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가을, 이맘때 분위기에 딱 맞는 가을 여행지로 곡성군 석곡면 대황강(大荒江)에 자리한 대황강자연휴식공원을 소개할게요. 둔치와 제방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루는 강변 산책로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드라마 같은 가을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대황강, 애틋하고 아름다운 이름

곡성은 섬진강과 대황강 이렇게 두 개의 큰 강을 품은 고장입니다. 섬진강은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대황강은 생소하실 거예요. 공식 명칭은 '보성강'으로, 보성 일림산에서 발원하여 120km를 흘러와 곡성 압록에서 합류하는 섬진강의 지류입니다. 식수와 산업 용수 공급을 위해서 상류를 주암호로 막으면서 물길이 끊겼습니다. 하류인 곡성 유역에는 강물이 흐르고 있어 강으로서의 명맥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곡성 사람들은 이 강을 '대황강(大荒江)'이라 불러왔어요. 밤에 횃불을 밝혀 물고기를 잡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그래서 지금은 자연스럽게 대황강이라 부르는 것이지요. 오랜 세월 강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의 애환과 전설을 담고 흐르는 대황강은 바라볼수록 애틋하고 정겨운 이름입니다.

대황강

석곡 돼지 숯불구이 꼭 맛보고 가세요.

대황강자연휴식공원이 자리한 석곡면은 예로부터 광주와 순천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호남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많은 사람과 물류가 드나드는 번성한 소읍이었어요. 그때부터 유명세를 날린 음식이 바로 석곡 돼지 숯불구이입니다. 60~70년대 이곳을 오가던 운전사와 여객들에게 사랑받은 음식인 돼지 숯불구이가 지금까지 그 맛을 유지하며 곡성을 대표하는 특산 요리로 자리를 잡게 된 거죠. 석곡면 소재지에는 아직도 석곡돼지 숯불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들이 여럿 있어요. 정말 맛있고 가성비도 아주 좋습니다. 꼭 맛보고 가세요.

석곡면 소재지 풍경

석곡 돼지 숯불구이

옛날에는 석곡을 '돌실'이라는 순우리말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삼베를 '돌실나이'라고 하는데, 조선 시대에는 궁궐에 진상하고 명나라나 청나라 사신단의 선물 목록에 필수품으로 들어갈 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였다고 합니다. 매 5일과 10일마다 열리는 석곡 5일 장은 석곡면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까지 아우르는 큰 장터로, 시골 장터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그 시기에 맞춰 찾아오세요.

석곡 5일장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요. 대황강자연휴식공원

대황강자연휴식공원은 대황강이 순천 주암면을 출발하여 곡성 석곡면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한강시민공원처럼 조성된 아름다운 강변 공원입니다. 가을이면 제방과 둔치에 심어진 코스모스가 만개하면서 장관이 펼쳐집니다.

공원 입구와 주차장

공원 입구에는 넓은 광장이 있고, 이곳에서는 매년 가을 석곡 코스모스 음악회가 열립니다. 석곡 코스모스 음악회에 대한 정보는 먼저 작성한 블로그를 참고하세요.(하단 첨부)

물레방앗간과 음악회가 열리는 광장과 무대

광장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 산책로가 시작되면서, 저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코스모스 꽃길이 한없이 이어집니다. 중간중간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산책로는 반구정 습지와 대황강 제방길과도 연결되어 있어 트레킹이나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아요. 코스모스 정원이 끝나는 곳부터는 천혜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반구정 습지가 펼쳐집니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강변 산책로

2025년 9월 30일경에 방문했을 때는 코스모스 개화율이 약 50% 정도였어요. 지금부터 10월 중순까지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루는 제방과 둔치 ( 2025년 9월 30일경 )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 서린 능파정

능파정(凌波亭)은 대황강자연휴식공원에 오셨으면 반드시 들러보셔야 할 역사의 현장입니다. 이 정자는 임진왜란 당시 백의종군을 마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하여 수군을 재건하기 위해 나서는 길에 막역한 친구인 신대년을 만나 하룻밤을 묵어간 장소입니다. 난중일기에 ‘강정(江亭)’이라 기록되어 있는 이 정자에서 친구와 술잔을 주고받으며 나라 걱정으로 밤을 지새웠을 이순신 장군 고뇌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능파정과 수군 재건로를 설명하는 안내판

능파정에서 강변으로 내려가면, 세월을 안고 힘차게 돌아가는 커다란 물레방아를 만나게 됩니다. 물레방아 옆에는 돼지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포토존도 마련돼 있어요. 공원 곳곳에 있는 돼지 조형물은 석곡면의 특산물인 흑돼지를 상징합니다.

능파정 아래에서 만나는 풍경들

가을의 낭만이 가득한 대황강자연휴식공원과 역사와 맛이 살아있는 석곡면은 짧은 가을 여행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코스모스 꽃길을 걸으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석곡 대황강 자연 휴식공원 여행안내

  • 위치:전남 곡성군 석곡면 능파정길 228

  • 주차:대황강자연휴식공원 내 주차장 이용

  • 먹거리: 석곡면 소재지에는 석곡 돼지 숯불구이 전문점을 비롯한 맛집들이 많아요.

  • 석곡 코스모스 음악회 : 2025년 10월 17일(금)~10월 19(일) 사흘간 열려요

https://blog.naver.com/gokseong_love/224032702920

함께 가볼 만한 석곡면 명소

마천목 장군 묘소

석곡면 소재지에서 약 1.5km 가량 떨어진 [전라남도 곡성군 석곡면 방송리 산83-13]에는 조선 초기 태종과 세종의 최 측근 장수인 마천목 장군의 사당과 묘소가 있습니다.

마천목 장군 묘소와 사당

반구정 습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습지로서 대황강 자연휴식공원에서 도보로 갈 수도 있고, 별도로 차량을 이용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대황강 반구정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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