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에서 사자암까지

가벼운 등산로로 딱


무덥던 여름이 지나면서 우리 주변의 색깔이 점점 가을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나뭇잎은 진한 녹색 물이 빠지면서 살짝 노란색과 붉은색 빛이 감돌고 있습니다. 바람 또한 선선해서 등산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익산을 대표하는 산은 미륵산(430m)인데요. 높은 산은 아니지만 가볍게 산행을 즐기기 좋은 산이지요. 등산 코스는 여러 개가 있지만 구룡마을에서 사자암 가는 길을 소개하려 합니다.

구룡마을 명소를 찾아서

익산시 금마면에 있는 구룡마을대나무숲으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구룡마을은 미륵산 남쪽에 동서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마을 중간쯤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요. 나무 수형도 아름답지만 나무 아래에 서면 주변 풍광도 뛰어난 마을의 명소입니다. 건너편 내려다보이는 대나무숲, 노랗게 물들어가는 벼가 있는 풍경과 어우러진 장면은 최고의 풍경화입니다.

구룡마을이 자랑하는 대나무숲은 언제 보아도 시원시원합니다. 구룡마을 대나무숲은 사람 손이 많이 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들어 놓은 산책로가 매력입니다. 자연스러운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바람 소리도 듣고 대나무 잎의 서걱거리는 소리를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대나무숲을 걸었다면 이제는 마을 골목을 돌아볼 차례입니다. 주거 환경이 좋아 외지에서 이사 와 새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마을의 아름다움은 예쁜 새집보다는 예스러움이 남아 있는 골목 풍경입니다. 특히 흙과 돌을 켜켜이 쌓아 만든 돌담 풍경이 아름다운 골목입니다.

구룡마을의 또 하나의 명소는 뜬바위입니다. 마을 안쪽 골목을 걸어 동쪽 끝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그곳에 단군사당이 있습니다. 단군사당 물길 옆 산으로 조금만 오르면 대나무숲 사이에 뜬바위가 있습니다. 이런 바위에는 전설들이 전해지기 마련인데요. 이곳 뜬바위도 그럴싸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설에 관심 갖는 것보다 뜬바위 자체를 자세히 관찰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에 놓인 바위의 형상도 멋지고, 균형 잡힌 두 바위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입니다.

구룡마을에서 사자암 가는 길

구룡마을 뜬바위는 미륵산둘레길 종점이기도 한데요. 구룡마을 뜬바위를 보고 미륵산둘레길을 따라서 가면 중간에 사자암으로 가는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뜬바위 아래쪽으로 흐르는 계곡물을 거슬러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가면 마을 골목으로 이어집니다. 오른쪽 숲으로 가는 길이 미륵산둘레길입니다. 숲길을 따라 몇백 m쯤 가다 보면 계곡을 건너게 되고, 구룡마을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납니다.

미륵산둘레길은 구룡마을 방향으로 100여 m쯤 내려가다가 오른쪽 숲길로 갈라집니다. 반대로 산 정상 방향으로 가면 사자암이 나옵니다. 길은 차 한 대가 지날 정도입니다. 위쪽에 주차장이 있어 차가 가끔씩 오가는 길입니다. 경사가 있는 길이지만 이 정도는 등산로 관점에서 보면 아주 편한 길입니다.

길 옆으로는 조금 전에 건너왔던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숲에서는 새소리가 가끔씩 바람 타고 전해집니다. 무거운 짐은 다 내려놓고 작은 생수병 하나만 들고 가볍게 걷는 길입니다. 마음도 잡념은 툴툴 털어버리고 그저 자연과 교감하면서 걸었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사자암까지는 300m 정도만 가면 됩니다.

주차장부터는 잘 정리된 돌계단이 안내합니다. 지나온 길과 비교하면 경사가 급격히 심해진 상태입니다. 먼 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쉬엄쉬엄 걸었습니다. 중간에 바위에 새긴 글씨도 보고,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오랜 시간을 지내온 나무뿌리를 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삶을 바위에 기록하려고 애쓴 흔적이 남아 있고, 나무들은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물가에는 아직 물봉선꽃이 남아 있습니다. 물을 좋아해서 산기슭 물가에서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꽃이 귀한 시기에 산에 오르면서 만나는 꽃은 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숲길에서 빠져나오는 시점에 고개를 들면 집채만 한 바위가 절벽을 이루고 있는 곳에 올라앉아 있는 요사채가 보입니다. 그 옆으로는 가지런히 쌓아 만든 돌계단이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습니다. 계단 끝에는 단단하게 쌓아 올린 축대가 보입니다. 축대이면서 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자암은 축대 위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사자암에 서면

일반 산지 가람의 경우 계단을 올라 마당이 눈 높이쯤 되면 대웅전에 모신 부처님과 마주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자암은 터가 좁아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옆으로 돌아서 올라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마당 입구 쪽에 있는 종각이 먼저 맞이합니다. 종각 옆 커다란 바위에는 獅子洞天(사자동천)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洞天(동천)은 산천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을 말하는데 사자암에서 20년 넘게 지내온 주지 스님은 한자를 사자통천이라 읽습니다. 洞天(통천)은 막힘없이 뚫리고 열려 있는 세계를 말합니다. 사자암은 洞天(통천)을 지향한다는 의미겠습니다.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대웅전 건물은 단아한 모습입니다. 전면 세 칸 집은 절집 중에서는 최소한의 크기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륵사지보다 앞선 절이었는데 이 정도 규모로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물론 큰절이 꼭 좋은 절이라고 볼 수 없지만요. 사라졌던 미륵사지가 다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듯이 사자암에도 사람들 발걸음이 잦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웅전을 뒤로하고 앞을 내려다보면 가까이는 금마 소재지부터 왕궁면 식품클러스터 풍경, 멀리는 완주군까지 훤히 보입니다. 가까이 보이는 금마저수지는 이곳에서 보면 한반도 형상을 닮았습니다. 산에 있는 어느 절이나 그렇지만요. 사자암도 경치가 참 좋습니다. 그냥 내려가기는 너무 아쉬워 돌계단에 앉아 자연스러움을 느끼며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사자암을 보고. . .

사자암에서 조금만 옆으로 가면 다른 등산로와 만납니다. 그쪽 등산로를 이용해서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겠고, 아니면 미륵사지 방향으로 내려갈 수도 있겠습니다. 구룡마을에서 사자암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가벼운 산행을 할 때 이용해도 되고, 아니면 미륵산 정상까지 등산할 때 이용해도 좋겠습니다.


글, 사진 = 김왕중 기자

익산이 더 궁금하다면 Click↘↙

#익산여행 #익산명소 #익산가볼만한곳 #익산산책 #익산산책로 #익산등산 #구룡마을 #익산구룡마을 #사자암 #익산사자암 #미륵산사자암 #2023익산방문의래

{"title":"익산 등산 명소, 구룡마을에서 미륵산 사자암 가는 길","source":"https://blog.naver.com/hiksanin/223228140775","blogName":"익산시 공..","blogId":"hiksanin","domainIdOrBlogId":"hiksanin","logNo":223228140775,"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