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교훈을 주는 전설이 있는 공주 동혈사
마음이 편안해지는 힐링 명소
공주 동혈사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보고자 동혈사를 방문해 보았습니다.
동혈사 입구 이정표에서 동혈사까지는 차로 약 3분 거리입니다. 속도를 내면야 1분 안에라도 도착할 수 있겠지만, 상당히 가파른 길에 도로가 하나라 제 속도를 낼 수 없어요. 만약 맞은 편에서 차라도 나타난다면, 길을 비켜 주기가 쉽지 않은 매우 좁은 도로입니다. 그렇다고 걸어가기에도 만만치 않은 곳입니다.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고바위 길이에요.
하지만, 동혈사에 도착하고 나서 보면 푸른 산과 들, 파란 가을 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는 곳입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 단풍이 한창일 때 온다면, 온통 울긋불긋 예쁜 색깔옷을 입은 천태산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다고, 귀여운 동자승이 연신 고개 숙여 인사를 해 주고요.
산길을 거닐며, "보살은 무슨 일을 하든, 중생을 위해 하고 중생은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을 위해 한다." 라는 화엄경 말씀이 사찰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 세상사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 보게 합니다.
만약 여기까지 걸어서 올라오셨다면, 저 의자에 앉아 잠시 거칠어진 숨을 돌려 보시기 바랍니다. 시원한 가을 바람에, 멋진 절경을 바라보면, 여기가 무릉도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실 거에요.
등 뒤에서는 풍경 소리가 청아하게 들리고 말이죠.
그런데 처마 끝에 왜 물고기가 달려 있는지 아시나요? 대부분의 사찰은 목조 건물입니다. 따라서 화재에 취약한 구조에요. 푸른 하늘 위에 떠 있는 물고기는, 마치 푸른 바다를 뛰노는 물고기와 같은 뜻으로 해석합니다. 즉,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한 마리 물고기를 매닮으로써, 사찰이 있는 곳이 마치 큰 바다 속에 있는 것처럼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어떠한 큰 불이 일어나더라도 사찰을 태울 수 없을테니 말이죠. 즉, 나무로 지은 목조건물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상징성에서 매단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물고기가 깨어 있을 때나 잠잘 때 항상 눈을 감지 않기 때문에 수행자도 물고기처럼 항상 부지런히 도를 닦으라는 뜻도 있다고 하네요.
전통사찰 제15로 지정된 공주 동혈사는 천태산 중턱 계곡부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로, 공주 지역에 있는 4대 혈사 중 하나로 알려져 왔습니다. 실제로 현재에도 금당의 동쪽으로 우뚝 솟은 암산의 중단부에 '혈'이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금당 뒤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동혈사라는 이름이 생기게 된 혈 터 장소가 있는데요. 전설에 따르면, 아주 오랜 옛날 한 도력이 큰 스님 앞에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는데요. 스님 앞에 나타나서는 입을 벌리더라는 것입니다. 담력이 약한 스님이었다면 기절했겠지만, 도력이 큰 스님이라 놀라지 않고 자세히 보니, 호랑이 목에 가시가 박혀 있었다고 합니다. 스님이 그 가시를 빼 주자, 고마운 마음에 호랑이가 스님을 이곳 쌀바위까지 안내를 해 줬는데요. 쌀바위에서는 절 형편에 맞춰 매번 쌀이 나와 끼니 걱정을 안 해도 됐다고 해요. 그런데 어느날 절의 살림을 맡은 공양 보살이 더 많은 쌀을 얻기 위해 구멍을 크게 넓혔더니, 바위에서 붉은 핏물이 떨어지고, 그 뒤부터는 쌀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시나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이죠.
이렇듯 이곳 동혈사는 교훈을 주는 재미난 전설과 함께, 멋진 풍경이 아름다운 전통 사찰입니다.
지금 가 봐도 아름답지만, 단풍이 울긋불긋질 때, 또는 노을이 질 때쯤 가면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가시게 되면 동혈사 삼층석탑과 여래보살도 꼭 보고 오시기 바랍니다.
동혈사
위치 : 충남 공주시 의당면 동혈사길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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