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과 문화의 도시 전주, 팔복동 마을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전주의 매력적인 마을 중 하나인 팔복동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전해드리겠습니다.

팔복동은 호남고속도로에서 전주의 시가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지나쳐야 하는 곳입니다. 팔복동이란 이름의 유래에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팔과정의 '팔(八)'과 신복리의 ‘복(福)’에서 따와 만들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산업 단지와 전주 여행객들이 꼭 들리는 핫플레이스가 공존하는 팔복동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요?

전주 산업의 중심,

팔복동 산업 단지

농촌 지역이었던 팔복동은 60년대부터 공장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많은 기업이 입주하여 다양한 공산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유명한 기업들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전주의 중요한 공장들이 밤낮 할 것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전주페이퍼가

팔복동에 자리 잡은 이유

팔복동에는 전주를 대표하는 회사인 '전주페이퍼'가 있는데요, 팔복동에 공장을 세운 까닭에는 고(故) 이병철 전주페이퍼 선대 회장의 영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분은 삼성의 창업주이기도 하지요.

당시 제지 공장을 짓기 위해 부지를 탐색하던 현장 답사팀은 국제 규모의 공장을 신축하기엔 전주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지역민에게 생활 터전을 마련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이병철 회장의 굳은 의지로 전주페이퍼가 현재 위치에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가족들과 함께 전주페이퍼가 운영하는 한지 박물관에서 한지 만들기 체험을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코로나 이후로 아직까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아쉬웠습니다.

카세트 공장이

팔복예술공장으로 변신

팔복동 산업 단지에는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180도 확 바뀐 복합문화공간이 있습니다. 원래 카세트 공장이었던 '팔복예술공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한때 호황을 누렸던 이 공장은 카세트 산업의 쇠퇴로 인해 1990년대 초에 폐업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문화 재생 사업을 통해 팔복예술공장으로 재탄생하여 365일 전주의 다양한 문화 행사 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전시, 축제 등 다채로운 전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니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이팝나무가 아름다운

팔복동 철길

팔복동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중 한 곳이 팔복예술공장 앞 팔복동 철길입니다. 전주 시민은 물론 많은 관광객이 매해 4월 말이 되면 아름다운 이팝나무 꽃을 구경하러 이곳으로 몰려듭니다.

팔복동 철길은 전주역이 태평동에 있던 시절인 1913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익산, 삼례, 동산동, 팔복동에서 기린대로까지 이어진 철길은 현재 화물 수송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철길로 기차가 지나가는 시간은 매일매일 다른데요, 4월 말에 방문했다가 운이 좋으면 흐드러진 이팝나무 꽃 사이로 기차가 지나가는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추천대교에 얽힌 설화

마지막으로 팔복동과 덕진동 사이를 이어주는 '추천대교'와 관련한 재밌는 설화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조선 성종 때 병조참판 대사헌이라는 높은 벼슬을 지낸 ‘추탄 ’이경동이 부친이 중병으로 위독해지자 약을 사서 귀가하는데, 갑자기 쏟아진 폭우 탓에 전주천이 범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픈 아버지 걱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탄이 물을 건넜는데 갑자기 물길이 저절로 트였다고 합니다.

천이 갈라진 덕분에 약을 전달하여 아버지가 기사회생하였고, 지극한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여 도왔다고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그 후 천이 트인 곳에 마을 사람들이 다리를 놓고 이를 ‘추천교’라 이름 지었는데, 추천교의 '추(楸)'자가 이경동의 호인 '추탄(楸灘)'에서 따왔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물이 갈라진 곳을 기준으로 윗마을은 웃가르내, 아랫마을은 아랫가르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