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청도는 칼국수에 진심인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다른 지역에 있을 때는 칼국숫집이 동네에 그리 많지 않았고 종류도 거의 비슷하게 해물칼국수였다면, 대전에는 칼국숫집이 동네마다 여러 개씩 있고 칼국수 메뉴도 가게마다 각기 다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전에 3대 칼국수가 있다면 시민칼국수, 스마일칼국수, 신도칼국수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중 칼국수 축제 대표 맛집이었던 대전 중구 문화동 시민칼국수에 대전 30년 토박이 친구의 추천으로 함께 방문해 보았습니다.

역시 대전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시민칼국수의 명성답게 평일 오전 11시 30분이었지만 이미 가게 안에 사람들이 꽉 차서 대기가 6팀이나 있었습니다. 칼국수의 특성상 회전율이 높아서 많이 기다리지는 않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민칼국수 메뉴는 전통칼국수, 얼큰이칼국수, 수제 왕돈까스, 두부두루치기, 조개탕, 수육입니다. 그중 전통칼국수와 두부두루치기(사리, 밥 포함)를 시켰습니다. 가격도 요즘 물가에 맞지 않게 저렴했지만, 양은 매우 푸짐하게 나옵니다.

전통칼국수는 국물에서 매우 깊은 맛이 났습니다. 대전 시청 근처에 줄 서서 먹는 유명한 칼국숫집에도 가보았지만, 이 정도로 깊은 맛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포장해서 들고 가고 싶게 자꾸 생각나는 맛이랍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국물 따로 면 따로 포장이 가능해서 집에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90년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토요일마다 짜*게티를 먹는 문화처럼 대전 사람들은 칼국수를 주말에 흔히 먹는 가정식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칼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했지만, 특히 시민칼국수는 대전 토박이 친구네가 정말 자주 가는 곳이었다고 해요.

요새는 집에서 칼국수를 해 먹지 않으니, 이제는 1991년부터 30년이 넘게 자리를 지킨 시민칼국수가 다른 대전 토박이들에게는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대전의 전통음식 하면 칼국수 말고도 두루치기가 있죠. 대전 사람들에게는 흔한 집 반찬이지만 타지 사람들에게는 대전 중앙로 쪽에 두루치기 집을 투어할 정도로 조금은 생소한 음식입니다. 처음 중앙로에서 맛본 두루치기 맛에 실망한 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시민칼국수의 두루치기는 텁텁하지 않고 너무 맵지도 않으며 참 담백했습니다. 칼국수만큼이나 자꾸자꾸 생각나는 그 맛이에요.

두루치기를 다 먹으면 남은 양념을 사리와 함께 비벼서 먹으면 됩니다. 얼큰이 칼국수를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두루치기 양념과 비슷한 맛일 것이라고 상상이 됩니다.

시민칼국수 칼국수와 두루치기 참 맛있게 먹어서 계속해서 머릿속에 그 맛이 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중독적인 맛입니다. 속이 편하고 텁텁하지 않은 맛. 집밥처럼 단순하지만, 깊은 정성이 담긴 맛. 추운 겨울에 꽁꽁 언 몸을 녹여주고 꽁꽁 언 마음도 녹여주는 따뜻한 맛. 대전에 있는 칼국숫집 중 최고의 찬사를 시민칼국수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대전에 살고 있다면 시민칼국수를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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