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시간 전
고양시 효자동 산책 – <효자동 박태성 정려비 및 묘> 박태성과 호랑이 이야기
고양시 덕양구 효자동. 이름에서부터 따뜻한 느낌이 전해지는 이 마을에는 조선시대 효자 박태성을 기리는 정려비와 묘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북한산성입구와 사기막골 사이에 있는 ‘효자비’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도로가에 세워진 박태성 효자 정려비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 비석은 고종 30년인 1893년에 세워졌고, 지금은 고양시 향토문화유산 제1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단단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려비를 둘러본 뒤 오르막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천신당’이라는 작은 굿당이 보이고, 그 옆 산길로 접어들면 숲길 사이로 세 개의 무덤이 나란히 나타납니다. 아래부터 박태성의 아버지 박세걸의 묘, 가운데는 전설 속 인왕산 호랑이의 묘, 그리고 가장 위쪽에 박태성의 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호랑이 무덤 옆에 서 있는 호랑이 석상이 눈길을 끕니다. 첫인상은 살짝 위엄 있어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동그란 눈과 익숙한 표정이 오히려 귀엽고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전설 속 이야기를 알고 보면, 더욱 정이 가는 석상입니다.
이곳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여읜 박태성이 매일같이 묘를 찾아 문안을 드리는 길에 인왕산 호랑이가 나타나, 그를 태우고 묘소까지 데려다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3년 상을 치르는 내내 호랑이는 박태성을 도왔고, 훗날 박태성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무덤 앞에서 호랑이도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 따뜻한 전설은 고양시 ‘효자동’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되었고, 지금도 마을 주민들 사이에 조용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 개의 무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조선시대의 효심과 전설을 조용히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곳은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지만, 조용한 산책길과 더불어 오래된 이야기를 품은 소중한 공간입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효’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쉬어가고 싶을 때, 고양시 효자동의 박태성 정려비와 세 무덤이 따뜻한 여정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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