론 당시의 사람들에게 우리가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순 없지만, 당시의 아픔을, 우리의 잘못을, 무책임함을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하는 것이 가장 따뜻한 위로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11월 11일은 다치지 않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자는 의미를 담아 주변 사람들을 챙겨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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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형진 기자

사진 = 익산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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