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전의 숲길을 따라

충남 서산시 읍내동 562-9


서산 시내에 위치한 부춘산은 그리 높지도, 험하지도 않지만

걸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상에 오르면 가슴이 탁 트이는 도심 속 쉼표 같은 산입니다.

이번 탐방은 부춘산 입구에 위치한 단군전에서 시작해정상까지 다녀오는 코스로 다녀왔습니다.

단군전은 서산시청 뒤편, 아파트 단지와 상가 사이 조용히 자리한 작은 전각입니다.

그 초입에는 단군상이 위치해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단군은 환인의 아들 환웅과 곰이 여자로 변해 낳은 인물로, 기원전 2333년 아사달에 고조선을 세워 한민족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단군은 수도를 여러 차례 옮기며 다스렸고, 마지막엔 다시 아사달로 돌아와 산신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단군전으로 오르는 계단은 왠지 모르게 특별한 웅장함이 느껴지는 기분이 듭니다.

단군전 입구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이 비석은 단군전 건립 기념비로 추정됩니다.

비석에 새겨진 ‘개(開)’라는 글자는 단군전을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서산 단군전은 1954년 10월, 지역 주민들의 뜻에 따라 건립된 것으로, 매년 개천절에는 개천대제와 개국기원제 등 제례가 봉행됩니다.

이곳은 한민족의 뿌리 의식을 되새기는 장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단군전은 평소에는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내부로 들어가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당을 둘러싼 담장은 높지 않아, 경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트여 있습니다.

담장 너머로는 붉은 기둥과 단청으로 장식된 전각의 단정한 자태가 눈에 들어오고,정갈하게 정비된 마당과 주변 소나무들이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비록 문은 닫혀 있지만, 그 안의 기운은 담장을 넘어 전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단군전 숲길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부춘산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전체 높이는 약 187m로 높진 않지만 소나무·참나무 숲이 어우러진 경사도는 제법 걷는 맛이 있습니다.

부춘산은 곳곳에 이정표와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어 처음 찾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길을 따라 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단군전 – 부춘산 정상 – 단군전’이렇게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형 코스로 걸었습니다.

등산로 중간중간에는 나무 벤치와 쉼터도 마련되어 있어 천천히 걸으며 쉬어가기 좋습니다.

곳곳에서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도 여럿 있습니다.

부춘산 정상에 다다르면 작지만 특별한 길이 하나 펼쳐집니다.

바로 ‘시와 함께 걷는 길’입니다.

그 길을 따라 서산 지역 문인들의 시가 적힌 시들이 한 편 한 편 나란히 서 있습니다.

짧은 산행 뒤 마주하는 이 문학 산책길은 자연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마음까지 정화시키는 공간이 되어줍니다.

도심과 가까운 산의 정상에서,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진 이 길은 ‘정상 정복’을 넘어 머물고 싶은 정상으로 부춘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부춘산은 아침저녁으로 등산객이 많고 주말에는 가족 단위 산책객도 자주 오릅니다.

산 자체가 높지 않아 아이들과 오르기에도 무리가 없고, 산책 겸 오르기에도 좋은 코스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부춘산 정상에는 넓은 데크형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어 있습니다.

전망대를 오르면 누구나 쉬어가며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서산 시내는 물론, 멀리 태안 방향까지 시야가 탁 트이며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서산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작은 정자와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바람을 느끼며 쉬어가기에도 좋습니다.

부춘산은 단순한 동네 뒷산이 아닙니다.

단군전의 역사와 소나무 숲길의 고요함, 그리고 정상에서 마주하는 넉넉한 풍경까지 담고 있는, 서산 시민의 품 같은 산입니다.

잠시의 여유가 필요할 때, 부춘산으로 가볍게 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자연과 역사, 그리고 나만의 쉼표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춘산 공원

충남 서산시 읍내동 528-23

특이사항 : 정상에 화장실 없음, 산 중턱 절에 화장실 있음. 계단이 설치되어 있으나, 미끄럼 주의 필요.

* 취재 일시 : 2025년 5월 11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내이름은수지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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