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 번은 방문해 보고 싶었던 '배티성지'를 찾았습니다. 진천군을 넘어 경기도 안성으로 향하는 굽이굽이 오르막길을 오르기 전 차창으로만 감상했던 그곳입니다. '배티'는 배나무 고개를 뜻한다고 하는데요. 이곳 배티 일대의 산가지대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들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배티성지의 시초입니다.

무엇보다 '종교'와 관련된 장소이기 때문에, 천주교 신자분들이 주로 찾고 있지만, 일반인 관람객들과 여행자들도 방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배티성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대한 안내문과 '배티성지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 기념 성당'이 제일 먼저 눈에 띕니다.

특히, 이 기념 성당은 그 건축미와 함께 성당을 비추는 햇살이 운치 있는 느낌입니다. 박물관과 함게 배티성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고요.

현재 잠시 내부 사정으로 '쉼터'는 정상 운영을 하고 있지 않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일반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배티성지를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무료로 커피믹스나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계신 모습에 작은 감동을 받았네요.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이곳 배티성지에는 박해를 피한 신자 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고, 1830년대에는 제법 규모가 큰 교우촌을 형성하기도 하였다네요.

박물관 관람을 위해 배티성지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아직은 추운 2월, 그렇지만 왠지 배티성지는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잔잔하지만 차분했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요.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박해의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배티성지에서는 박물관을 꼭 들리셔야 합니다. 배티성지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천주교와 관련된 당시의 박해 사건들과 최양업 신부와 신자들의 이야기가 심도 있게 전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배티성지와 같은 전국의 많은 성지들을 둘러본 적이 있었는데요. 특히, 서산에 있는 해미성지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너무 가슴이 먹먹한 느낌이 많았던 곳인데요. 진천 배티성지 박물관도 가슴 아픈 전시공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차분히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티성지의 유래와 역사, 그리고 참혹했던 병인박해가 일어나고 그 후의 이야기가 연표로 잘 정리되어 있네요. 정말이지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을 '종교의 자유가 없는 시대', 그리고 게다가 종교의 자유가 없는 것은 둘째 치고, 혹독한 고문과 처형 등이 대량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정말이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가슴 아픈 일이고, 먹먹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한 마음의 안정도 드는 곳이었습니다. 배티성지는 안성과 진천의 경계에 있는 곳인 만큼, 여행이나 답사의 첫 번째 목적지나 마지막 목적지로 계획하여 꼭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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