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시설을 새로 단장해

특화 자원으로 활용한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로 문 닫는 초·중·고교가 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49곳이 폐교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중 지방학교는 43곳으로 전체의 약 88%나 차지한다고 합니다.

한 마을의 구심 역할을 하던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마다 폐교 시설을 새로 단장해서 특화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폐교를 농촌체험휴양마을로 리모델링해서 운영하고 있는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를 찾아서 이곳저곳을 함께 둘러보고자 합니다.

돌담풍경마을 표석

공주시에서 남동 방향으로 13.2 km 정도 가면 반포면 중서부에 위치한 마을, '상신리(上莘里)'의 입구가 나옵니다. 계룡산국립공원 바로 밑에 자리 잡고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간직한 상신리는 돌담길이 잘 보존돼 있어 운치 있는 마을풍경이 너무나 매력적인 곳입니다.

한겨울에도 맑은 물소리를 들려주는 하신천(下莘川)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돌담풍경마을'을 알리는 표석이 보입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 방문자는 표석 아래쪽에 조성된 상신리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만, 볼거리 많은 상신리를 찾는 분들은 마을 안쪽까지 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용산구곡(龍山九曲) 제1곡 심룡문(尋龍門; 승천을 준비하는 용 )

'돌담풍경마을' 표석에서 천변을 따라 50m 정도 안쪽으로 걷다 보면 한자를 각자한 큰 바위가 눈에 들어옵니다. 일설에 따르면 1932년 취음 권중면(權重冕, 1856~1936)이 한일합방 후 관직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와 살면서 상신리 계곡을 제1곡에서 9곡까지 9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용이 태어나서부터 승천할 때까지의 이야기(가사)를 바위마다 새긴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국권 회복의 염원이 담긴 용산구곡은 제1곡 심룡문을 비롯해 제2곡 은룡담(隱龍潭), 제3곡 와룡강(臥龍岡), 제4곡 유룡대(游龍坮), 제5곡 황룡암(黃龍岩), 제6곡 견령소(見龍沼), 제7곡 운룡택(雲龍澤), 제8곡 비룡추(飛龍湫), 제9곡 신룡연(神龍淵)입니다.

상신리 마을장승

상신리 마을 주민들이 마을 어귀에 세울 장승을 제작하고 있다.

용산구곡 제1곡 심룡문에서 대각선 방향을 바라보면 장승과 솟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상신리 장승은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요, 먼저 이곳의 주신인 산신이 할머니이기 때문에 여자 장승에도 대장군(地下大將軍)이란 글귀를 쓴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한 쌍의 남녀장승이 길 양편에 서로 마주 보고 세워졌다는 점입니다. 명칭도 하나는 장승말랭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살가지골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장승과 솟대를 함께 세우는 점도 이 마을만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상신리 유래비

장승과 솟대 옆으로는 상신리 유래비가 서 있습니다. 국립공주대학교 한상각 교수가 글을 짓고 당시 공주군수 전병용이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상신의 지명, 부락 명칭, 구룡사 내력, 용산구곡, 마을신앙 등이 기술돼 있습니다.

앞서 지명의 유래에 대해 소개하지 못했는데요, 상신리는 큰 둠벙(웅덩이)이 있어서 신소(莘沼)라고 불립니다. 신소골 위에 위치하여 상신소(上莘沼) 또는 상신(上莘)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구룡사(九龍寺)는 계룡산 북쪽에 있었던 사찰입니다. 현재는 터와 당간지주만 남아 있습니다.

상신리 선돌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상신리 선돌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상신리 유래비 옆으로는 마을의 수호신인 선돌(立石) 한 기가 서 있습니다. 방추형 선돌에는 '莘埜春秋 桃源日月(상신 들녘의 춘하추동은 무릉도원의 세월이어라)'라는 四字文(사자문) 두 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여기서 '埜' 자는 '野(들 야)'의 옛글자입니다.

2025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 제사가 모셨는지 선돌의 몸체에는 금줄이 둘려 있었습니다. 금줄 사이에는 명태를 꽂아 두고 있었으며, 주변부에는 고수레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 전경

진덕교(進德橋)를 지나면 마침내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이 나타납니다. 1947년 설립된 (1952년 인가) 옛 상신초등학교입니다. 2007년 폐교 후 공주시에서 매입하여 현재는 마을 주민들이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옛 교문이 있었을 자리에는 마을 안내문과 간판으로 쓰이는 티카페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카페가 들어서 있어서인지 조용한 마을에 어울리는 잔잔한 음악이 들려왔습니다. 대환영을 받는 듯하여 기분 업(↑)되었답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 홍보전시관과 편백나무 방갈로

출입문 왼편으로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 홍보전시관과 바비큐장, 쉼터가 보였습니다. 오른편에는 편백나무 방갈로 여러 채가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이 편백나무 방갈로 체험이 가능하다고 하니, 따뜻한 봄에 이곳을 찾는 분들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시길 바랍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센터 내부

옛 상신초등학교 교정을 지나 교사였을 건물로 들어오려고 보니 건물 밖에 '농촌관광사업 (체험) 부문별 1등급'을 알리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이 농촌관광사업 체험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이유는 내부에 걸린 대형 안내도로 금방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체험프로그램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는 있다지만, 이제까지 진행해 온 프로그램은 흥미롭게 보였습니다. 안내도에는 달집태우기, 별밤의 축제, 전통주 경연대회, 곶감 만들기 축제, 서당 축제, 두부 만들기 체험, 청국장 체험, 전통촌락 상신문화탐방, 썰매타기 체험, 편백부스 체험이 소개돼 있었습니다. 마을 특산물로는 간장, 된장, 청국장, 전통주, 목이버섯, 곶감 등이 보였습니다.

마을카페와 강당 출입구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센터 내 강당

마을카페 '신소(sinso)'

센터 내부에는 회의실이나 세미나실 등 단체활동을 할 수 있는 강당이 있었습니다. 강당 입구에는 상신리 마을 청년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카페, '신소(sinso)'가 자리해 있었습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의 최창환 사무장이 마을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카페 '신소'에서 작년 6월 신임된 최창환 사무장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마을에서 직접 재배해 판매하는 녹차, 발효차, 긴압차, 박하차, 취나물 스콘 등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꼭 사고 싶었던 박하차는 3월 이후에나 구매할 수 있어서 대신 취나물 스콘을 먹어 봤는데요, 달지 않으면서 마을에서 채취한 취나물을 재료로 쓴 때문인지 건강한 맛이 전달됐습니다. 카페에 머물다 보니, 박하잎 따기나 녹차 덖기 등도 체험프로그램에 포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벌어진 2025년 정월대보름 행사 (1)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벌어진 2025년 정월대보름 행사 (2)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의 겨울철 체험프로그램으로 달집태우기가 있습니다. 정월 대보름날 액을 쫓고 복을 부르기 위해 나무나 짚으로 달집을 준비하는 과정, 달집을 태우면서 절을 하는 행위 등은 마을 주민들이 다 함께 참여하는 행사여서 어린 자녀와 동반하여 참여하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듯합니다.

두부와 인절미 만들기 체험은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연중 진행되는 두부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등은 센터 건물 뒤편의 체험장에서 진행됩니다. 식당으로 이용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내 손으로 만든 두부와 인절미를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할 듯한데요, 기회가 된다면 갓 만든 두부 한 쪽, 인절미 한 점을 입 안 가득 넣고 풍미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전통부락인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마을을 둘러봤는데, 여러분은 어떠셨어요? 옛 상신초등학교의 60년 세월을 간직한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은 계룡산과 하신천을 터전 삼아 살아온 상신마을 주민들이 삶을 체험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돌담마을, 청룡사, 도자예술촌 등 소개하지 못한 곳이 더 많아서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는데요, 지금부터가 더욱 눈부시게 아름다울 상신리에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계룡산상신농촌체험휴양마을

위치 :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하신길 396

운영시간 : 10:00 ~ 19:00

휴무일 : 매주 화요일

문의 및 예약 : 010-6711-0306

체험프로그램 안내

1. 편백나무 방갈로 체험 (50,000원/2인)

2. 인절미 만들기 (12,000원)

3. 두부 만들기 (12,000원)

4. 도자기 체험 (30,000원)

5. 바비큐 체험 (30,000원)

6. 부각 체험 (10,000원)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박진희 기자의 글을 더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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