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과 중건, 지금의 모습까지

다사다난했던 고찰의 역사

769년 (신라 혜공왕 5년) 진표율사는 설악산 북쪽 기슭에 비구니 도량으로 화암사를 창건했습니다. 이후 1623년 소실된 것을 1625년 중건하였다고 알려져 있죠. 1864년 고종 때에는 수바위 아래로 옮겨 중건했는데요. 이때 바위의 이름을 따서 잠시 '수암사'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화암사'는 수차례 화재와 중건을 겪으며 금강산 시작점이자 금강산의 최남단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현재의 모습은 1991년 개최된 고성 세계잼버리 대회에 맞춰 새로 건립된 모습입니다. 덕분에 대회에 참가했던 천여 명의 불교국가 청소년들이 화암사 법당에서 수계식을 가질 수 있었죠.

화암사에서 꼭 돌아봐야 할 곳은 3곳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여러 전설을 담고 있는 화암사의 상징 '수바위'. 두 번째는 108개의 마니차를 지나 오르면 만날 수 있는 '미륵불', 세 번째는 절을 모두 돌아보고 전통차를 마시며 수바위의 절경을 직관할 수 있는 '청황 전통찻집'입니다.


금강산에 올라볼까

금강산이 1만 2천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들어보셨죠? 그렇다면 그 시작점이자 최남단, 제1봉은 어디일까요?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토성면에 솟아 있는 해발 1204m의 신선봉입니다. 이 신선봉 아래 창건한 것이 화암사이죠. 그래서 화암사 주변에는 신선봉에서 발원한 신선계곡의 맑은 물이 소와 폭포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암괴석 장관도 감상할 수 있죠.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끝까지 가보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금강산에 발을 들여보고 싶다면 화암사 산책을 추천합니다. 충분히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전설과 염원이 뭉쳐있는 기암괴석

'화암(禾岩)'에서 '수(水)바위'로 개명한 이유

수바위의 전설

화암사는 제1주차장(일주문 근처)에서 걸어서 15분, 제 2주차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숲길을 산책하듯이 오르다 보면 장엄한 기암괴석이 왼쪽 위로 보입니다. 바위의 이름은 '수(水)바위'. 원래는 벼를 베어서 볏단을 차곡차곡 쌓은 더미를 말하는 '볏가리'를 닮았다고 하여, 벼 화(禾) + 바위 암(岩) 자를 더해 '화암'이라고 불렸던 바위입니다. 절 이름 화암사 역시, 바위 이름과 똑같이 붙여진 것이죠. 그런데 화암사가 여러 번의 화재를 겪자 '화'라는 글자가 불과 관련이 있다고 하여 물 수(水)를 써서 '수바위'로 이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더 이상 고귀한 절이 불길에 휩싸이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이었던 거죠.

수바위에는 다른 전설도 전해집니다. 화암사는 민가와 멀리 떨어져 이어 스님들이 시주를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절에 사는 두 스님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수바위에 구멍이 있으니 그곳에 지팡이를 넣고 흔들라고 말했습니다. 스님들은 꿈에서 깨 노인의 말대로 실행했더니 구멍에서 정말 쌀이 나왔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는 수바위 위에는 길이가 1m 둘레가 5m 정도 되는 웅덩이가 있습니다. 이 웅덩이에는 물이 항상 고여 있어 가뭄을 당하면 웅덩이 물을 떠서 주위에 뿌리고 기우제를 지냈다고 하는데요. 기우제를 지내면 얼마 안 가 비가 내렸는데, 그 신통함 때문에 '수(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소소여행 TIP

화암사 입구에 수바위로 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10분 정도 올라가면 수바위에 닿을 수 있어요.

청황 전통찻집

화암사의 대웅전, 삼성각, 명부전, 요사채, 미륵불 등을 돌아보는 데에는 30분가량이 소요됩니다. 금강산의 수려한 경치와 사찰의 고즈넉한 정취를 충분히 느끼셨다면, 화암사 입구, 세심교 옆으로 돌아와 '청황 전통찻집'에 잠시 앉았다가 돌아가시길 추천합니다. 통창으로 정면에 보이는 수바위의 웅장함과 한방차의 진항 향기를 동시에 즐기실 수 있습니다.

'청황 전통찻집'에는 커피 종류는 물론 직접 만든 쌍화차, 대추차, 매실차, 호박식혜(스무디) 등을 팔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뜨겁고 진한 맛으로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쌍화차를 추천하고요. 여름에는 열기를 식혀 줄 시원한 호박식혜(스무디)를 추천합니다.

음료 외에도 염주, 장신구, 팔찌, 은세공품, 찻잔 등 소품 및 잡화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띠별 행운을 가져다주는 복이 담긴 제품들도 있고요. 선물하기 좋은 액세서리 종류도 판매하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무엇보다 찻집 안으로 쏟아져 내릴 듯,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수바위의 자태가 황홀합니다. 물멍, 불멍만큼 아름다운 '바위멍'이 가능한 곳이죠.

여러 전설들을 품고 있는 수바위의 절경과 따뜻한 한방차 한 잔을 함께 즐기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기원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관세음보살

스님들에게 쌀을 베풀어 도와주고

비를 내려 가뭄을 이겨내게 했던

수바위

다음엔 누구의 힘듦을 덜어 줄까요?

분명히 고요하지만

눈길이 닿는 곳마다 화려하게 아름다운 화암사에서

두 손 모아 고개를 숙여봅니다.


🚩 소소여행 Tip

- 화암사: 고성군 토성면 화암사길 100 / 템플스테이 등 문의 033-633-1525

-주차장 이용료 : 1일 3,000원 (제1주차장, 제2주차장 이용 가능 / 주말에는 제1주차장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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