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공주 계룡산 갑사 가는 길
봄꽃 피어난
공주 계룡산 갑사
계룡산의 능선을 보고 그 옛날 무학대사는 '금 닭이 알을 품고, 용이 날아 하늘로 올라가는 형국'이라 표현하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4대 명산으로 꼽히는 계룡산은 천왕봉을 중심으로 28개의 봉우리와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 천년고찰이 자리해 있습니다.
공주 계룡산 아래 자리한 절 갑사는 조선시대의 전통 있는 사찰로 하늘과 땅과 사람 가운데서 가장 으뜸이란 뜻으로 '갑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갑사'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하며 갸우뚱 하시는 분 많으시죠.
신묘한 전설로 전해지는 남매탑과 갑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한 이상보의 수필 '갑사로 가는 길'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현대 수필 중 하나로 읽어보지 않았어도 누구나 한 번쯤 교과서를 통해 들어보셨을 거예요. 아주 오래전 '나도 한번 걸어봐야지' 생각했는데 봄이 오는 길목에서 갑사를 가기 위해 이른 아침 길을 나섰습니다.
절 초입에 마주한 마을을 지키는 당산목 '괴목대신'.
임진왜란 때 승장이었던 영규대사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이곳에서 승병들과 작전회의를 했다고 전해지며 매년 정월 초삼일마다 당산목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당산목은 영험한 효과가 있다 하여 현재도 치유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모여든다고 합니다.
노송과 느티나무숲이 우거진 갑사 가는 길에 들어서자 봄축제를 알리는 현수막과 포토존이 반겨줍니다. 갑사는 황매화 국내 최대 군락지로 알려져 있어요.
봄이 되면 노란 황매화가 만개해 매년 4월 마지막 주에 이곳에서 황매화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한 달 뒤에 갑사에 가신다면 아름다운 황매화 모습을 볼 수 있겠죠.
갑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데요, 성인 기준 3천 원으로 입장은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입니다.
갑사 가는 길은 양옆으로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팽나무, 말채나무 등 노목들이 늘어서 여행객을 반겨줍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에는 천연기념물 324호 소쩍새, 깃대종인 호반새와 깽깽이풀이 살고 있다고 해요.
말로만 듣던 소쩍새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운이 좋다면 만날 수 있을까요?
일심으로 불법에 귀의하겠다는 상징성을 가진 일주문을 지나 이어진 자연산책로인 오리숲길을 걷습니다. 가을이면 은행잎이 일주문 주변을 뒤덮고 있는 풍경도 장관이라고 하니 가을에 방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무시무시한 모습의 사천왕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 첫 번째 만나게 되는 것은 웅장한 조선시대 건축물인 '갑사강당'입니다. 강당은 승려들이 법문을 강론하던 건물로 '계룡갑사'라 쓰인 현판이 붙어 있는데 1887년 충청도 병마절도사 홍재희가 쓴 것이라고 해요.
갑사 해탈문을 지나 오른편 종각 안에 있는 '갑사동종'은 일제강점기 전쟁물자 헌납으로 공출되었다가 해방 후 되찾아 온 민족과 수난을 같이한 범종이에요. 동종 몸체에 명문은 조선 선조 17년에 만들었음을 알 수 있으며 당시는 '갑사사'불리었다고 하네요.
대웅전은 정유재란 시 모두 사라진 후 1604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고 하는데요. 갑사 대웅전은 여러 차례 중수를 거치면서 현재까지 이어져 온 건물로 새봄을 맞아 대대적인 외부 공사 중이였습니다. 한석봉이 쓴 편액이 걸려 있는 갑사 대웅전은 옆면이 사람인(人) 자 모양으로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우측에 아미타불, 좌측에 약사여래와 문수보살,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등 4대 협시보살을 봉안하고 있어요.
아쉽게도 내부 사진은 담을 수 없었어요.
철당간은 당을 다는 철깃대와 기둥으로 당간은 절 앞에 세우는 깃대인데 부처나 보살의 위신과 공덕을 표시하고 사악한 것을 내쫓는 기능을 가진 당이라는 깃발을 달기 위한 깃대이며 당간지주는 당간을 좌우에서 지탱하기 위한 버팀기둥이에요.
갑사의 철당간 지주는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어 당간 형태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해요.
대웅전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적목당과 진해당이 자리해 있어요.
절에 가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죠.
이곳 사찰은 갑사구곡을 찾아 떠나는 '갑사구곡 트레킹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는데 별빛 명상과 철당간 사색의 길 산책, 용문폭포 걷기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자연에서 마음의 수양을 닦으면서 힐링 받고 분이라면 템플스테이 체험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봄이 찾아온 절간을 유유히 걸어보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어요. 계룡산 일대에는 무수한 맛집들이 많은데요.
기회되면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계룡산 일대 맛집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갑사
위치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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