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나누는 향기로운 삶 여주마을공동체 ‘플로라’

좋은 향기는 좋은 기억을 남긴다.

특히 천연에서 얻은 아로마(aroma·사람에게 이로운 식물의 향기)는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이웃과 함께 향기와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플로라’의 특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두정아 사진 김성재

마을공동체 ‘플로라’

장흥리에 피어난 향기와 온정

금사저수지를 배경으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여주 금사면 장흥리. 여주 마을 네트워크가 활동하고 있는 364 거점 공간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은은한 향기가 웃음꽃과 함께 피어 오른다. 1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플로라’는 자연 친화적 오일 사용법을 배워 건강한 생활용품을 만들며 함께 교류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마을공동체다. 2025년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 선정돼 매주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웃과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따뜻하고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신선한 레몬 껍질에서 추출한 레몬 오일은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안 좋은 성분들을 녹여내요. 순도가 높기 때문에 생으로 사용하지 않고 희석된 구연산에 첨가해서 쓸 거예요. 자연 그대로의 성분으로, 민감성 피부에도 자극적이지 않으며 사용 후에는 생분해되어 친환경적입니다.”

더운 여름의 공기를 상쾌하게 바꿔주는 향기의 주인공은 레몬이다. ‘플로라’ 강의실에서는 레몬과 구연산을 이용해 기름때와 냄새 제거, 향균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천연 스프레이를 만드는 수업에 한창이었다. ‘플로라’의 나현수 회장은 “어르신들은 활력을 잃거나 우울한 일상을 보내기가 쉽다”라며 “좀 더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던 중 아로마 오일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플로라’ 나현수 회장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천연세제

천연 스프레이에 이어 비누 만들기가 진행됐다. 비누 만들기는 병풀 약산성 비누베이스를 잘게 잘라 약불에 녹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판두부처럼 새하얀 비누베이스는 보기와는 다르게 단단한 질감으로 되어 있어 커다란 칼과 도마가 필요하다. ‘플로라’ 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비누베이스를 자르고, 약불에 천천히 녹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비누베이스가 녹으면 레몬이나 오렌지, 시트러스블리스 등의 천연 오일을 첨가한 후 비누 틀에 넣어 굳힌다. 동네잔치가 열린 듯 북적이는 강의실에서는 남다른 활력이 느껴졌다.

장흥리 주민인 조은자 씨는 “일상에서 화학 세제를 많이 쓰게 되는데, 이렇게 친환경 세제를 만들 수 있어 너무 좋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웃과 함께하는 즐거움 또한 ‘플로라’가 즐거운 이유다.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아 기분까지 좋아져요. 또, 가까운 이웃이나 가족들에게 선물하기에도 부담이 없고요. 비누를 직접 만들어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고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너무 부드럽고 좋아요. 무엇보다 이웃이 함께 담소를 나눌 시간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모여서 좋은 수업도 듣고 서로 얼굴도 보고 어울릴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이웃과 더 가까워지는 소통의 장이죠.”

또 다른 ‘플로라’ 회원인 한순복 씨는 소유리에서 온 주민이다. 그는 “라벤더와 레몬 등의 향이 너무 기분을 좋게 한다”라며 “장마철에 꿉꿉한 냄새가 나기 쉬운데 향기로운 비누나 방향제 덕분에 기분이 상쾌해진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함께하는 재미도 커서 이웃과 끈끈한 정이 더 생기는 것 같다”라며 “우리 동네에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젊은 분들이 거의 없어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가 어려운데,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플로라’ 함윤정 강사

좋은 향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향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대부분은 발병 초기에 후각 상실의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후각 테스트를 통해 인지 저하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있는 사람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플로라’의 함윤정 강사는 “두뇌 활동의 기능 저하의 경우, 다양한 향으로 자극을 시켜주면 후각을 통해 뇌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범죄 심리학자는 향을 맡지 못하는 사람이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향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학 오일이 아닌 순수하게 자연에서 얻은 오일을 가까이 하면 건강에도 좋고, 뇌 자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어요. 티트리오일 같은 경우에는 근육통이나 관절통에 도움이 되는 파스의 역할도 해줍니다.”

‘플로라’에서는 방향제부터 벌레 기피제, 피부 미용을 위한 꿀팩 만들기, 천연 세제 만들기 등의 수업이 진행된다. 많이 쓰는 오일은 레몬과 라벤더, 페퍼민트, 티트리 등인데, 오일에 따라 성분이나 효과가 달라 전문가의 안내에 맞춰 사용하면 좋다.

나 대표는 “이웃과 함께 좋은 향을 나누며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또한 ‘플로라’가 지닌 가치”라고 말했다. “비누나 방향제를 만들어 주변 어르신들에게 선물하기도 합니다. ‘좋은 향기가 담긴 선물에 큰 위로를 받았다’라거나 ‘불면증이 있었는데 오일을 몇 방울 뿌리고 잤더니 잠이 잘 왔다’라는 인사도 받습니다. 좋은 향기가 좋은 일상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인터뷰가 끝나자 강의실에는 또다시 즐거운 대화가 오가며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이웃과의 소통은 향기가 주는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물 때 제거와 살균에 좋은 천연 살균스프레이 / ‘플로라’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 굳힌 천연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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