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3년만에 열린 의령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3년만에 열린 의령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의령군 블로그 기자단 조강유
2월 6일, 음력으로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입니다.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입니다. 예부터 이날을 맞아 달맞이나 달집태우기, 줄다리기, 쥐불놀이 등 민속놀이가 동네마다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달집태우기 행사가 무려 3년 만에 개최되었습니다.
의령군의 대표적인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리는 의령천변을 찾았습니다. 한창 바쁠 시간인 오후 3시였는데도 주차장은 별로 빈자리가 없었고 행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월대보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의령군에서 가장 큰 달집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의령청년회에서 준비하였다는데요. 달집을 만드느라 고생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집주변에는 아이들이 모처럼 연날리기를 하느라 신이 났습니다. 아빠들도 옆에서 거들거나 같이 연날리기를 하면서 즐거운 표정들이었습니다.
의령천 상류 구름다리 아래에는 아이들이 달집과는 상관이 없는 듯 스케이트를 타느라 신이 났고 부모님들은 행여나 얼음이 깨질까, 아이들이 다칠까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날 낮 기온은 영상 12도를 넘는 포근한 날씨였는데요. 너무 따뜻해서 얼음이 있을까 했는데 음지라서 그런지 아직 꽁꽁 얼어있더라고요.
이제 달집태우기를 할 모든 준비가 끝났나 봅니다. 달집기원제가 곧 시작됩니다.
의령군수님이 모든 사람들이 부족함이 없는 넉넉한 새해, 질병도 근심도 없는 밝은 새해를 기원하며 헌작합니다.
이어 소지를 올립니다. 소지는 신에게 올리는 백지를 말하는데요. 소지를 올리는 일은 제액을 예방하려는 뜻으로 신에게 올리는 지전이나 상소문의 구실을 한다고 합니다. 소지를 태웠을 때 연기와 그을음이 바로 위로 올라가면 좋다고 합니다.
이때 몸소지는 사람의 운수대길을 빌기 위해 올리는 소지고 우마소지는 소나 돼지로 대표되는 가축의 번식을 위하여 올리는 소지라고 합니다.
달집기원제가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은 가족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소지를 달집에 끼우고 있습니다. 소원을 적은 종이를 비롯해서 지폐 등 여러 가지 물품도 달집에 매답니다.
이같은 전통놀이에는 빠질 수 없는 주인공, 의령집돌금농악단이 달집주위를 돌며 신나게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공식적인 달집행사를 치른 지 22년째가 되었나 봅니다. 무료주점에는 수육, 어묵, 막걸리, 파전까지 출출한 배를 달래줄 음식이 널렸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이분은 달집에 매달 소지를 무료로 작성해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10분 정도를 기다렸다가 저도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글귀를 얻어서 달집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옆은 떡매치기 체험장입니다. 떡매치기가 끝나고 먹음직스럽게 만든 인절미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인절미를 만드는 봉사단원들의 손길이 바쁘기만 합니다.
이제 달뜨는 시간에 맞추어 달집에 불을 당기게 됩니다. 이번 달은 5시 21분에 뜬다고 합니다. 제관들이 사회자의 구령에 맞추어 빙 둘러서서 불을 붙입니다.
불은 금방 무섭게 타오릅니다. 화력이 얼마나 센지 10여 미터를 물러났지만 화기가 온몸을 뜨겁게 달구는 것 같습니다.
달집은 점차 사그러들고 있지만 사람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어둠과 질병, 재액을 쫓는다는 밝은 대보름달을 보며 소원도 빌고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즐겨본 하루였습니다.
원하는 소원 중 하나는 꼭 들어준다는 정암 부자 솥바위 위로 정월대보름 둥근달이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예부터 대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이고, 불은 모든 부정을 살라버리는 정화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부족함이 없는 넉넉한 새해, 질병도 근심도 없는 밝은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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