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전
위뜰에서 찾은 다섯 가지 감각의 하루 (맛있는 생태정원 후기)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조용한 산자락 아래에 ‘맛있는 생태정원 위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뜰’, 그리고 ‘위쪽에 있는 정원’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한때 아무도 찾지 않던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채소와 꽃, 허브, 과실수가 자라며 정원과 농장의 경계를 허물고 건강한 생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도시 안에서 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지요.
저는 해설 선생님과 함께하는 ‘오감정원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손으로 만지고 향을 맡고,
식물을 맛보고, 정원의 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따뜻한 꽃차 한 잔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위뜰에서 핀 장미와 캐모마일을 말려 블렌딩한 꽃차에 도화꽃 한 송이를 곱게 띄워주셨습니다.
향긋하고 부드러운 향이 퍼지며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로 들른 곳은 ‘비와야 연못’이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인공 급수를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리는 비로만 물이 고이도록 만든 연못입니다.
억지로 채우지 않고, 자연의 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정원의 철학이 느껴졌습니다.
‘보기만해도 힐링되는’ 정원에는 계절마다 다른 꽃과 식물들이 피고 집니다.
초봄에는 보랏빛 차이브가, 이어서 사계장미, 여름이면 붉은 작약이 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고, 마음까지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식물의 촉감을 손끝으로 느껴볼 수 있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정원도 있었습니다.
은쑥의 부드러움, 램스이어의 폭신한 감촉, 루드베키아의 거친 질감 등,
각기 다른 식물들의 느낌을 직접 만져보며 자연의 다양함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맛을 경험하는’ 공간에서는 식물의 맛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비올라 꽃잎을 한 입 맛보았더니, 은은한 향과 함께 달콤한 맛이 전해졌습니다.
이 꽃은 샐러드나 꽃차, 비빔밥 등에 활용된다고 하시더군요.
화학비료 없이 길러졌기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허브식물이 자라는 ‘향기가 머무는’ 정원에서는 바람을 타고 라벤더,
레몬타임, 로즈마리 등 다양한 향기가 퍼져 나왔습니다.
향 하나하나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코끝을 자꾸 자극했습니다.
건물 뒤편으로 가는 길에는 앵두나무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빨갛게 익은 앵두 열매를 몇 개 따서 맛보았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습니다.
자연에서 바로 따먹는 즐거움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정원 뒤편에는 ‘나비, 새, 벌이 함께하는’ 생태 공간도 있었습니다.
벌개미취, 블랙커런트, 누리장나무, 눈개승마 등이 함께 자라고 있었고,
이 식물들은 곤충과 새들에게 꿀과 열매를 나누며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약초가 심어진 ‘몸이 건강해지는 정원’에서는 곤드레, 당귀, 머위 등 다양한 산나물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식탁에서 흔히 보는 나물들이 살아있는 채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새로웠습니다.
체험의 마지막은 직접 정원에서 딴 꽃과 잎을 활용한 액자 만들기였습니다.
종이에 꽃병 모양 도장을 찍고, 그 위에 잘라낸 꽃잎과 잎을 붙여 꾸몄습니다.
아주 간단한 과정이었지만 생화를 활용한 덕분에 제법 멋스럽게 완성되었습니다.
해설가와 함께하는 오감정원 투어는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신청하실 수 있고,
이 외에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서대문구청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오감을 통해 계절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글: 서대문구 블로그 서포터즈 :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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