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간 전
스승의 마음을 이어받은 제자의 고백, 이효순 작가 '단청을 흡수하다'
대전 서구문화원에서 단청의 깊은 아름다움과 그 너머의 이야기를 담은 아주 특별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제목은 '단청을 흡수하다'. 전통 단청 예술의 맥을 잇는 이효순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입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를 넘어서, 단청이라는 예술을 ‘온몸으로 흡수하고 표현한 감성적인 기록’이자, 제자에서 스승으로 이어지는 전통의 온기와 연결의 흐름을 담은 시간입니다.
2025년 7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대전 서구문화원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됐으며, 작가는 오랜 시간 단청의 세계를 배우고 익혀오며, 이제는 그 깊은 흐름을 자신의 삶으로 되새기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스승이자 국가무형유산 단청장인 이정오 선생님과의 인연, 그리고 전통 예술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고스란히 담아낸 결과물입니다.
전시장 한가운데 놓인 ‘심장 단청 펌프’는 단청의 전통이 단순히 기술이 아닌, 감정과 정신의 흐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스승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단청의 맥이 제자의 몸으로 스며든다는 발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전통 예술의 깊이와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단청혈이 나에게 흡수되다’라는 문구는 그 감정을 더욱 진하게 전하며, 단청을 배우는 제자의 진심 어린 다짐처럼 다가옵니다.
이효순 작가는 단청이 단지 아름다운 장식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사상과 정신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는 그저 단청의 아름다움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스승님께 배운 깊은 가르침이 제 안에 어떻게 자리 잡고, 삶 속에서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담아낸 작업입니다. 단청은 이제 제 작업이자 호흡이며, 저는 그 결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효순 작가의 말처럼 그녀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전통에 대한 경외심과 스승에 대한 깊은 감사, 그리고 자신만의 해석과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한편, 스승 이정오 단청장 역시 이번 전시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효순 작가의 스승이신 이정오 단청장은 “전통 미술을 지키겠다는 마음가짐과 저의 단청 인생을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낸 제자의 작품을 보며, 저 또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효순 작가는 제 인생의 마지막 제자입니다. 이 전시가 그녀의 대표작이자, 제 삶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라고 했습니다.
이효순 작가는 현재 무형유산 이정오 단청장의 조교로 활동하고 있으며, 단청 계승자로서 ‘여우단청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남대 미술대학 조형예술학을 졸업하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문화유산진단감정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학문적 기반도 탄탄히 다져가고 있습니다.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들은 단청의 색과 무늬를 보며 단순한 ‘예쁜 전통문양’을 넘어서, 전통이 인간의 몸을 통과해 다시 예술이 되는 놀라운 흐름을 보며 감탄을 했습니다. '단청을 흡수하다'는 단청이라는 오래된 예술을 새로운 감성으로 풀어낸 이야기이자, 스승과 제자가 예술로 이어지는 깊은 유대의 증거입니다.
식전행사로 소프라노 이현숙 님이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목소리로 두 곡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깊은 울림이 전시장 가득 퍼졌습니다.
공식 행사가 모두 끝난 후에는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함께 모여 다과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는 따뜻한 네트워킹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작품의 여운을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어요.
전통을 좋아하지 않아도, 단청이 낯설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도, 이 전시에서는 그 울림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짧은 전시 기간이기에 더 아쉽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전통 예술에 몸을 담근 한 예술가의 고백과 다짐을 느낀 이번 전시는 저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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