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인절미 향기 가득한 5월의 '공주 산성시장'

공주 산성시장 방앗간에서

피어오른 봄의 맛, '쑥인절미'

충남 공주시 산성동 181-82

5월 산성시장 떡 방앗간 주위로는 연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골목 전체에 쑥 찌는 냄새가 은은하게 퍼져나가는데요. 지나가던 시장 손님들도 코끝을 스치는 그 향기에 발길을 멈추곤 합니다. 쑥인절미 맛집인 이 방앗간은 해마다 5월이면 매일같이 쑥 인절미를 맞추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 공주 산성시장 쑥인절미 맛집

빗방울이 떨어지다 갠 하늘은 옅은 색으로 흐려 있습니다. 흐린 날, 공주 산성시장 문화광장 주위에는 5월의 꽃인 이팝나무 꽃이 더욱 하얗게 빛이 납니다. 향기도 별로 느껴지지 않지만 나뭇가지에 함박눈처럼 내려앉은 꽃송이는 한지를 얇게 잘라서 걸쳐놓은 것처럼 예쁩니다.

▲ 공주 산성시장 문화광장

▲ 공주 산성시장 이팝나무

산성시장 쑥떡 맛집 밖에는 하얗게 씻은 쌀이 소쿠리에 담겨 있습니다. 물기가 빠지면서 쌀알 하나하나가 투명하게 빛납니다.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을 한 줌씩 올린 찹쌀은 금세 물기를 머금고 불어나기 시작하는데요, 이 쌀이 오늘 만들어질 쑥 인절미의 바탕이 됩니다.

▲ 공주 산성시장 쑥인절미 떡방앗간 모습

쑥을 쪄 내면 온통 김이 골목에 퍼집니다. 4월에 뜯은 쑥으로 쑥 인절미를 만드는데요. 인절미라고 해서 노란 콩고물을 묻히는 게 아닙니다. 쑥을 쪄 내고, 떡쌀과 함께 갈아서 가루를 만듭니다. 그리고 찌면 쑥 시루떡이 되고 이 떡을 다시 가래떡 기계에 넣어서 뽑아내는 것입니다. 쑥떡은 작게 소포장해서 팩에 담겨 손님들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보통은 시장에서 사 먹기만 했지 이렇게 유심히 떡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 공주 산성시장 쑥인절미 떡방앗간 모습

방앗간 밖에서는 어르신들이 함지 앞에 앉아 뭔가를 열심히 다듬고 계십니다. 방앗간에서 쪄낸 쑥을 고르고 계십니다. 푹 쪄진 쑥에서는 은근한 단내와 구수한 향이 함께 올라옵니다. 손끝으로 만져보며 덜 익은 건 다시 고르고, 질긴 줄기는 솎아내며 하나하나 정성껏 다듬으시는 모습이 마치 봄을 다루는 장인의 손길처럼 느껴집니다.

▲ 공주 산성시장 쑥인절미 떡방앗간 모습

방앗간 안에서는 쑥과 함께 찹쌀을 넣고 함께 갈아냅니다. 찹쌀가루와 쑥이 서로 갈리면서 전체적으로 쑥색이 도는 가루가 만들어집니다. 초록빛이 은은히 감도는 쑥 가루를 쪄 내면 반죽은 금세 고소한 향을 품고 쑥 시루떡이 됩니다. 쑥 향이 도는 시루떡을 옛날에는 떡메를 쳐서 가래떡으로 만들었는데요. 지금은 가래떡 기계에 넣습니다. 그러면 절편이며 가래떡이 만들어져 나옵니다.

▲ 공주 산성시장 쑥인절미 떡방앗간 모습

가래떡 기계에서 쑥 인절미가 나오면 기다리는 분들이 작은 덩어리로 만들어 비닐로 포장합니다. 이렇게 몇 개씩 모아 소포장을 합니다. 막 나온 쑥 인절미는 쫄깃해서 먹는 식감도 좋고, 쑥 향이 가득 배어 있어서 맛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연의 향이 느껴지니 건강한 맛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 공주 산성시장 쑥인절미 떡방앗간 모습

쑥 인절미를 한 팩 샀습니다. 사실 살 때까지만 해도 이 떡이 얼마나 맛있을지 잘 몰랐는데요. 집에 와서 가족들과 하나씩 먹어보니 정말 맛있습니다. 아내는 쫄깃한 맛과 쑥 향이 일품이라며 좋아합니다. 다음 주에 산성시장에 가면 더 사 오라고 합니다.

▲ 공주 산성시장 쑥인절미

쑥떡을 사 들고 시장 구경을 함 바퀴 했습니다. 발길은 모종을 파는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몇 평 주말농장을 예약해 놓고 아직까지 밭에는 가 보지도 못했는데요. 오늘 뒤늦게 모종을 사기로 했습니다. 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는데. 이곳에서 야채 모종을 보니 봄 시간이 알차게 흘러갔었네요. 갖가지 야채를 한 상자 샀습니다. 오후에 밭에 가서 흙을 만질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