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전
공주목 전시관 개관, 고려시대 공주 역사의 길라잡이로 우뚝!
고려시대 공주 역사를
모두 담은 공주목 전시관
공주(公州)는 백제 웅진기(百濟 熊津期)의 왕도(古都)이자 조선시대에는 충청감영(忠淸監營)이 설치됐던 도시입니다. 행정의 중심지이자 역사와 문화의 중심에 있던 공주를 떠올리면 공주목(公州牧)이 설치됐던 고려시대는 비교적 주목도가 떨어지는 듯 여겨집니다.
공주목은 고려 전기부터 조선 후기에 걸쳐 충청남도 공주 지역에 설치됐던 지방행정조직으로, 고려가 건국된 뒤 처음으로 설치한 12목(牧) 가운데 하나입니다. 충주목, 청주목, 홍주목과 함께 충청도 4대 고을로 덕은군, 부여군, 회덕군, 연산군 등 4군과 시진현, 진잠현, 유성현, 석성현, 정산현, 니산현, 신풍현, 덕진현 등 8현을 관할했다고 합니다.
지난 4월 23일(수) 오후 2시, '공주목 전시관'의 오픈 라운딩 행사가 있었습니다. 전시관 개관은 공식 행사가 개최된 날이자, 공주목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공주목 전시관이 본격 운영에 들어간 날입니다. 공주목 전시관은 옛 충청남도공주의료원 자리에 조성된 '공주목 관아' 지하공간에 마련되었습니다.
공주시는 2018년 10월부터 3차례에 걸쳐 시민토론회를 개최했고, 이후 다양한 논의와 학술대회 등을 통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주목 복원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공주시에서는 국가유산청의 「고도보존육성시행계획」에 해당 계획을 반영했고, 2019년 충청남도역사문화원의 「공주목복원정비계획」에 근거하여 공주목 관아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오는 2027년 12월에 지상 관아 건물 6동과 지하 전시실 및 주차장 조성 사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에 있습니다
복원될 지상 관아 6동은 공주목사 집무실(혜의당), 공주목사 거처(내아), 목사 업무 및 자제 교육실(책장방), 아전 등 관리 집무실(작청), 의료 관련 업무실(의생방), 관아 출입 누정(제금루)입니다. 이중 공주목 관아의 중심 건물인 혜의당과 책장방이 복원되었으며, 혜의당 옆에는 44년 만에 공주 품에 안긴 '이익보 사적비'가 이건돼 있습니다. 이익보(李益輔, 1708~1767)는 조선 후기 문신으로 1749년(영조 32)에 충청도관찰사로 부임한 바 있습니다.
얼마 전, 개관 소식을 듣고 공주목 전시관을 방문해 봤습니다. 86억 원의 사업비로 조성된 전시관은 공주목 관아의 지하 공간에 마련돼 있었습니다. 지하 출입구의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 플랫폼이 나옵니다. 지하 플랫폼에서 화살표 방향을 따라 이동하면 전시관 내부가 나옵니다. 지하 공간(연면적 약 4,286㎡)에는 전시실 외에 영상실, 체험실, 자료실, 회의실, 주차장(94대) 등이 조성돼 있습니다. 회의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시관 입구에는 안내데스크가 있고 그 맞은편에는 대형 목판에 제작된 1872년 공주목 지도가 걸려 있었습니다. 지도 옆에는 '공주(公州)를 만들어 온 이야기'라는 타이틀 아래 고려시대에 설치된 공주목에 관한 소개 및 2022년부터 시작된 공주시의 공주목 관아 복원 프로젝트의 간략한 전개 과정이 적혀 있습니다.
'공주를 만들어 온 이야기'를 읽고 나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하니 공주목을 담은 고지도(古地圖) 속 공주목이 소개돼 있었습니다. 해동지도(18세기), 광여도(19세기), 공산지(1861년), 호서읍지(1871년), 지방지도(1872년) 등의 지도 속 공주를 살피니 목 관아 건물, 충청감영과 우영(군사 주둔 시설) 등의 관청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습니다.
공주목사 권문해(權文海)가 쓴 『초간일기(草澗日記』에는 공주목 관아 건물인 등장해 있었습니다. 목사를 보좌하는 자문기관인 '이아(貳衙)', 손님을 접대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던 피향당(被香堂), 피향각(被香閣), 취원루(聚遠樓), 응향각(凝香閣) 등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전시관 입구 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니, 조선 후기 공주목의 모습을 재현한 대형 실사 모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1872년에 제작된 지방지도를 참조했다고 합니다. 전시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공산성이 재현돼 있었으며, 공주목은 출구 쪽에 재현돼 있었습니다.
"눈으로만 봐주세요"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습니다. 문구만 보면 관람에 제약이 큰 듯하지만, 상부가 개방형인 데다 미니 계단 발판이 곳곳에 놓여 있어 관람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공주목 전시관의 전시물도 살펴볼까요? 공주목 전시관 입구를 기준으로 하여 대형 실사 모형 왼쪽에는 공주목의 역사와 규모, 공주목의 인물과 사건이 소개돼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공주목사 및 공주목사를 복원한 디지털 영상, 공주목사의 업무를 알 수 있는 고문서 등이 전시돼 있습니다.
먼저 공주목의 역사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현재 고려시대 지방행정구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대부분 조선시대의 것이며, 그 체계도 조선 초기에 이르러 명확하게 정립됐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공주목의 역사에 대해 접근해야 했습니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목(牧)에는 정3품 목사가 파견되어 백성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앞서 기술한 대로 공주목은 충청도 4대 고을의 한 곳으로, 지금의 세종특별자치시와 대전시의 일부 지역도 관할했던 중심지로 일반 백성보다 관원이 많았다고 전해질 정도입니다.
그 옆 전시 공간에는 왕거을오미, 강윤형, 이광춘 부부가 소개돼 있습니다. 왕거울오미는 개성 왕씨의 후예로 학살을 피해 공주에 숨어 있다 살아남은 인물입니다. 강윤형은 이괄의 난으로, 공주로 몸을 피했던 인조의 명으로 과거에 급제한 공주 사람입니다. 생소한 이름의 이광춘이란 인물은 평균 수명이 45세였던 조선에서 100세를 누린 인물이라고 하네요. 누구나 알기 쉽게 만화로 그려져 있으니, 자세한 내용 및 기타 인물과 사건 등은 직접 방문해서 확인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공주목사로 소개된 인물에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許筠, 1569~1618)이 있었습니다. 그 외 홍진도(洪振道, 1584~1649), 윤동섬(尹東暹, 1710~1795) 등 조선시대에 공주목사를 지낸 인물들이 보였습니다.
공주목사를 소개한 공간 옆으로는 고서, 문서 등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각종 서적과 문서를 통해 군사훈련을 하는 등 군정을 다스리는 일, 인구를 늘리고 조사하는 일, 사건에 대해 소송을 분명하게 하는 일, 서당을 세우며 학교를 일으키는 일, 어려운 백성을 구휼하는 일, 태실 조성 및 관리 등 공주목사가 하는 일을 알 수 있습니다.
출구 가까이에는 고려 현종과 공주절도사 김은부의 인연, 임진왜란 때 나라를 지키러 공주에 머문 광해군에 관해 음성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맞은편에는 공산성 금서루 앞에 서 있는 비석군 중 공주목과 관련 있는 비석 3기(목사 김효성 비, 판관 윤치응 영세불망비, 제민천 영세비(濟民川永世碑)를 복원해 놓고 있었습니다. 출구 가장 가까이에는 사진 자료를 중심으로 '공주목 복원 이야기'가 전시돼 있으니 지나치지 말고, 찬찬히 살펴보고 가시길 바랍니다.
공주목 전시관 복도 맞은편에는 영상실과 체험실이 있습니다. 영상실의 영상은 1872년 제작된 공주목지도를 바탕으로 당시 공주 지역의 모습을 재현한 것입니다. 영상 속 자막을 읽어 보니, 1872년 흥선대원군은 지방통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전국 지방의 지도 제작을 지시하였고, 당시 제작된 공주목 지도는 현존한다고 합니다. 지도에는 공주목에 있던 관아 건물, 도로, 공산성 및 민가의 현황까지도 있어 목관아가 사라졌던 조선 후기 공주의 역사적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체험실에는 전시관에 전시된 자료들을 토대로 공주목사의 업무를 쉽게 알려 주고 있었으며, 흥미로운 공주목의 전설도 소개돼 있었습니다. 어린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놀이를 통한 공주목 옛날 지도 찾아보기와 공주목 낱말찾기 놀이 등도 진행되는 듯합니다.
공주목 전시관 개관으로 모르고 있던 공주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전시복합공간이 지역민들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잘 활용되길 바라며, 공주목이 새로운 지역 문화유산으로 주목될 그날을 응원합니다.
공주목전시관
위치 : 충남 공주시 웅진로 128
개관시간: 매일 오전 9시~ 오후 6시
휴관일 : 없음
입장료: 무료
전시내용: 공주목사의 디지털 영상 복원, 관련 유물 전시 등
문의: 041-840-8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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