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김영문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처럼 한 1년 살아보면 어떨까, 살 수 있을까, 3도4지(3일은 도시살이, 4일은 시골살이) 지역살이 꿈을 잠시 품은 적이 있어요. 영화 속 주인공이 만들어 먹던 음식도 눈에 선합니다. ​밭에서 방금 따온 오이로 만든 오이채 냉콩국수로 여름 한 끼 식사를 하고, 모처럼 찾아온 친구에게 직접 담근 막걸리에 배춧잎전을 곁들여 대접하고, 추수가 끝난 뒤 가을을 갈무리하는 먹거리로 만들던 보늬밤 조림까지.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제가 꿈꾸었던 지역살이를 낭만적으로 보여줍니다.

완성된 보늬밤

저도 영화 주인공처럼 매년 11월마다 연례행사처럼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생강청 만들기와 사과잼 만들기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날씨 때문에 사과가 너무 비싸져서 낙과나 못난이 사과로 만들어 먹던 사과잼을 올해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사과 3개에 1만 원씩이나 하는데 그건 생과일로 먹기도 비쌉니다. 대신 올해부터는 보늬밤 만들기를 하려고 합니다.


생밤

밤을 맛있게 먹는 방법 첫째는 아무래도 군밤이겠지요? 군밤은 누구와 언제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 그 맛이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맛있는 밤은 아마도 보늬밤 조림이지 않을까 싶어요.

따뜻한 물에 생밤 담가놓기

'보늬'는 우리말로 밤이나 도토리같이 겉껍질이 있는 나무 열매 속에 있는 얇은 속껍질을 뜻합니다. '보늬밤'은 보늬 속털째 먹는 밤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말하는 보늬밤은 속털째 조린 밤을 말합니다. 보늬밤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시간과 정성이 수반됩니다.


보늬밤 만들기 위한 재료는 3가지입니다. 생밤, 식소다, 설탕. 여기에 간장과 럼주를 넣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간장과 럼주는 생략했어요.

✔보늬밤 만들기 재료

❶ 생밤: 2kg

❷ 식소다: 4큰술

❸ 설탕: 1kg (생밤의 1/2)

❹ 소금 1큰술

설탕의 양은 기호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많이 넣을수록 달겠지요. 너무 단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적게 넣는 것을 권해요. 설탕은 단맛을 내기도 하지만 보관을 위해서도 사용합니다. 설탕을 적게 넣으면 냉장 보관을 하는 게 좋아요.


✔보늬밤 만드는 순서

❶ 밤 껍질 벗기기

뜨거운 물에 밤을 30분 정도 불린 다음 껍질을 까면 잘 벗겨집니다. 밤 껍질 벗기기는 까다롭고 힘들어요. 밤 껍질이 단단하고 매끈해서 칼이 잘 안 들어가요. 그렇다고 군밤 만들 듯 칼집을 넣어서는 안됩니다. 여러 차례 삶고 조리는 과정에서 알맹이가 부서질 수 있어서예요. 물론 밤 조각들은 갈아서 잼처럼 구운 빵에 발라 먹어도 됩니다. 빵집에서 파는 가을 시즌 메뉴 몽블랑은 보늬밤 만들기와 같은 과정을 거치고 갈아서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껍질을 벗긴 밤

❷ 밤 삶기

깐 밤이 모두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끓입니다. 이때 분량의 소다를 넣고 끓입니다. 소다를 넣는 이유는 보늬를 부드럽게 벗겨내기 위해서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한 후 30분 정도 더 끓여요. 빨갛게 밤색이 우러난 물을 버리고 맑은 물로 헹구기를 3회 정도 합니다. 헹굴 때 밤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삶은 밤이기 때문에 잘 알맹이가 부서질 수 있어요. 끓이고 헹구고 다시 끓이고 헹구는 과정을 3번 반복합니다.


❸ 밤 조리기

밤2kg + 설탕(밤 양의 1/2)+소금 1T스푼을 넣고 밤이 물에 잠길 정도로 끓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30분 이상 더 끓여 조려줍니다.

❹ 병에 보늬밤 담기

밤을 졸이는 동안 보늬밤을 담아둘 유리병을 열소독해 둡니다. 유리병에 뜨거운 밤을 넣고 조린 국물도 함께 넣어요.


❺ 보관

보늬밤을 담은 병이 차게 식은 후에 냉장 보관합니다. 병이 뜨거울 때 옮기기도 어렵지만 갑작스런 온도차는 병에 금이 가거나 아예 깨질 위험도 있어요. 잘 조린 보늬밤은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30일 정도 숙성하면 단맛과 밤맛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맛이 더 깊고 풍부해집니다.

완성된 보늬밤

2023년 제조한 보늬밤

❻ 팁

보늬밤을 다 먹은 후 남은 국물은 버리지 말고 따뜻한 우유를 넣어 보늬라떼를 만들어 먹어도 좋아요. 또는 조림 음식을 만들 때 보늬밤 국물을 넣어 음식 맛내기를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추운 겨울, 간단한 재료로 보늬밤 만들어보세요😊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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