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물맛을 품은 하동 화개장터의 시원한 올갱이 국밥
물맛을 품은 하동 화개장터의 시원한 올갱이 국밥
제12기 하동 SNS 기자단 최홍대
전국 곳곳의 먹거리를 찾아다니다 보면 손이 많은 식재료를 손질해서 만들어내는 지역만의 맛들이 있습니다. 섬진강이 흐르는 하동을 처음 가본 것이 언제였던가요. 15년쯤이 된 듯합니다. 빡빡한 일정 속에 도착한 하동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들은 바로 재첩이라는 글자였습니다. 모래밭이 가득 담긴 섬진강의 물줄기 속에 숨어서 살고 있는 재첩이라는 조개는 작은 조개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섬진강변을 내려다봅니다. 완전히 평화로운 일상 그 자체나 다름이 없는 곳입니다. 저 섬진강을 중심으로 우측은 경상남도, 좌측은 전라남도입니다. 남도 구경 온 사람치고 재첩 한 번 안 만나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동의 화개장터에 들러봅니다. 항상 하동을 오면 화개장터를 들러서 식사를 하고 갑니다.
화개장터 안에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재첩국과 다슬기, 은어, 참게 등이 들어간 음식을 맛볼 수가 있습니다.
하동을 떠나기 전에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들어가 봅니다.
낙동강도 재첩이나 올갱이가 많이 잡혔는데 낙동강은 1980년대 후반 하굿둑이 들어서면서 자연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재첩이라던가 민물 먹거리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섬진강은 아직도 재첩이나 참게, 민어, 올갱이 등도 많이 수확이 된다고 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있으면 재첩국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실제 눈 감고 먹어보면 재첩국과 구분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고향은 대도시였지만 때론 이런 음식을 만들어서 내놓는 친척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재첩국밥을 닮은 올갱이국밥으로 점심을 잘 해결해 보았습니다. 뻘겋게 양념을 듬뿍 넣은 국밥보다 본래의 맛이 잘 살아 있는 맑은 국밥이 좋습니다. 국밥 한 그릇을 했으니 이제 화개장터를 잠시 돌아보았습니다.
국밥을 비우는 것도 한 수저부터라고 했던가요. 먹다 보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 국밥입니다.
모래가람·다사 강(多沙江)·사천(沙川)·기문화·두치강 등으로 불릴 정도로 고운 모래로 유명한 섬진강은 “구례 남쪽의 구만촌(九灣村)은 거룻배를 이용하여 생선과 소금 등을 얻을 수가 있어 가장 살만한 곳”이라고 택리지에 기록이 되어 있을 만큼 살기에 좋은 곳입니다.
하동을 올 때마다 은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항상 생각만 하고 돌아갑니다. 플레코글로수스 알티벨리스는 은어의 라틴어 학명이라고 합니다. 숭어나 산천어 등과 달리 은어는 물고기가 곱고 이뻐보입니다.
초록 등과 하얀 배의 매끈한 자태에 힘입어 민물고기의 여왕으로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는 물고기입니다. 무더위 꺾인 가을이면 산란장소를 찾아 하천의 상류로 내달리는 은어 떼가 꼬리를 물고, 햇빛에 반짝이는 잔물결을 윤슬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제법 씨알이 굵은 참게도 유혹을 하고 있지만 이날은 섬진강의 맛을 품은 올갱이와 부추를 넣은 마치 재첩국맛을 연상케 하는 희한한 맛의 올갱이국밥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민물에서만 살 것 같은 참게의 고향은 바다입니다. 바다에서 부화한 어린 참게는 성장을 위해 봄철에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민물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송림에 퍼져나가는 가을을 담은 짙은 솔향과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만나보았습니다. 황금빛 드넓은 평사리 들판은 저의 것이 아니더라도 풍만했으며 초록빛의 차밭이 있는 차밭에서의 녹차 한 잔에 편안한 여유를 느껴보았습니다. 이제 내년이 되어야 하동의 가을을 볼 수 있겠지만 그리움은 여운처럼 남게 됩니다.
- #하동
- #하동여행
- #하동맛집
- #올갱이국밥
- #재첩국
- #화개장터
- #섬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