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

봄꽃 소식으로 온통 황홀했던 계절의 여왕 5월도 어느덧 저물었습니다.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두 봉씩 총 여섯 봉을 오르고, 5월에는 운문산을 완등하면서 영남알프스 7봉, 해발 1000고지의 산들을 올해까지 5년째 모두 완등했습니다.

돌아보니 그동안은 완등을 위해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산 능선이의 아름다운 그늘을 바라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다녔던 기억이 아쉬워 초록빛 가득한 봄날, 이제는 오롯이 '산을 바라보는 시간'으로 산행을 계획하고 그 첫 번째로 '신불산(1,159m)'을 선택했습니다.

▲등억 임도 입구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문득 올려다 본 하늘,

공지천으로 부대끼는 햇살이 너무 좋아서 떠/나/야/겠/다, 싶어 등산 배낭을 꾸립니다.

매번 최단 코스를 찾아 산행을 했는데 이번에는 시간은 길어도 천천히,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코스를 찾다가 간월산을 오르는 등억 임도 코스를 들머리로 정했습니다.

등억 임도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지나 간월산 자연휴양림 가기 전 간월산 안내 표지판이 나오면 좌회전하면 됩니다.

신불산 산행

등억 임도 - 간월재 - 신불산 정상 - 간월재 - 등억임도

원점회귀, 왕복 약 11km, 6시간 30분 소요

초입부터 시멘트 임도를 따라 걸으며 음악도 듣고, 새소리도 들으며 천천히 간월재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30분 정도 완만한 S자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 걸어가면 오른쪽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간월공룡능선 이정표가 나오는데요. 이 구간은 힘든 바위를 타며 간월산 정상으로 향하는 험한길입니다.

간월재 방향으로 다시 20여 분 올라가면 간월 산장, 영남알프스 웰컴복합센터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게 됩니다.

예전에는 이 임도가 지루하다고 느껴졌지만, 혼자 걷는 길에서 마주하는 초록의 유혹에 빠져 지루할 틈도 없이 쉬엄쉬엄 걸음을 옮겨봅니다.

안내 표지판을 보면 S자 모양으로 꺾인 길을 11번 굽이 돌면 간월재에 도착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갈림길에서 1시간 정도 꺾인 길을 걸으니 드디어 간월재 언덕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식수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서 안전하고 여유로운 산행을 이어갑니다.

간월재에 올라 이정표를 살펴보면 등억 임도에서 이곳까지 약 4km 정도 걸어왔습니다.

목적지인 신불산까지는 약 1.6km의 산행이 더 남아 있습니다.

▲간월재 휴게소(2012.01.1. 개장)

간월재 휴게소

✅위치 /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산 181

✅이용 시간 / 10시 ~ 16:30

✅연중 무휴(설·추석 명절 당일 휴무) / 동절기에는 일부 시간 변경될 수 있음

✅이용 문의 / 052-229-9590

✅실내·실외 간이 테이블 편의시설 있음

✅판매 물품 / 간식류, 빙과류, 잡화류, 과자류, 음료수 등 판매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숨도 고르고 간단한 간식을 섭취하면서 휴식할 수 있는 곳입니다.

내부에 있는 음료수 자판기는 현금은 불가하고, 카드로만 결재 가능합니다. 휴게소 내부에는 자동심장충격기(AED)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간월재 휴게소 뒤편으로 나 있는 길은 간월산으로 향하는 방향입니다. 탁 트인 조망을 안고 이 길을 따라 약 0.8km 정도를 오르면 간월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주말 간월재 풍경(개인 소장 사진)

간월재는 가을이면 억새가 바람에 춤을 추고 바람이 노래하는 하늘이 가장 가까운 공연장, 울주오디세이가 열렸던 공간입니다.

▲울주오디세이(개인 소장 사진)

2010년부터 시작된 '울주오디세이' '하늘이 열리는 날, 100만 평의 억새평원에서 개최되는 특별한 산상음악회'로 행사 장소와 날짜는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습니다.

▲간월재(해발 900m)

영남알프스의 관문이라 불리는 '간월재'는 신불산(해발 1,159m)과 간월산(해발 1,137m) 두 형제봉 사이를 이어주는 아름다운 언덕으로 국내 최대의 억새 탐방로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가을이면 서걱 바람에 일렁거리는 억새 물결에 넋을 잃는 곳이기도 합니다.

옛 선인들은 '왕방재' 또는 '왕뱅이 억새만디'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동안 여러 번 간월재를 올랐지만 간월재 인증 사진은 처음 남겨본 날이었습니다.

첫 기록사진으로 더 오래도록 특별하게 남을 듯합니다.

대한민국 국유림 100대 명품숲 선정

✅2023년 10월 7일 / 휴양을 즐기기 좋은 숲으로 선정

✅34ha에 달하는 억새숲

간월재에는 울산 12경 중 4경인 신불산 억새평원이 펼쳐져 있고, 울주 신불산 억새숲은 대한민국 국유림 100대 명품숲에도 선정되었습니다.

산림청에서 세운 안내 표지판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느리게 걸어가는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소개도 있습니다.

름 아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숨 막히듯 힘겹게 느껴지시거든

이곳 신불산 간월재에 올라오시라

-신불산 간월재, 최병암

시인의 글로 마음의 위로를 받습니다.

▲간월대피소

간월재 휴게소 정면을 바라보고 왼쪽 100m 지점 <간월대피소>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간월산, 신불산 산행을 하시는 분이나 영남알프스 7봉 완등 인증을 하시는 분들은 통제구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황금빛 억새 액자를 테두리 삼아 사진 한 장 남겨봅니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목도 축이고 간월대피소 화장실도 다녀오고 이제 신불산을 오르기 위해 다시 간월재에 섰습니다.

간월재에는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이 있는데요. 2019년~2020년까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장소이고 '예진 spot'이 있습니다.

가야 할 신불산을 바라보며 구름과 하늘, 초록빛 등산로를 배경으로 동행한 울산큰애기와 '산스타그램'용 사진을 남겨 봅니다.

바쁠 일도 없고, 그동안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거칠게 오르기만 했던 산행이 아니기에 충분히 쉬어갑니다.


그렇게 한참을 간월재에서 억새와 하늘을 벗 삼아 사진도 남기고 쉬었다가 신불산을 향해 느린 걸음을 옮겨 봅니다.

오르던 길에서 다시 뒤돌아보니 간월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걸어온 시간들이 담긴 풍경을 바라보며 등 뒤로 밀려난 풍경에도 그리움이 있다는걸 느낍니다.

초록빛 숲길, 나무 계단을 천천히 오르고 이어지는 약간 가파른 바위를 밝으며 걸음걸음에 힐링이 담깁니다.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초록빛을 내뿜는 나뭇잎들과 인사를 건네며 오르는 길에 마음이 싱그러워집니다.

무한한 규격의 하늘 캔버스에 가득 담겨진 몽글몽글한 구름,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산허리, 초록의 숨결을 머금은 나무들...

이 풍경 속에서 '힐링'이라는 단어를 찾아냅니다.

간월재에서 30분 정도 오르면 나무 벤치와 데크길이 나오고 완만하게 조금만 더 오르면 힘든 구간은 끝이 났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붉게 핀 철쭉이 반겨줍니다. 정상부 아래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철쭉은 6월 초까지도 분홍빛 세상을 허락할 듯합니다.

철쭉 군락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다 보니, 드디어 신불산 정상을 만났습니다.

지난번 발대식에서 받은 울주 매트를 들고 정상 인증 사진을 찍어봅니다.

신불산 정상에 오신 분들께 '내 삶에 스며드는 행복 울주 ULJU'를 알립니다.

많은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말도 걸어주십니다.

신불산(해발 1,159m)

✅울주군 삼남읍과 상북면에 걸쳐 있는 산

✅유래: 신령이 불도를 닦는 산

✅태백산맥 여맥에 있으며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산들 중 하나

신불산은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1,241m), 운문산(1,188m), 천황산(1,189m) 다음으로 높으며 울산시에서는 2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도 속합니다.

▲왼쪽 5월 / 오른쪽 3월

지난 3월, 영남알프스 7봉 산행 때는 정상석이 있는 곳에 돌탑이 있었는데요. 최근에 무너졌다고 합니다.

신불산 정상에서 제가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멀리 영축산(1,081m)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곳입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도 마시고 '산스타그램'용 사진도 한 장 남깁니다.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 앞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렀습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정상에서 영축산 방향으로 걸어가면 바로 아래에 '울산 신불산 누운소나무'가 있습니다.

▲3월 / 5월

지난 3월에는 영축산에서 신불산 정상까지 정신없이 산행하면서 스쳤던 곳이었는데요. 이번 산행에서는 조금 더 가까이에서 누운소나무를 만났습니다.

▲울산 신불산 누운소나무 / 울주 귀요미 해뜨미

울산 신불산 누운소나무

✅동서방향 길이: 360cm / 남북방향 길이: 350cm / 뿌리목 둘레: 76cm

<울산 신불산 누운 소나무>신불산 정상부에 위치한 누운 소나무로 나무의 밑동 굵기가 굵고 용트림을 하는 듯 엎드린 자태의 수형이 특징적인 나무입니다.

울주군 산림공원과에 누운소나무에 대해 여쭤보니 수형이 특별하고, 거친 비바람에도 조금씩 잘 자라는 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테두리를 만들고 안내 표지판도 세웠다고 합니다.

울산 신불산 누운소나무 아래로 또 다른 신불산 정상석을 만날 수 있는데요. 2000년 1월 1일 새 아침 삼남면민들이 정성을 모아 세운 빗돌입니다.

동해의 찬란한 빛 태백의 높은 기상 품어 안은 이 빗돌,

쓰다듬고 가시는 이 새 천년 꿈과 희망 이루어질지어다.

25년이 흘렀습니다. 이 빗돌을 쓰다듬고 산을 올랐던 모든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졌기를 바라봅니다.

▲신불산에서 바라본 영축산 방향 / 영축산 방향에서 바라본 신불산

신불산 정상에서 신불재 영축산 가는 방향의 언덕인데요. 이곳 역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입니다.

신불산 산행을 할 때마다 꼭 사진을 남기는 곳인데요. 지난 3월 영남알프스 7봉 완등 시에 찍은 사진입니다.

번 산행에 그 자리에 다시 서 보았습니다.

▲2022년 산행길에서

그리운 것은 늘 등 뒤에 있다.

그래서 곁눈질하며 뒤를 돌아다보는 것이 습관처럼 변해버린 나는

여지없이 등 뒤에 남겨둔 그리움들을 셔터에 담는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길 위에 서면 내가 자연이 되고 자연이 내가 되고 천천히 걸으면 주위를 살펴볼 여유도 생깁니다.

서로 말조차 걸기 힘든 세상에 산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 친구가 됩니다.

누군가에게 '말걸기'를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건네오는 인사에 일일이 화답하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새삼 느껴봅니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어주는 곳이 '산'이 아닐까요?

좋다.

눈이 맑아진다.

마음이 온통 초록이다.

하산하는길, 산을 오를때 지나갔던 자리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똑같은 길인데 내려가면서 마주한 풍경은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초록 초록한 풍경 앞에서 이런 단순한 단어 외에는 달리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영남알프스 웰컴복합센터를 내려다보며

자연은 절대로 서두르지 않습니다.

늘 속도가 일정합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에는 '느림'을 적용했습니다.

울주군의 명품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 신불산을 다녀오면서 생긴 작은 깨달음은 왕복 11km, 6시간이 넘는 산행에 다음날 온몸에 통증이 아릿해져 왔지만 행/복/했/습/니/다.

'내 삶에 스며드는 행복 울주'에서 자연이 주는 행복을 마음껏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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