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유월은 이야기가 자란다.

나무와 풀과 이끼가 말없이 자라는 곳,

오래도록 인적이 드물던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다.

제주시 아라일동 2997번지를 찾으면

오래전 사람들이 머물렀던 마을 터가 있다.

꼿꼿한 대나무가 자라고 향그런 양하가 있는 그곳에서 6월을 맞는다.

발 아래로 나를 반기는 떼죽나무 꽃이 향기롭다.

고개를 드니 하얗게 나무가 웃는다.

숲을 찾는 이들에게 보내는 나무의 마음이다.

해마다 봄이면 제주엔 수많은 마음들이 반긴다.

삼의악과 관음사로 오르는 갈림길이다.

제주의 이야기를 다룬 김석범 작가의 ‘화산도’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남승지라는 청년이 걷던 길이기도 하다.

칼다리 이정표를 따라 오르면

관음사로 이어지는 탐방로가 이어진다.

이곳엔 비가 오면 쏟아지는 폭포가 있고

판상절리를 볼 수 있는 절벽이 있다.

상수리나무, 소나무 다양한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낸 숲을 따라 오른다.

길은 오솔길이다.

좁은 길은 계곡을 따라 3킬로쯤 이어진다.

이곳저곳 갈림길이 많아 계곡 옆을 따르는 길이 가장 안전하다.

이 길은 수국이 많은 곳이다.

이제 막 꽃망울을 밀어 올리는 산수국의 달뜬 얼굴을 본다.

느지막이 꽃망울을 올린 가막살 꽃도 보인다.

산길은 관음사 도량으로 이어진다.

왼쪽 길로 돌아 올랐던 길의 옆길로 내려온다.

이 길은 편도 3킬로미터인 짧은 길이지만 다른 길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라동에서부터 출발하는 4.3길의 일부분이다.

호젓한 숲길, 활짝 핀 수국을 만나려면 이 길을 걷자.

-제12기 제주시 SNS 시민기자단

김영진님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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