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한 해를 돌아보며 걷기 좋은, '대전 갑천대교 쉼터'
한 해를 돌아보는 걷기 좋은
'대전 갑천대교 쉼터'
가장 복잡한 곳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갑천대교 는 대전 유성구 봉명동과 서구 월평동을 연결하는 통행량이 정말 많은 다리입니다. 아래쪽으로는 갑천이 흐르고 있고 그 위로 총 연장 222미터의 대형 다리입니다. 유성 홈플러스 쪽과 #유림공원 쪽에서부터 차량은 밀리기 시작하여 항상 차량 정체가 지속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리 밑의 풍경은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대전의 도시라는 개념이 완전히 상실되고, 휴식의 공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갑천대교 옆으로부터 #갑천역 까지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겨울의 스산함 마저 보여주고 있어서 사색하며 걷기 좋은 코스입니다.
갑천은 대전 3대 하천 중의 하나로, 구도심의 대전천에서, 유등천으로, 그리고 지금은 갑천으로 시대 상황에 따라 유명세가 바뀌고 있는듯합니다. 물이 맑고 깨끗하여 물멍 하기에도 좋고, 흐르는 물줄기 따라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즐겨도 좋습니다.
초겨울의 하늘은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렵죠. 흐린 날씨에 흔들거리는 갈대숲을 보는 여백의 미도 아름답습니다.
큰 도로는 항상 정체와 밀림이 있지만, 걷는 형태는 전혀 바쁨과 복잡함이 없습니다. 유성과 월평동을 이어주는 사람이 걸어 다니는 징검다리는 운치마저 있습니다.
시골 운동장에 많았던 플라타너스 나무가 이곳은 많이 있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나무이기도 합니다. 열매가 탱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아주 단단하여 맞으면 엄청나게 아팠던 추억도 떠올려집니다.
요즘에는 낙엽이 떨어지면 바로바로 쓸어버리기 때문에 운치 있는 도로 풍경을 보기 힘든데요. 이곳 갑천대교에서 갑천역까지의 도로는 조금은 한가한 도로여서 낙엽이 쌓인 풍경이 남아 있었습니다.
책 속에 넣어두기에는 조금 큰데, 독특한 나뭇잎을 골라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요즘 천변에는 요런 팻말이 많이 생겼더군요. 경제가 힘들수록 한번 더 여유를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한듯합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도시에서는 휴식을 취합니다. 덩그러니 자리 잡은 휴식처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담아봅니다. 멀리 갑천대교에는 여전히 차량이 밀리고 있습니다.
갑천 둔치의 풍경은 한적합니다. 쉼터라고 쓰고, Rest Area라고 읽습니다.
아마도 갑천대교 위를 지나는 차량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한적함에 부러워할 것입니다. 여유를 즐기는 도시의 삶. 어쩌면 그것은 쉬운 일이면서도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다리 위에는 끼어들기와 빵빵 거리는 복잡함이 있는 갑천대교이지만, 다리 아래의 풍경은 물멍을 즐기는 한가한 휴식을 즐기는 공간입니다. 다리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가한 여유가 보일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을 맞이하는 시간. 도심 속 갑천대교 아랫길에서 작은 휴식을 찾아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 #갑천대교
- #유림공원
- #갑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