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의 유행으로 우리 것을 '힙'한 것이라 인식하는 20대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일명 '할매카세(할머니와 오마카세의 합성어로 할머니가 그날의 식재료로 요리한 상차림)' 등 예스러움을 즐기는 20대들의 인증샷을 SNS 상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최근 들어 젊은 층 사이에서 노포를 찾아다니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노포(老鋪)'는 오래된 가게를 일컫는 단어입니다.

맛의 본고장으로 이름난 전주, 그 명성만큼이나 오래된 맛집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전주 현지인들, 특히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노포 막걸리집’의 매력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노포의 인기 비결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 온 만큼 뛰어난 음식 맛은 물론, 투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노포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습니다. 노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가성비 좋은 노포 식당을 찾아다니는 유튜버들의 인기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습니다.

술 주문 시 안주는 공짜!

삼천동 막걸리 골목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꽤나 유명한 곳입니다.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여 타지인에게도 잘 알려진 삼천동 막걸리 골목에는 해마다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으며, 끝도 없이 나오는 엄청난 음식들은 전주가 맛의 도시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지요.

하지만 저는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막걸리집이 아닌 현지인만 아는 식당을 찾아가 보았는데요, 전주 막걸리 노포의 안주 구성 등 전반적인 느낌을 보여드릴게요!

다른 유명한 막걸리집처럼 깔끔하거나 세련되지도 않고, 엄청나게 대단한 음식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어딘가 할머니 댁에 온 듯 포근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조그맣고 정겨운 식당입니다.

먼저, 전주 막걸리 한상 문화를 설명드릴게요. 경남의 다찌나 통술집, 실비집과 동일하게 술을 마시면 안주를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주인이 '알아서' 음식을 내어줍니다. 술을 마시면 마시는 만큼, 슬쩍 다가와 또 다른 안주를 챙겨주는 사장님에게 따뜻한 전주의 정을 엿볼 수 있지요.

이러한 운영 방식 덕분에 고된 하루를 끝마친 사람들이 술값으로 식사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어요. 서민들을 위한 마음 넉넉하고 포근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답니다.

단골손님 가득한

정겨운 공간

이러한 노포 막걸리집들은 보통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이 홀로 운영하며 단골손님들이 주로 찾는 가게입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편히 와서 소박하게 한 잔 기울이고 안부도 주고받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지요.

그날그날 장 봐 온 재료로 적당량만 내어주기 때문에 재료가 다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장사가 아닌 데다, 체력 등의 문제로 방송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을 다 응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사장님도 있고 전반적으로 홍보 및 노출을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저 역시도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며 오래오래 어른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정겨운 소통 공간으로 남길 바라고 있습니다.

독특한 운영 방식의

전주 막걸리집

전주 막걸리집은 가게 특성상 많은 손님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관광객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식당들이 대부분입니다.

막걸리집만의 방식을 잘 모른 채로 방문해 술은 주문하지 않고 안주만 먹고 가려 하거나,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사장님이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시겠죠? 따라서 막걸리집의 대략적인 운영 방식은 알고 방문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전주 막걸리집에서는 주로 어떤 안주가 나오는지 본격적으로 보여드릴게요!

매일 준비한 신선한

우리 농산물로 만든 안주

막걸리집에 가면 기본적으로 뿌리채소를 내어주고는 합니다. 철에 따라 고구마나 감자 또는 옥수수, 참기름장에 찍어 먹는 마 혹은 무, 당근, 오이까지! 때론, 버섯이나 콜라비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술을 마시기 전에 슴슴하게 속을 달래주기 좋은 삶은 달걀이나, 심심풀이로 까먹기 좋은 땅콩이나 밤, 강낭콩도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오르는 안주이지요. 사장님이 그날그날 준비한 신선한 우리 농산물이랍니다.

날마다 달라지는

안주의 묘미

전주 막걸리 노포의 막걸리 한 병 가격은 집집마다 상이합니다. 보통은 오천 원에서 칠천 원 사이이며, 기본 세 병부터 한 주전자로 판매합니다. 시원한 막걸리와 놋색의 양은 주전자, 그리고 찌그러진 막걸리잔까지! 막걸리를 맛있게 마실 준비는 다 된 셈입니다.

막걸리집의 묘미는 어떤 안주를 내어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똑같은 가게를 가도 그날그날 나오는 안주들이 달라집니다. 막걸리를 주문하면 신선한 제철 채소와 과일, 해산물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막걸리에는 절대로 전이 빠질 수 없죠! 푸짐한 안주 한 상에 한 잔 두 잔 기울이다 보면, 주방에서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기름 냄새가 풍겨옵니다. 인심 좋은 사장님께서 건네주는 바삭하고 뜨끈한 전은 막걸리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안주랍니다.

손맛 좋은 전라도 김치에 막걸리가 술술 넘어갑니다. 그밖에 야들야들하게 삶은 수육, 각종 볶음이나 조림 역시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막걸리집의 맛 좋은 안주랍니다.

사장님의 푸근한 정

사장님과 얼굴을 익힌 단골이 되면 가끔 신선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습니다. 막걸리만 마셔도 이 모든 안주들이 공짜라는 사실이 보면 볼수록 놀랍지 않나요? 마치 할머니 댁에 놀러 온 것처럼 넙죽넙죽 음식을 받아먹다 보면 사장님의 따뜻한 정에 감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장님께 너스레를 떨며 친해지는 일도 막걸리집의 묘미 중 하나입니다. 마치 손주들을 보는 듯한 정겨운 눈빛으로 과일이며 과자, 떡 등 후식까지 챙겨주기도 한답니다!

막걸리 한 잔에 푸짐한 인심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전주의 오래된 막걸리집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혹시라도 지나가다 안에서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낡은 간판의 막걸리집을 발견한다면 허름하다고 주저하지 말고 한번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는 게 어떨까요? 어쩌면, 한잔하며 쉬고 싶을 때 편히 찾을 수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단골 막걸리집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title":"전주 막걸리, 가성비와 분위기까지 잡은 노포집","source":"https://blog.naver.com/jeonju_city/223127902976","blogName":"전주시 공..","blogId":"jeonju_city","domainIdOrBlogId":"jeonju_city","logNo":223127902976,"smartEditorVersion":4,"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lineDisplay":true,"m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