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얼굴, 거리의 예술 : 1950~60년대 한국의 외국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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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대전의 원도심이자 옛 충남도청과 대전역을 이어주는 도로입니다. 이곳에는 다양한 문화와 유산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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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테이프인 VHS와 같은 가정용 비디오 방식이 등장하면서 집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저품질의 영상이 저장된 CD와 블루레이, DVD가 나오면서 고화질의 영화콘텐츠를 개인이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대전에 1960년대에 처음와서 영화를 볼 때 보았던 포스트를 오래간만에 볼 수 있었습니다. 대전 원도심거리에 자리한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에서는 <영화의 얼굴, 거리의 예술 : 1950~1960년대 한국의 외국 영화 포스터전>이 열리고 있어서 잠시 들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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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거리의 예술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해줍니다. 그 시대의 영화를 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을 넘어서 가치관과 거리의 모습을 넘어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가 있습니다. 올해 열렸던 대전 0시 축제도 언젠가는 새로운 콘텐츠이자 영화의 얼굴로 등장할 수 있을 날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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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적지 않았던 시대에 검열이 강화되었기에 외화 수입뿐만이 아니라 포스터를 제작하거나 영화제목을 정하는 것은 많은 제약을 받았습니다. 이곳에 걸린 영화포스터를 보면 그 시대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한국보다 시장이 컸던 일본에서 영화를 먼저 개봉하고 일본 상영시 제작된 영화 포스터를 바탕으로 사용된 문구를 우리말로 번역하고 일본 포스터의 글씨체를 모방한 글씨체로 포스터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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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많이 사용되지 않았지만 한글, 일본어, 한자가 혼용되어 지금 포스터의 모습과는 다른 묘한 모습과 영화 속 배우들이 사진과 그림의 중간쯤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 걸린 영화 포스터의 제목들을 보면 영화의 내용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물론 배우들의 모습이나 영어를 한글로 번역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직관적이지는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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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걸린 포스터 중 눈에 들어오는 포스터가 있었습니다. 가스등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영어로 Gaslight라는 영화는 지금 한참 이슈화되고 있는 가스라이팅이라는 표현을 정착화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폴라는 세계적인 성악가인 이모 앨리스 앨퀴스트가 죽자 거액을 상속받게 됩니다. 유산을 노리고 폴라와 결혼한 남편 그레고리는 폴라가 남편이 선물한 브로치를 잃어버리거나 그림을 훔친 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의심하고 몰아가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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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런 관점으로 보지 않지만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50~60년대에는 한국전쟁 이후 화폐화된 거리를 화려한 색채로 장식해 주던 예술작품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대전역 거리의 첫 인상은 이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영화와 전혀 다른 모습이면서 할리우드 시대를 활짝 열었던 외국영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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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 시대의 모습이자 시대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올해 열린 대전 0시 축제는 거리의 축제이기도 하며 공연이기도 합니다. 거리의 모습이라는 것은 결국 그 도시와 사람들의 문화를 담는 공간이지 않을까요.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의 얼굴과 거리의 예술이었지만 지금은 저에게 그 현장에 있는 것은 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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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

영화의 얼굴, 거리의 예술 : 1950~60년대 한국의 외국 영화포스터

~ 202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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