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길을 여는 등불학교

강릉성덕등불학교

강릉시 동부시장길. 주차하기도 복잡한 골목길에 강릉시자원봉사센터(소정 김선정) 부설 강릉성덕등불학교(교장 최길영)가 있다. 자원봉사 사무실에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될 생필품들이 가득하다. 사진 최응오 명예기자

희망찬 미래를 위해 등불 밝히자

1999년에 설립된 강릉성덕등불학교(이하 등불학교)는 가정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정규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비문해 및 저학력 청소년들이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또한 그들의 생활 능력 향상과 사회활동의 참여기회를 확대하여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며 평생교육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배움의 길을 여는 등불학교여! 세월의 벽을 넘어 굳센 의지로 밤낮으로 갈고닦아 우뚝 서리라. 희망찬 미래를 위해 등불 밝히자.”

등불학교 교가의 가사 속에 배움의 현장에 있는 학생들의 의지가 가득 담겨 있어 젊은 시절 배우지 못한 한을 풀려는 남다른 각오와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한글 초급반으로 한글문해반(초·중·상급반)을 비롯해 초·중·고등 검정고시반과 일반 생활 영어반까지 총 8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 한글문해반 수업은 3월부터이며, 검정고시반은 2월부터 12월까지(8월은 방학) 매주 5일간 하루 3시간씩 주 15시간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검정고시반은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도덕 등의 과목으로 공부하며, 대부분 전직 교사가 재능기부를 통해 이들과 함께 열정을 다하고 있고, 한글반은 문해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들이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의 입학 자격은 별도로 정해진 것이 없고 오직 공부하고 싶은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도록 문은 항상 열려있으며, 현재 등록 학생 수는 130명에 이르고 학생들의 연령대는 14세부터 83세까지로 남녀노소 불문이다.

지난해 12월 22일 졸업식에는 졸업생은 21명,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한 학생은 342명이나 되며, 지금까지 한글반 수료생은 1,3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은 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고 있어, 소정의 교통비만 지급되는 정도다.

등불학교 정순이 교무부장은 “재학 중인 임 모 씨는(64세) 한글교실부터 시작해 10여 년에 걸쳐 초·중·고 검정고시를 마치고 현재 대학을 준비하고 있으며, 김 모 씨는(60세) 2021년도에 고교 검정고시를 통과한 후 방송통신대 창작문예과에 재학 중에 있고,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문학의 꿈을 키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곳 등불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직업을 보면 자영업자를 비롯해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제과제빵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주경야독하고 있다. 한글 중급반에서 수업을 듣는 여성 한 분은 다리가 불편한 데도 열심히 공부하며 용돈을 모아 연탄 기부와 각종 후원을 아끼지 않는 분도 있다.

학교 운영 및 실태

등불학교는 학생들에게 각종 교재와 교구를 지원하며 무상 운영하고 있다. 소요 예산은 강릉시와 강릉교육지원청, 강원 인재 육성 평생교육진흥원을 통해 지원받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학교장의 사비와 평생교육사 실습비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운영위원회나 후원처는 없다.

재학 중인 학생 가운데 최고령자는 올해 84세가 된 남 모 할머니이며, 가장 나이가 어린 학생은 14세로, 현재 한글반에서 우리말을 배우고 있는 베트남에서 엄마를 따라온 다문화 학생이다.

학생들의 수업은 일반 교과목 외 그동안 코로나로 주춤했던 방과 후 활동과 야외 수업, 지역문화 체험학습 등이 있으며, 학습평가로 골든벨 행사와 생활 영어교실 운영, 노래교실, 치매예방교실 등 일반 학교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과목도 들어있다.

문해 학교 운영

문해 학교에서는 겨우 한글을 익힌 나이 든 학생들이 문집을 발간해 가족들과 주위의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지난 2023년 4호를 발간한 ‘금빛반 이야기’에서는 한글을 배운 어르신들의 일기와 시, 그리고 배우면서 느끼는 감사의 마음과 행복하고 감격스러웠던 상황들을 글로 엮어 만들어 낸 감동의 산물이다.

이 모(67세) 할머니는 “배울 수 있어 요즘 살맛이 난다”라며 마냥 즐거워했으며, 한 모(68세) 할머니는 “글을 몰라 사회생활에 많은 불편과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라고 했다. 또 서 모(81세) 할머니는 “몸이 아프고 눈이 침침해 불편하지만, 한글을 잘 배워 손주들과 함께 책도 보며 놀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문선 교사는 “할머니들이 처음에는 글쓰기를 두려워했지만, 한글을 알고 생활 이야기를 글로 옮기면서 배움의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라고 했다. 년 중 무휴로 운영되는 등불학교는 수시로 학생과 교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배우고 싶은 시민이나 가르치고 싶은 교사에게도 문이 활짝 열려있다.

강릉 성덕등불학교 연혁

- 1999년 강릉시 종합자원봉사센터 부설 성덕등불학교 설립개교(초대 교장 김홍규)

- 2000년 제1회 졸업생 배출

- 2002년 강원도 교육청 주관 각종 대회 수상

- 2003년 한국 걸스카우트 주최 문예 행사 참가, 글짓기 그림그리기 부문 3명 입상

- 2004년 정보통신부 비문해자 정보화 사업 선정

재단법인 우정사업진흥회 주최 편지쓰기 대회 동상 수상

- 2005년 한국 걸스카우트 주최 문예 행사 참가, 글짓기 그림그리기 부문 3명 입상

- 2009년 강릉시 평생학습 우수프로그램 지원사업 선정

- 2014년 2대 조남환 교장 취임

- 2018년 3대 김홍규 교장 취임

- 2020년 강원도 성인 문해 시화전 우수상 1명, 입선 2명

평생교육진흥원 주최 성인문해 백일장 우수상 입선

- 2021년 검정고시 합격 누계 309명

제17회 성인 문해 학습자 백일장 공모 우수상, 늘배움상 입상

- 2022년 4대 최길영 교장 취임(현재)

- 2023년 시계박물관, 선교장, 참소리박물관, 하슬라아트월드, 사천호린파크, 골든벨 참여

11월 문해학교 문집 4호 ‘금빛반 이야기’ 발간

12월 제25회 졸업식 (졸업생 21명, 총 졸업생 342명)

2024학년도

강릉성덕등불학교 학생모집

배움의 꿈을 가진 여러분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합니다 !!

* 학 교 명 : 강릉성덕등불학교(강릉시자원봉사센터 내)

* 모집대상 : 문해반(주간, 야간) 및 검정고시반(야간)

- 문 해 반 : 한글을 배우고 싶은 분

- 고 시 반 : 초·중·고 검정고시 응시를 희망하시는 분

* 모집시기 : 연중 무휴

* 지도교사 : 전 현직 초·중등 교사

* 수 강 료 : 전액 무료, 학습자료 지원

* 문 의 : 033-642-1365, 010-3376-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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