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걷기 좋은 섬 신수도
SNS서포터즈
걷기 좋은 섬, 신수도
바람이 잔잔한 오후 신수도 걷기 여행을 다녀왔어요. 사천 해양경찰서 삼천포 출장소 옆 신수도 차도선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신수도에 도착해요. 편도 2,000원 왕복 4,000원으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어요.
운행 시간표는 동절기와 하절기에 약간 차이가 있어요. 저는 12시 배를 타고 들어가서 2시 50분 배를 타고 나왔어요. 신수도 몽돌해변까지 한 바퀴 천천히 돌고 잠시 휴식도 취하고 나니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더라고요. 몽돌해변에서 더 멀리 섬 전체를 걸으려면 3시간 이상은 소요될 것 같네요.
탑승 후 정확히 10분 뒤 신수도 복합문화터미널에 도착했어요. 파란색, 빨간색, 주황색, 알록달록 벤치가 반겨주네요. 바퀴 모양으로 벤치를 지지하고 있는 다리를 보니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신경 썼구나, 기대와 설렘을 안고 걷기 시작했어요. 여러 후기에서 본 것처럼, 신수도에 도착하셨다면 바닥에 깔린 초록색 페인트가 칠해진 길만 따라 걸으면 돼요.
본격적인 걷기 여행 전 관광안내도를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바닥에 칠해진 초록색 표식이 보이시죠? 신수도의 첫인상은 아기자기한 매력이었어요. 흔히 섬마을을 생각하면 선착장에서 위쪽으로 올라가야 마을이 형성되는데 신수도는 바다 바로 앞에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여 있었어요. 낮게 펼쳐진 작은 어촌마을이 정겹고 귀여웠어요.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요,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풍경만 바라봐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어요.
신수도를 걷다 보면 '시와 문학이 있는 섬'이라는 슬로건이 자주 눈에 띄는데요, 그야말로 섬 전체가 하나의 큰 전시장을 연상시킵니다. 해안길 둑방을 따라서 문학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사천팔경 그림도 눈길을 멈추게 하네요.
멀리 초양대교와 창선 삼천포대교도 보이네요. 잠시 바다를 벗어나 마을 길을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초록빛 대숲과 파란 하늘의 조화가 상쾌했어요.
신수도 캠핑장을 지나다가 잠시 길을 헤맸어요. 초록색 표식이 잠시 사라졌거든요. 캠핑장에 계신 어르신께 여쭤보니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 주셨어요. 부산 분이신데, 신수도가 좋아 10번째 방문했다고 하시네요. 어르신이 알려주신 대로 걷다 보니 신수도의 대표 포토 스폿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를 만났어요.
바다 앞 빨간 공중전화라니 꽤나 낭만적인 포토존이었어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방문한다면 멋진 기념사진을 남겨봐도 좋을 것 같아요.
길을 잃고 빨간색 언덕길을 얼마나 올랐을까 다시 거짓말처럼 초록색 길이 나타났어요. 잠시 헤매도 괜찮아요. 결국 옳은 길을 찾게 될 테니까요. 신수도는 아담한 섬이라 여러 사잇길을 걷다 보면 결국 목적지로 도착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올해 첫 동백꽃 길도 걸었어요. 이 계절에 가장 아름다운 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참 바라봤어요.
걷는 내내 신수도는 굉장히 친절한 섬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바다를 마주한 벤치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거든요. 걷다가 힘들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면 어디서든 쉬어갈 수 있답니다.
몇 번 길을 헤매기도 하고, 멋진 풍경에 넋을 놓고 감상하기도 하고, 두 시간 좀 넘게 걷다 보니 다시 섬 아래에 도착했어요. 등대까지 걷는 것을 마지막으로 신수도 걷기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2시 50분 출발하는 배를 타기 위해 여객터미널 앞 벤치에서 잠시 쉬었어요. 탑승 10분 전 제가 탈 배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네요.
늘 걷던 익숙한 길 말고 새로운 산책 코스를 찾는다면 신수도 걷기 여행 어떨까요? 현금 4,000원, 튼튼한 두 다리와 설레는 마음만 준비하시면 돼요. 큰 기대 없이 다녀왔는데 섬에서 만난 어르신처럼 저도 왠지 이곳을 자주 찾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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