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일 전
당진의 살아있는 민속문화,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으로 떠나는 전통 체험 여행
당진의 살아있는 민속문화,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으로 떠나는 전통 체험 여행
충청남도 당진에는 500년 전통의 공동체 문화가 오늘도 살아 숨 쉬는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인데요.
줄다리기가 학교 운동회나 체육대회 때 늘 있었던 전통놀이 정도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줄다리기 의례와 놀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보존, 발전해 나가는 세계적인 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는데요. 그 자세한 이야기 시작해 봅니다.
줄다리기 박물관에서는 줄다리기를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닌 농경문화와 공동체 정신이 녹아든 유산으로 바라보며, 이를 직접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인데요.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부터 큰줄전시관에 아주 거대한 줄다리기 줄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은 이 전통문화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문화 교육공간입니다. 줄다리기에 담긴 상징성과 의미는 물론, 조상들의 믿음과 공동체 정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바로 2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설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는데요. 내부 구성은 총 13개 존(Zon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안내 공간과 기념품 매장, 전시 소개
2) 줄다리기의 유래와 역사
3) 농경 사회 속 줄다리기의 탄생과 확산
4) 자연과 시장, 마을 공동체의 연관성
5) 조상들의 의례와 제사 문화
6) 마을 주민들의 삶과 정서
7) 전통 줄 제작의 기술적 흐름
8) 시골장터와 전통 노동의 상징성
9) 다양한 지역 줄다리기 형태와 전승 사례
10) 줄다리기와 세월의 흔적들
11) 세계 여러 지역의 줄다리기 문화
12) 기지시줄다리기의 국가적 의미와 전승자들
13) 줄다리기의 현대적 활용과 교육적 가치
기지시줄다리기는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마을에서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전통 행사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정성스럽게 만든 거대한 줄을 힘껏 당기며, 풍년을 기원하고 재난이 닥치지 않기를 바라왔습니다.
특이한 점은 줄다리기를 통해 농사의 운을 점치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까지 함께 참여하며 공동체의 연대감을 확인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경합을 넘어, 지역 주민 간의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행위로 자리 잡았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줄다리기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인 줄 알았는데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는 인류 보편적 전통문화라는 것입니다. 동남아시아의 벼농사 지역에서도 마을 단위로 진행되며,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도 유사한 풍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우제의 의미를 담아 물 부족이나 풍년을 점치는 방식으로 줄다리기가 발전했고, 이는 곧 지역 축제나 마을 제례행사와 연결되었습니다.
또한 줄다리기는 단순한 민속놀이에서 그치지 않고, 근현대에는 올림픽 시범종목이나 군사 훈련으로도 활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이 협동하고 경쟁하며 의지를 다지는 데 있어 줄다리기는 매우 상징적인 행위라 할 수 있는데요.
지역마다 서로 다른 줄다리기를 비교할 수 있도록 설명과 모형이 전시되어 이해를 돕습니다.
1층에는 기획전시실이 위치해 있는데요. 올해 말까지 유네스코등재 10주년 기획 전시인 '하나의 줄, 하나의 마음' 줄로 이어진 우리'가 진행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줄다리기 문화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데요.
먼저 캄보디아의 줄다리기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매년 4월 중순, 크메르력 새해가 끝나면 마을 곳곳과 사원 중심으로 ‘테안프롯(Te anh Prot)’이라는 전통 줄다리기 행사가 이어져 왔습니다.
예전에는 가족이 직접 손수 만든 줄을 사용했으나, 현재는 야자잎, 나일론 밧줄, 얽은 로프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두 편으로 나누어 힘겨루기를 펼칩니다.
힌두 신화 ‘유해교반(Churning of the Ocean)’을 바탕으로 선신과 악신이 협력하여 바다를 휘저어 우유의 바다를 만드는 장면과 맞닿아 있다고 하는데요. 캄보디아 줄다리기는 종교와 전통이 결합된 의례로 신과 인간이 함께하는 축제에 가깝습니다.
다음은 필리핀인데요. 필리핀 루손섬 북부 이푸가오 지역의 마을 공동체에서는 벼 수확이 끝난 뒤 새 농사를 준비하는 7~8월경, 전통적인 줄다리기 ‘푼눅’을 진행합니다.
이 행사는 ‘호우와(Huowah)’라는 전통 제례의 일부로, 조상에게 제물을 바치고 의례 후 이튿날 열리는 줄다리기 놀이입니다.
참가자들은 등신대 고리나 모형 ‘키나아그(Kina-ag)’를 들고 흐르는 물가로 향하며, 양쪽 팀은 ‘파키드(Pakkid)’라 불리는 나무 도구로 줄을 연결해 당기며 경쟁합니다.
이 지역 줄다리기는 물 위에서 신과 후손이 교류하는 상징적인 의례로 여겨집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에서는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10개 이상의 지방에서 줄다리기 문화가 다양하게 계승되고 있으며, 지역과 방식에 따라 ‘끼오꼬(Kéo co)’, ‘끼오송(Kéo song)’, ‘끼오모(Kéo mo)’ 등 여러 형태로 불립니다.
줄은 대나무, 넝쿨, 혹은 굵은 나무 기둥을 활용하여 제작되며, 땅속에 박은 고정대를 중심으로 줄을 통과시켜 서로 당기는 형태나, 두 개의 기둥 사이에서 줄을 잡아당기는 방식 등이 활용됩니다.
베트남 줄다리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풍요를 기원하고 마을의 화합을 다지는 민속 전통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과거에는 서로 다른 줄다리기 문화들이 존재했지만,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공동 등재를 계기로 한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의 줄다리기는 상호 이해와 교류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각국의 전통 줄다리기는 ‘서로 비슷하지만 지역 특색을 반영한 다양성’을 보여주며, 공동체 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소중한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는 국가 간 상호 방문과 전통 축제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며, 줄다리기를 매개로 한 문화 교류의 장이 열렸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행사 참여를 넘어, 무형유산이 지닌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는 국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획 전시를 마지막으로 박물관을 나왔는데요. 줄 한 줄에 담긴 500년의 역사와 공동체 정신,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에서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직접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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