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일 전
계룡산 들샘이 있는 마을, '중장1리' 마실 한 바퀴
계룡산 들샘이 있는
중장1리 황매화마을
계룡산 갑사(甲寺) 주차장 인근에는 '황매화 마을'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안내판을 볼 때면 '갑사 아랫마을도 꼭 한 번 돌아보자!'라고 마음먹곤 했는데요, 며칠 전 드디어 황매화마을로 불리는 계룡면 중장1리(中壯1里)를 돌아보고 왔습니다.
마을 소개에 앞서 중장1리의 지명 유래를 살펴볼까요? 천년고찰 갑사의 수문장 역할을 하는 중장1리는 지명도 갑사와 연관이 있어서 갑사에 있는 짐대(솟대)의 이름을 따서 대장(大檣)골 또는 장대(檣大)라 했다고 합니다. 이후 대장골(大檣골)의 가운데에 위치한다고 하여 중장(中壯)이라 했다고 해요.
한편 황매화마을 안내도를 보면 갑사에서 아랫마을로 흐르는 물길이 보이는데요, 이는 중장 1~3리를 지나는 중장천입니다.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는 중장천은 길이 4km도 안 되는 짧은 하천이지만, 일대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중장 1리를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주시에서 중장 1리까지는 논산으로 향하는 23번 도로를 따라 이동해 주세요. 10km 정도를 가면 계룡면행정복지센터로 빠지는 골목이 있고, 이곳에서 계룡저수지를 지나 5km 거리에 마을이 있습니다. 중장1리는 갑사 가는 길 바로 아랫동네입니다.
황매화마을 안내문이 세워진 곳에서 중장천을 따라 하류로 내려오다 보면 용천교, 청운교 다음으로 중장천 위에 가설된 백운교가 나타납니다. 황매화마을 둘레길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요즘같이 하천 유량이 적을 때 백운교 위에 서서 계룡산 쪽을 바라보면 중장천의 노루바위가 잘 드러나 보입니다.
백운교에서 마을 쪽을 바라보면 황매화마을 안내도에는 표시돼 있지 않은 작은 다리가 가설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쪽으로는 '산들교'라는 이름의 교량이 중장천 위에 가설되어 있습니다.
중장 1리의 랜드마크가 되는 마을회관은 이름 없는 작은 다리와 산들교 중간 위치의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95년 준공한 중장 1리 마을회관은 지붕에 푸른색 기와를 얹어 정겨움이 묻어납니다. 마을회관 앞 나무에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보여줄 듯합니다.
중장 1리 마을회관 맞은편에는 중장 1리 보호수가 서 있습니다. 수종은 느티나무이며 수령은 300년 가까이 됩니다. 중장 1리 보호수를 보고 있자니 갑사 입구의 괴목이 건강하게 자랐다면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정월 대보름날 마을 제사를 모셨는지 왼새끼가 둘려 있었습니다. 나뭇잎 한 장 달려지 않았지만, 한 마을을 지켜내는 보호수의 영검함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중장 1리 보호수를 둘러보고 나서 중장천 위에 가설된 이름 없는 다리를 찾아 나서 봤습니다. 폭우라도 내리면 상판이 잠길 정도로 교각이 낮은 다리였습니다. 콘크리트만으로 타설한 특징 없는 다리에 그냥 돌아서려다 혹시나 준공 연도나 다리 이름이 있을까 하고 엄지기둥을 살펴봤습니다. 다행히 흔적이 보였습니다. 기둥에는 한글과 한자를 섞어서 '서기 一九七五○○'라고 새겨져 있었습니다. 결국 다리 이름은 알아내지 못했지만, 1975년에 놓였을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이름 없는 다리 아래에 있는 다리였습니다. 황매화마을 안내도에는 '산들교'로 적혀 있었는데, 엄지기둥에는 '삼들교'라고 새겨져 있었습니다. 다리를 기준으로 하여 위아래 마을 이름이 '들가운데 마을'과 '삼거리 마을'인 점에 착안하면 '삼들교'가 제 이름인 듯합니다. 1997년 착공해 1998년에 준공했으며, 길이는 백운교와 마찬가지로 16m였습니다.
삼들교에 서서 보니 지붕이 있는 독특한 공간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피니 '계룡산 들샘'이라는 이름의 빨래터였습니다. 이곳은 '삼들교' 다리를 건설하면서 예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계곡물을 사용하던 자리에 빨래터를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호기심을 안고 황매화마을로 불리는 계룡면 중장 1리를 돌아봤습니다. 중장 1리는 계룡산에서 계룡저수지로 흘러 들어가는 중장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부락인 만큼 보호수와 다리(橋), 빨래터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황매화 피는 계절에 갑사를 찾게 되면, 시간을 내서 미처 돌아보지 못한 둘레길을 찾고 싶을 만큼 중장 1리는 매력적인 마을이었습니다. 산 좋고 물 맑은 '흥미진진 공주'의 마을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중장1리 홍매화마을
위치 : 충남 계룡시 갑사로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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