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공주시가 숨겨놓은 색다른 전수관!? '박동진판소리전수관'
공주 이색 전수관
박동진판소리전수관
인기는 돌고 도는 것이라 했던가요. K팝의 위상이 커지면서 우리의 소리인 판소리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인기 트로트 가수도 판소리가 밑거름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오늘 다녀온 곳은 현대 판소리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명창 인당 박동진 국창(판소리) 전시관입니다.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은 공주 시내와도 가깝고 생각보다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곳이기에, 백제역사유적지구 여행을 시작하거나 혹은 마지막 여행지로 추천해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공주 출신으로 ‘토막소리’ 위주이던 판소리계에 완창 판소리의 새바람을 일으킨 판소리계의 대들보이자 국악 보급과 대중화에 큰 공을 세운 거목으로 알려진 박동진 명창은 조금 나이가 있으신 분은 아실려나요? 한 CF에서 ‘제비 몰러 나간다’,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는 대사로 소위 국악 유행어를 만드신 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니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구나 싶기도 합니다. 국악에 전무한 저같은 사람도 기억을 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사진에는 다 담아오지 못했지만, 전수관이 갖추고 있는 편의시설 수준이 상당했습니다. 우선, 전수관 내부와 외부에 넓은 무료 주차장을 가지고 있고요. 특히, 여행자들을 위한 공중화장실이 아주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 좋았습니다. 토요일에 방문하시면, 전수관 주변으로 판소리를 전수받는 학생들의 앳되지만 때론 우렁찬 판소리에 귀가 호강하는 느낌입니다.
박동진판소리전수관은 충청남도과 공주시가 판소리 후원양성을 위하여 이곳 공주시 무릉동에 전수관을 지은 것이 1998년도의 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다녀간 날에도 판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는데 열심히 배우는 소리를 들으니 우리 것을 이어나간다는 뿌듯함과 가요만 듣던 귀에 신선함을 주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론 판소리를 전수 받게 되면 음대에 진학을 하는 것인지, 혹은 공영방송의 합창단으로 진로가 결정되는지 괜시리 궁금해지기도 하였습니다.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이 판소리를 전수받는 동안 담소를 나누고 있어서 더 그랬나 봅니다.
이제는 전시관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된 '판소리', 그리고 이곳 전시관의 주인공인 박동진 선생님께서는 '살아있는 인간문화재'로 통하셨으니, 판소리계에서는 매우 상징적인 인물로 남으신 셈입니다. 인간 스스로가 문화재가 된, 한 분야를 애정하고 아끼고 계승 발전시키신 인물이니 선생님의 개인 인생사에도 대단한 업적을 남기신게 아닐까요?
또한, 전시관 안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판소리사적으로 매우 소중한 자료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박동진 명창 생전에 사설을 직접 적어놓은 소리책, 완창공연과 관련된 팜플렛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홍보가 5시간 완창, 춘향가 8시간 완창, 적벽가 7시간 완창 등 완창소리에 대한 기록을 보니 새삼 놀랍기도 하고 당시 실제로 봤다면 큰 감명을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관은 상설전시관 성격의 전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판소리전수관이라고 하여 '전시관' 퀄리티의 심도가 얕거나 볼만한 전시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요. 비록 작은 면적이지만, 박동진 선생님의 일생과 판소리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관람할 수 있어 매우 유익했던 전시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에서 쓰시던 부채, 의상 등도 살펴볼 수 있었고 당시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음원과 동영상도 설치되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왔다 생각보다 감명을 크게 받게 되는 전시관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기대이상으로 의미가 있었던 방문이었습니다. K팝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앉아 우리의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 뜻 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공연 사진 중, 부채를 앞쪽으로 뻗고 열차하시는 찰나의 사진이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더라고요. 판소리전시관이 계속계속 후대에 이어져 많은 후진이 양성되길 바랍니다. 하늘에 계신 선생님도 뿌듯해 하실테니까요.
박동진판소리전수관
위치 : 충남 공주시 무릉중말길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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