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동구는 대전 5개 구 중 인구는 네 번째로 많고, 면적은 유성구에 이어 두 번째로 넓습니다.

대전의 동쪽에 위치해 북으로는 대전시 대덕구, 동쪽으로는 충북 옥천군, 남으로는 충남 금산군, 서쪽으로는 대전시 중구와 접해 있어요. 중구와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자치구로서 지역마다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대전시 동구 산내동에 속하는 삼괴동

동구의 16개 행정동 중에 산내동은 법정동으로 낭월동과 대별동, 이사동, 대성동, 장척동, 소호동, 구도동, 삼괴동, 상소동, 하소동 등 10개 마을이 속해 있습니다. 삼괴동에는 아직도 산골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소룡골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소룡골'의 '소룡'은 한자어로 巢龍이에요. 말그대로 '용이 깃들어있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대전시 동구 산내동에 속한 삼괴동 소룡골과 상소동 산정말

상소룡골에서 버스가 다니지 않는 마을길을 따라 상소동 산정말 안쪽 느티나무까지 돌아 나오는 1.2㎞ 길이의 '걷기좋은 길'을 소개합니다.

소룡골과 산정말 위치 및 붉은뎅이길 코스

상소룡골에서 산정말까지 이어지는 길은 붉은뎅(댕)이길이라고 부르는데요. 가장 높은 꼭대기는 붉은뎅이 고개라고 합니다. 동구문화원의 지명 유래 자료에 따르면 붉은뎅이고개는 공주의 끝에 있다는 뜻의 공주말(末)의 옛이름이라고 합니다.

삼괴19통 마을회관 버스정류에서 붉은뎅이고개 오르는 길

지도를 보면 상소룡골에서 산정말까지 이르는 길 아래로 산 골짜기에 있는 들 치고는 넓은 마래들이 펼쳐져 있어요. 아마도 이곳에 공주말이라는 마을이 있었나 본데요. 지금도 하소룡골로 들어서기 전 삼괴동18통 마을회관 앞 버스정류장이 공주마을입니다.

이곳으로는 대전시 외곽버스 52번 노선(대전역 동광장 → 하소룡골(회차) - 상소룡골 - 산정마을 - 하소룡골(회차) → 대전역 동광장)이 180분 간격으로 운행합니다.

붉은뎅이길을 안내해준 돌까마귀 이주진 선생

붉은뎅이길에 대해서는 사전 지식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가보는 것보다는 마을길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가 인솔하는 '2024 대전스토리투어'로 참여했습니다. 대청호오백리길과 대전둘레산길을 비롯해 대전의 구석구석 역사와 자연환경 등에 대해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돌까마귀 이주진 선생이 마을길을 안내했습니다.

붉은뎅이라는 이름은 마을 전체의 땅이 붉은색을 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뎅이라는 말은 당 즉, 아트막한 언덕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지역마다 나즈막한 언덕을 부르는 이름이 다양한데 당이, 댕이, 뎅이도 그중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붉은뎅이 고개에서 오른쪽(북동쪽)으로 보이는 떡갈봉

붉은뎅이고개에서 북서-남서 방향으로 보이는 산봉우리들

붉은뎅이 고개에서 남서 방향으로 아래 마래들 너머로 산정말을 조망하며,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들의 이름을 알아봅니다.

오른쪽에서부터 가장 가까이에 떡갈봉(499.2m)이 보이고요. 떡갈나무가 많아 이름 붙여졌다고 해요. 떡갈봉에서부터 왼쪽으로 안평산(471.1m)이 보이고 뒤로는 장태산과 그 뒤 장군봉(273m), 또 조금 앞으로 해태산(341.6m) 뒤로 멀리 매봉(344.6)m, 가이 두루봉(233.7m), 왼쪽 끝으로 더 가까이 만인산(537.7m)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산정마을 길로 접어든다

붉은뎅이고개에서 마을길로 들어서자마자 삼괴동에서 상소동으로 넘어갑니다. 산정말은 상소동에 속해요. 두 마을 간 이어지는 마을길은 산골마을길 치고는 매우 넓어요. 버스는 다니지 않지만 일반 차량은 다닐 수 있습니다.

마을길에 지천인 두릅

찔레 여린 가지

마을에는 길가건 밭이건 두릅이 지천이에요. 새순이 먹음직스럽게 다닥다닥 달렸지만 엄연히 소유자가 있으니 함부로 따서는 안 되겠습니다. 또 함께 걸었던 일행에게서 들었는데, 찔레의 여린 가지의 잎을 떼어내고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정말 독특한 향이 나는 찔레순이었습니다.

늦게까지 볼 수 있는 산벚꽃

두릅 말고도 마을에 많은 것이 옻나무, 엄나무, 그리고 하얀 민들레, 복사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머루포도 하우스도 보입니다. 대전에서도 몇 안되는 산골마을이 바로 소룡골과 산정말이에요. 도심지에서는 벚꽃이 다 지고 없지만 이곳에서는 아직 산벚꽃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습니다.

두 갈레 길에서 왼쪽으로는 산정마을 종점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널찍한 마을길을 따라 조금 더 걷다가 두 갈레 길이 나오는데요. 왼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52번 버스 산정마을 종점 정류장이 나오고요. 오른쪽은 새로 조성된 듯 예쁜 집들이 모여있는 마을길입니다. 주소로는 산내로 675번길 199∽228까지 30여 가구가 사는 마을입니다.

산내로 675번길 199-228 마을길

남의 집이지만 집도 예쁘고 밖에서 보이는 화단과 화분들이 너무 예뻐서 들어가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마을을 돌아서 거의 길 끄트머리에 다다르니 수형이 멋진 느티나무가 한그루 우뚝 서있네요.

상소동 느티나무 보호수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수령을 180년으로 보았다는데요. 지금은 40년이 흘렀으니 220살이겠네요.

보통 이런 노거수는 마을을 지키는 당산목으로 정자나무의 역할을 합니다.

산정마을 조성의 역사를 들려주는 돌까마귀님

이곳에서 다리를 쉬며 돌까마귀님한테 산정마을 조성의 역사를 들어보았습니다.

마을 이름은 '산마루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으로 산정(山頂)말이며, 윗동네와 아랫동네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곳은 1962년 재건대라고 했던 국토건설단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이 처음 터를 잡았다고 합니다. 언제부턴가 대다수 원주민들은 거의 떠나가고, 도시사람들이 들어와 새집을 짓고 삽니다.

산정말 느티나무 보호수 앞에서 보이는 풍경

느티나무 보호수에서 누군가의 무덤을 지나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봅니다. 길가 복숭아밭에는 진분홍색 꽃이 만발해 있고요. 마을길이 더이상 안쪽으로 이어지지 않는 끝쪽에 누군가의 배나무밭이 있습니다.

배나무밭

대전시 동구 삼괴동 소룡골과 상소동 산정말은 대전에서 산골 마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몇 안 남은 동네입니다. 버스가 다니는 하소룡골과 상소룡골 마을길도 걷다보면 산골농촌의 풍경, 귀기마저 감도는 노거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날씨좋은 날 간단한 간식과 물 한병 들고 한번 유유자적 걸어보세요. 😊


🚌 대중교통: 대전시 외곽버스 52번 (180분 간격 운행)

조강숙 ㅣ 제2기 동구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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