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과 전통의 조화, 삼천동 마을이야기

봄이면 분홍빛 어여쁜 복사꽃이, 여름에는 달콤한 복숭아 내음이 코를 간지럽히며, 가을이면 천변에 우거진 억새를 친구 삼아 산책할 수 있고, 겨울에는 하얀 눈 쌓인 모악산을 보며 따뜻한 차 한 잔을 할 수 있는 동네, 바로 삼천 3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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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동은 만경강의 지류인 삼천, 황소천, 독배천, 세 개의 하천이 합류했다는 것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순우리말로 세 가지의 내가 합류한다고 하여 ‘세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법정동으로는 삼천동 2가와 3가, 중인동, 용복동이 삼천 3동에 속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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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이 풍부하고 넓은 충적 지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악산을 비롯한 천잠산, 계룡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농업이 발달하기 좋은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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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삼천 3동에서는 복숭아, 배 등 과일을 키우는 과수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우리 농업의 근원인 벼농사를 짓는 논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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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은 어미가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형태의 바위가 있어 ‘모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믿기지 않지만 옛날에는 모악산 아래까지 큰물이 넘쳐 배가 다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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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수왕사 바위에 배를 맨 흔적이 있었고, 그곳을 배가 넘어간다고 해서 ‘배내미’, 건너편에는 배가 재를 넘어왔다고 해서 ‘배재’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모악산 아래에 배가 두둥실 다녔다니 지금으로써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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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동에서 시작하는 모악산 등산로(금곡사 가는 길)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편백나무 숲을 마주하게 됩니다. 숲을 지나며 피톤치드를 듬뿍 맞으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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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에서 중인 천변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 또한 양편에 조팝나무가 심어져 있어 4월 말이 되면 만개한 조팝나무 꽃을 보며 감성적인 라이딩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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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면 ‘건강’이 저절로 따라오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모악산 자락에는 전주시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완산생활체육공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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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축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그라운드골프장, 인공암벽장 등 다양한 종류의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넓게 조성한 체육공원 내에는 작은 저수지가 있고, 저수지 주변으로 가볍기 산책하기 좋은 산책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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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동에는 다양한 유무형의 문화유산도 있습니다. 그중 저는 삼천동 곰솔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삼천동을 오갈 때면 늘 눈에 띄던 나무였습니다. 곰솔은 본래 바닷가를 따라 자라는 해송인데, 이렇게 내륙에서 자라는 것이 매우 희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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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 장 씨의 모역을 표시하기 위해 심은 이 곰솔의 나이는 약 25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90년대 초 택지 개발로 고립되어 수세가 약해졌고, 2001년도 독극물 주입에 의해 2/3가량의 가지가 죽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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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시민들의 관심 속에 자라온 곰솔은 문화 역사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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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무형 문화유산으로는 기접놀이를 꼽을 수 있습니다. 기접놀이는 삼천동과 평화동의 여러 마을에서 농기(農旗)를 가지고 벌이던 민속놀이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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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기접놀이는 푸지고 신명 넘치는 전통예술이면서, 경쟁과 화합의 가치를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 후까지 이어지다 사라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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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8년 지역 주민의 힘으로 보존회를 결성하여 우리의 곁으로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전주시에서 효천 지구에 ‘기접놀이전수관’을 지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널리 알리며 계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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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삼천 3동은 자연과 문화의 멋을 한가득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선선한 가을, 다양한 매력이 있는 삼천 3동의 거리를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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